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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은 5초 소비는 5분 분해는 5백년
남윤지, 이건희, 박선우 ㅣ 기사 승인 2019-04-08 00  |  615호 ㅣ 조회수 : 340


찬밥신세 플라스틱

 



-폐플라스틱, 이젠 어디로 가죠?



  ‘생산은 5초, 사용은 5분, 분해는 500년’ 이 글귀가 무엇을 의미할까. 바로 플라스틱에 관한 것이다. 2017년 중국은 돌연 폐플라스틱, 종이 등 고체 폐기물 24종에 대한 수입을 금지했다. 중국은 전 세계 폐플라스틱의 72.4%를 수입해 처리했다. 계속되는 폐기물 수입으로 인해 자국 내의 환경오염이 심각해지자 폐기물 수입 금지를 선언한 것이다. 그러자 미국, 일본, 영국 등을 포함한 전 세계 선진국들은 자국에서 만들어지는 엄청난 양의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5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로 눈을 돌렸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의 규제 이후 폐플라스틱 수출량(6만 7천 441톤)의 약 80%를 동남아 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필리핀에 불법 수출됐던 폐플라스틱(약 1200톤)이 평택항으로 다시 반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베트남은 2025년 이후 폐플라스틱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컨테이너항에 적재된 플라스틱 폐기물을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을 대신해서 폐기물 처리를 도맡았던 동남아 국가들도 자국의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폐기물 수입을 규제하거나 금지하는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폐기물의 수출길이 막힌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갈 곳을 잃은 전 세계 폐기물들의 일부가 우리나라에 헐값에 수입되기도 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폐기물과의 가격 격차가 심해지자 수도권 내 몇몇 지역에서는 폐플라스틱을 수거하지 않기도 했다.



  그저 스쳐 지나갈 줄 알았던 폐플라스틱·폐기물 수출 대란이 장기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미세 플라스틱, 넌 누구냐



  최근 미세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이란 5mm 미만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으로, 처음부터 미세 플라스틱으로 제조되거나, 플라스틱 제품이 부서지면서 생성된다.



  미세 플라스틱은 주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치약, 세정제, 스크럽 등에 많이 포함돼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작아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기 때문에 바다와 강으로 그대로 유입된다. 유입된 미세 플라스틱은 강이나 바다에서 생물의 대사 작용을 교란하는 등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최근 한국연구재단은 건국대학교 안윤주 교수 연구팀이 토양 내 미세 플라스틱에 의해 흙 속 생물의 움직임이 방해받는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강이나 바다 같은 물속뿐만 아니라 토양 속 미세 플라스틱도 생물의 행동학적 교란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특히 흙 속에서 곰팡이 등을 분해하는 이로운 벌레인 ‘톡토기’의 움직임이 크게 영향을 받았다. 톡토기의 움직임은 29~676㎛ 크기의 폴리스티렌과 폴리에틸렌류 미세 플라스틱이 1천 ㎎/㎏ 농도로 오염된 토양에서 약 23~35% 정도 저해됐다.



  더 작은 크기인 0.5㎛ 폴리스틸렌의 경우는 8 ㎎/㎏ 농도에서도 약 33%의 저해율을 보였다. 연구를 통해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평가 방안과 관리 대책의 필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

 



- 재활용, 왜 어렵나요?



  2018년 영국의 왕립통계학회에서 한 해 동안 가장 이슈가 됐던 숫자들을 발표하는 ‘올해의 통계’에서 ‘90.5’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로날드 기어 교수팀이 발표한 ‘모든 플라스틱의 생산과 사용, 운명’이라는 논문에 등장하는 숫자다. 논문에서 90.5는 1950년부터 2015년까지 만들어진 모든 플라스틱 쓰레기 중 재활용되지 않은 플라스틱의 비율을 나타낸다. 65년간 무려 90.5%의 플라스틱이 사용된 후 갈 곳을 잃은채 쓰레기로 변했다는 것이다. 재활용되지 않은 90.5%의 쓰레기는 소각되거나 지구 어딘가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



  사실상 플라스틱의 재활용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우선 재활용하는 속도가 플라스틱이 버려지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게다가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절차와 조건이 필요하다.



  페트병을 예로 플라스틱 재활용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우리나라는 꾸준히 페트병 생산량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다행히 페트병의 분리 배출 비율이 80%로 매우 높다. 그러나 분리 배출된 페트병의 재활용률은 약 45%에 그친다. 나머지 비율에 해당하는 페트병은 유색이거나 이물질이 많아 대부분 고체 연료로 소각처리 된다.



  페트병을 재생 원료로 만들기 위해서는 ▲라벨 제거 ▲색상 선별 ▲파쇄 ▲세척 ▲건조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페트병의 재활용성을 높이려면 순수한 플라스틱 페트병만을 남겨야 한다.



  즉, 페트병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라벨이나 뚜껑도 모두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벨, 뚜껑이나 다른 이물질은 비중차이를 이용해 분리한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부는 페트병 라벨 비중이 1 미만이고 세척 과정에서 분리되도록 ‘수분리 접착제’를 사용하면 ‘우수’ 등급을 부여하기도 한다. 색을 입힌 유색 페트병은 활용도가 낮아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기 일쑤다.



  이처럼 플라스틱은 사용하기 간편하지만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양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 폐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정부의 규제와 더불어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금지와 더불어, 지난해 5월 커피전문점 또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등을 사용하면 음료 가격의 10%를 할인해주는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매장 내 머그잔 등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음료 리필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자발적 협약에는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던킨도너츠 ▲탐앤탐스 등 15개 커피전문점과 ▲롯데리아 ▲KFC ▲맥도날드 등 5개 패스트푸드점이 동참했다.



  이에 일회용품을 전면 사용하지 않는 가게도 등장했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카페 겸 식품점인 ‘더 피커’는 프리사이클링을 지향한다. 프리사이클링은 ‘미리(pre)’와 ‘재활용(recycling)’의 합성어로, 물건 구매 전부터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쓰레기 생산 원천을 없앤다는 의미다. 더 피커에서는 콩, 현미 등 곡물과 견과류, 과일 등 20여 가지 식재료 판매품을 손님이 직접 가져온 통에 포장해 준다. 또한, 일회용 포장용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음료나 채식 샌드위치, 샐러드도 고객이 가져온 용기에 담아준다.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의 카페 ‘보틀 팩토리’도 플라스틱, 종이컵, 빨대 등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보틀 팩토리에서는 미처 개인 용기를 준비하지 못한 테이크아웃 고객에게 가게 텀블러를 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스타벅스에서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출시해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종이 빨대를 음료에 장시간 꽂아 빨대가 흐물흐물해지자 사람들이 “환경을 생각하는 것은 좋지만 종이 빨대는 별로”라며 후기를 남긴 것이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스타벅스는 ‘지속가능한 컵’ 출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 중 SKT 0텀블러 캠페인이 있다. 0텀블러 캠페인이란 대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자체 제작한 0텀블러로 대체 사용하는 환경운동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은 캠퍼스 카페 근처에서 0텀블러 크루가 텀블러를 제공한다. 사용이 끝난 텀블러는 반납함을 통해 수거되며 0텀블러 크루가 세척해 다른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SKT 0텀블러 활동은 다른 대외활동과는 다른 독특한 선정 기준이 있다. 환경 운동에 관심이 있고 자발적인 의지가 있는 학생 자치 단체를 선정한다. 이 단체에서 직접 0텀블러 캠페인의 기획과 운영을 담당하며 모교 학생의 인식 개선에 힘쓴다. 현재는 연세대, 이화여대, 국민대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새로운 학교가 추가될 예정이다.


Are you Plastic University?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개인과 구성원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대학의 모습을 살펴보자.



  우리대학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 처리 비용, 방법을 알고자 총무과에 문의했다. 총무과는 “과거에는 처리 비용을 지불하고 재활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했지만, 현재는 재활용 업체가 파지를 수거하는 조건으로 재활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져간다”고 밝혔다. 이어 “미화원분들이 건물마다 나오는 쓰레기를 구분하면, 평일과 주말 상관없이 업체에서 1톤 차량으로 곧바로 실어가기 때문에 정확한 플라스틱 쓰레기양은 파악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우리대학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은 곳은 어딜까? 대표적인 곳은 카페이다. 우리대학에 총 9곳의 카페가 있고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이 총 6곳 ▲제1학생회관 ▲제2학생회관 ▲중앙도서관 ▲무궁관 ▲테크노큐브 ▲프론티어관의 카페를 운영한다. 본지는 생협 카페의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량, 매장 내 머그잔 사용 여부를 문의했다. 이에 생협은 “카페 6곳에서 하루 평균 990개의 플라스틱 컵이 사용된다”라고 밝혔다. 또한 “음료를 카페 내에서 취식할 경우 머그잔에 제공하기도 하지만 주 고객인 학생들이라 수업 전이나 개인 공부를 위해 테이크아웃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본지는 학생들에게 생협 카페의 머그잔 사용에 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총 44명의 학생이 설문에 참여했다. ‘생협 카페에서 음료 주문 시, 매장 취식 또는 테이크아웃 여부를 묻는가?’에 43%의 학생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생협 카페 내에서 머그잔을 이용해본 적이 있는가?’에 95%의 학생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생협 카페 내에서 머그잔을 이용하는 사람을 본 적 있는가?’에 79%가 없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8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시행으로 커피전문점 내의 일회용 컵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생협 카페는 테이크아웃 여부와 상관없이, 대부분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에 대한 특별한 고지나 제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머그잔 사용도 누군가에겐 불편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잠깐의 편리함을 위해 지구를 희생시킨다면 플라스틱 사용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약 100kg이다. 반면에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약 60kg이다. 주식인 쌀보다 플라스틱을 더 많이 소비하는 현실이다. 우리 모두가 환경 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는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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