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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이용 천만시대 안전은 제자리걸음
윤성민, 유미환, 이건희 ㅣ 기사 승인 2018-10-22 16  |  608호 ㅣ 조회수 : 56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자전거 이용자 수는 1,300만 명에 달한다. 우리대학 정문 앞의 공공자전거 ‘따릉이’도 낯설지 않은 존재다. 따릉이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10,000명을 넘는 수준이다. 자전거는 시민의 발을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자전거 이용자에게 자전거란 ‘다칠 각오를 하고’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전거 사고 사망자 수는 매년 272명으로, OECD 국가 중 5위에 해당한다. 인구비율로 보자면 최고치다.



  지난달 28일(금)부터 시행된 ‘자전거 안전모 의무화’가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달 3일(월) 서울시는 시민소통 플랫폼인 ‘민주주의 서울’을 통해 자전거 안전모 의무화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2,889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약 88%(2,573명)의 시민이 안전모 의무화에 반대했다. 가장 공감을 받은 의견은 “안전모만 씌울 게 아니라 자전거 도로를 제대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330명 공감)로 나타났다. 안전모만 씌울 게 아니라 자전거 도로 정비가 급선무라는 것이다.



  그 밖에 많은 사람이 ▲공용안전모의 위생상태 ▲이용률 감소 ▲현실성 부족 등의 이유로 안전모 의무화에 의문을 표했다. 반면, 찬성 의견으로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 예방이 가장 좋다”(11명 공감), ”두부외상은 치명적이다”(8명 공감) 등이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20년까지 따릉이를 4만 대 이상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공자전거의 수만 늘리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의 자전거 도로 길이는 2016년 기준 약 775.9km로, 서울시 내 전체 도로의 10%밖에 되지 않는다. 거의 모든 도로에 자전거 도로가 설치된 암스테르담과 코펜하겐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다. 서울의 자전거 도로 분포도 고르지 않다. 권역별로 자전거 도로 길이를 분석한 결과 강남 3구(서초구, 강남구, 송파구)와 강동구를 포함한 동남권이 184㎞로 가장 길었다. ▲서남권(125.8㎞) ▲동북권(111.8㎞) ▲서북권(56.1㎞) ▲도심권(43.5㎞)이 뒤를 이었다.



  반면, 자전거 이용자 증가율은 서북권과 도심권이 가장 높았다. 2012년 대비 서북권과 도심권의 자전거 이용자 증가율은 각각 137%와 101%로 나타났다. 나머지 권역의 평균 증가율은 8.4%에 불과했다.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지역에서 자전거 도로가 부족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동북권(강북구)에 거주하는 우리대학 재학생인 현우철(문창·17) 씨는 도심권의 부족한 자전거 도로 때문에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현 씨는 “지난 14일(일) 대학로에서 자전거 도로가 없어 차 사이를 지나가는 곡예를 펼쳤다”고 말했다. 그는 “종로에서 대형차와 충돌을 막기 위해 서행을 하는 중, 손님을 내리는 택시와 부딪힐 뻔했다”며 “차로와 인도에 끼어 오갈 데 없는 것이 자전거 이용자들의 현실”이라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자전거 도로가 없는 경우, 자전거는 버스나 트럭 등 대형차 옆에서 운행해야 한다. 현행법상 자전거는 차마(車馬)의 일종인 이륜차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차량 운행량이 많은 종로구의 경우, 차와 자전거가 한데 뒤엉켜 있는 경우가 많았다.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서울시는 올해 4월 종로구 도심에 이르는 자전거전용차로를 신설했다. 자전거전용차로는 차로 일부를 자전거만 다닐 수 있도록 한 자전거 도로다. 신설된 자전거전용차로는 3.6㎞에 이르는 길이로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동대문역까지 이어져 있다. 서울시는 종로구의 자전거전용차로를 위반 이용하는 차량에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륜차는 4만원, 자가용은 5만원, 승합차는 6만원이다. 또한, 시 차원에서 3개월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7월 1일(일)부터 CCTV 등을 통해 자전거전용차로 위반 차량을 단속해 왔다.



  하지만 약 6개월이 지난 현재 자전거전용차로에 이륜차가 주차돼 있거나 택시가 침범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자전거 이용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가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적재물이 자전거 통행을 방해하는 경우도 흔하다. 자전거전용도로의 폭도 1.5m에 불과해 자전거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다. 서울시가 모델로 삼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영국 런던의 자전거도로 폭은 3m로, 서울시의 두 배에 이른다. 보다 실질적인 보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소태민(서울시 금천구) 씨는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기가 두렵다고 밝혔다. 소 씨는 “자전거전용차로를 설치했다 해도 대형차, 오토바이와 같이 달리는 게 두렵다”며 “서울시로 이사한 이후 자전거를 잘 타지 않는다”고 자전거전용차로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자전거 이용자들의 안전의식 부재는 자전거를 ‘달리는 흉기’로 만들고 있다. 특히 자전거 음주운전의 경우, 자전거 이용자는 물론이고 행인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이다.



  지난해 8월 서울 강동구에서 인도를 침범한 자전거에 부딪힌 보행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자전거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8%로, 면허정지 수준에 해당한다. 경찰청의 발표로는 매년 자전거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상자 수가 10,0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위험에도 이전까지는 별다른 처벌규정이 없었다. 경찰에게 단속된다 해도 훈방조치에 그치는 등 자전거 음주운전에 대한 법적 규제는 전무한 상태였다.



  결국, 지난달 28일(금)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자전거 음주운전의 처벌이 가능해졌다. 기준은 혈중 알코올 0.05%다. 개정법이 시행된 지 12일 만인 지난 9일(화) 광주의 한 주한미군이 자전거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자전거 음주운전 적발의 첫 사례다.





  적발됐을 경우, 범칙금으로 3만원을 부과한다. 범칙금 외의 다른 처벌규정은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독일은 자전거 음주운전 적발 시 약 1,500유로 이하의 질서위반금을 부과한다. 한화로 약 190만원 정도다. 영국은 2,500파운드(약 372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우리나라 범칙금의 약 100배에 이르는 강한 처벌이다. 일본은 100만엔(약 103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5년 이하의 징역을 행사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인구대비 세계에서 자전거를 가장 많이 타는 나라다. 네덜란드의 자전거 교통 분담률은 무려 43%에 이른다. 분담률이 약 3%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14배에 달한다. 네덜란드의 성공 비결은 자전거 이용자를 향한 배려에 있다.



  대표적으로 에인트호번(Eindhoven)시(市)의 ‘호번링(Hovenring)’이 있다. 호번링은 자전거용 고가회전 교차로다. 호번링이 위치한 교차로는 에인트호번과 네덜란드의 수도인 암스테르담, 그리고 인접한 두 도시를 연결하는 ‘교통허브’였다. 하지만 차량의 수가 많고 길폭이 넓어 자전거로 이동하기 어려운 지역이기도 했다. 이에 에인트호번 시는 자전거를 위한 고가 회전교차로인 호번링을 만들었다. 시민의 안전과 원활한 차량흐름, 두 가지 모두를 생각한 것이다. 네덜란드는 자전거 이용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과정에 자전거를 배우는 과목이 있고, 초등학교 졸업을 위해 자전거 자격시험이 필요하다.





▲에인트호번 시에 설치된 호번링



  덴마크도 네덜란드 못지않은 자전거 강국이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자전거 이용률이 40%를 넘는다. 코펜하겐 시는 상가, 주거용 건물에 자전거 주차 공간 확보를 의무화 했다. 또한, 기차에 자전거를 보관할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다른 대중교통과의 연계도 고려했다.



  서유럽 국가들은 자전거 고속도로를 건설해 자전거로 인한 교통체증을 해결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영국의 ‘Cycle Superhighways’와 덴마크의 ‘Supercykelstier’가 있다. Supercykelstier는 코펜하겐 도심을 관통하는 자전거 전용 고속도로다. 자전거 도로에 불필요한 신호등이나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장애물을 제거하면서 목적지까지 빠른 접근성을 제공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을 자전거 도시로 만들기 위해 네덜란드와 다른 유럽 국가들을 벤치마킹 했다고 밝혔다. 서울을 뒤따라 많은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들의 자전거 이용 편의를 위해 변화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안성, 용인 등 전국 30개 이상의 지자체가 지역 주민 대상으로 자전거 단체 보험가입을 완료한 상태다. 자전거 보험이란 자전거를 타는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자전거 보험에 가입된 지자체에 거주하는 주민이라면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서울시에서는 강북구 등 4개 지자체가 자전거 보험에 가입돼 있다. 따릉이도 서울시와 삼성화재 외 2개 보험회사와 공동보험계약이 체결돼 있다. 자전거 안전 이용을 위한 교육도 많은 지자체에서 시행 중이거나 예정에 있다. 경기도 용인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자전거 안전교육을 시행한다. 기본적인 이론교육뿐 아니라 실제 주행코스를 달리는 실습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사례처럼,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많은 제도적 기반과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개선을 통해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이 확보되길 기대해 본다.」



​윤성민 기자

dbstjdals0409@seoultech.ac.kr



유미환 수습기자

sally9804@seoultech.ac.kr



이건희 수습기자

18110169@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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