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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지키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 ‘필(必) 환경’
한혜림, 김태연 ㅣ 기사 승인 2020-06-14 13  |  631호 ㅣ 조회수 : 121

환경, 이제 필수로 챙깁시다!



  코로나-19로 인해 지구가 건강을 되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사람이 없어 텅 빈 도시에 여우, 퓨마, 주머니쥐, 그리고 개미핥기 등 평소에 보기 힘든 동물들은 물론, 희귀 야생동물들 떼가 등장하기도 했다. 육지뿐만 아니라 바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상 교통 운행과 수상 스포츠 등이 잠정 중단되자, 인간 때문에 모습을 감췄던 고래 등 여러 동물이 다시 관찰되기 시작했다. 이런 사례들로 인해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지구의 백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인간의 움직임이 멈추자 지구가 다시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을 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인간의 활동은 분명히 환경에 해가 된다. 따라서 지구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에겐, 지구를 지켜야 할 마땅한 의무가 존재한다. 이런 생각에서 생겨난 신조어가 있다. 바로 ‘필(必) 환경’이다.



  ‘필(必) 환경’이란 ‘친환경’과 달리 환경이 필수로 챙겨야 하는 것임을 뜻하는 단어이다. 그동안 사람의 활동이 인간 자신들의 ‘더 좋은 환경’을 위한 선택이었다면, 이젠 필수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필환경 실천에 앞서 우리의 환경이 얼마나 파괴됐는지 돌아보자.



  현재 지구의 상태는 매우 심각하다. ‘세계기상기구(WMO)’의 ‘2015~2019 전 지구 기후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지구의 날씨는 역사상 가장 더웠으며, 온실가스 농도는 해마다 더 높은 기록을 경신 중이다. 이산화탄소의 증가율은 지난 5년(2011~2015년)보다 20%나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호주 국립기후복원센터에서 발표한 ‘기후와 관련된 잠재적 안보 위협’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는 전 세계 대부분 주요 도시가 생존할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급속한 기후변화, 가뭄, 그리고 해수면 상승 등의 자연재해가 늘어날 것이고, 이미 산불과 홍수 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찾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핵전쟁 이후, 지구온난화는 지구상의 인간 생존에 가장 큰 위협이 됐다”라고 언급하며 환경 파괴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했다. 이제 환경 보호는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문제다. ‘필환경’의 실천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며, 인류의 운명이 달린 심각한 사안이다.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사람들이 평소에 사용하는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등 생활 쓰레기의 양은 어마어마하며,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상당하다. 한국 환경부에서 조사한 ‘제5차 전국폐기물 통계조사’에 따르면 국민 1명이 하루에 버리는 쓰레기의 양은 929.9g으로 약 1kg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또한,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통계에 따르면 2018년도 총 폐기물 발생량(지정폐기물 제외)은 1일 430,713t으로, 전년 대비 약 3.9% 증가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가 만들어내는 생활 쓰레기들은 적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500년 이상의 분해 시간이 걸린다. 특히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일회용품인 비닐은 성분에 따라 20년 이상, 스타킹 등의 나일론 제품은 40년 이상, 알루미늄 캔은 200년 이상, 그리고 플라스틱 생수통은 500년 이상이라는 분해 시간이 걸린다. 단 몇 분 정도의 사용시간을 갖는 생활 속 쓰레기들이, 사라지는 데는 엄청난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지구온난화 문제와 생활 속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 등은 모두 우리가 단순한 ‘친환경’을 넘은 ‘필환경’을 실천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필환경’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각자 상당히 다양한 방법으로 그것을 실행하며, 이로 인해 사람들의 소비 심리도 변화됐다. 이에 많은 기업이 ‘제로 웨이스트’와 ‘컨셔스 패션’ 등의 운동에 동참하기 시작했고, 환경을 보호하며 지구환경의 다양한 모습을 보존하는 ‘지속 가능성’은 마케팅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는 모두 ‘필환경’이 만들어낸 사회의 모습이다. 앞으로 ‘필환경’의 실천은 전 세계가 포용하는 하나의 트렌드를 넘어 그 이름처럼 세계인의 필수적 의무가 될 것이다.





우리가 함께하는 필환경 트렌드



  우리는 더이상 친환경이 아닌 필환경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직접 실천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를 위해 여러 필환경 트렌드에 대해 알아보자.



  유명한 필환경 트렌드로 바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가 있다. 제로 웨이스트는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모든 자원과 제품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 궁극적으로 그 어떤 쓰레기도 매립되거나 바다에 버려지지 않도록 하는 원칙이다. 최근 필환경 열풍과 함께 하나의 사회 운동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의 열풍은 소비 방식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 실천방법은 5R로 요약할 수 있다. 필요 없는 물건을 거절하고(Refuse), 쓰는 양은 줄인다(Reduce). 일회용 대신 여러 번 쓸 수 있는 제품을 산다(Reuse). 재활용(Recycle)은 다시 쓸 수 없을 때만 한다. 되도록 썩는 제품을 사용해서 매립(Rot)해 자원을 순환시킨다. 이처럼 5R이다.



  당장 우리는 편의점에 가서 도시락 하나만 사 먹어도 도시락통이나 나무젓가락 등 쓰레기가 한둘이 아니다. 요즘 배달 앱의 발달과 함께 보편화된 배달음식도 늘어가는 쓰레기의 주된 범인이다. 이렇게 소비되는 수많은 쓰레기를 제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개인도 많지만, 무엇보다 앞장서서 실천하는 여러 기업이 있다. 바로 독일의 운페르팍트(Unverpakt), 오스트리아의 룬처스(Lunzers), 스페인의 그라넬(Granel) 등이다. 이 브랜드들은 모두 제로 웨이스트 매장이다. 또한 미국의 식료품 체인인 크로거도 2025년까지 비닐봉지 사용을 없앨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제로 웨이스트에 속하는 프리사이클링(freecycling)은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미리 환경을 생각하는 것으로, 애초에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소비를 뜻한다. 예를 들어 카페에 머그잔이나 텀블러를 들고 가 일회용 컵과 빨대의 사용을 막는 것, 마트에 장바구니를 들고 가 일회용 비닐의 사용을 막는 것 등이다.



  비거니즘(Veganism)도 필환경으로 인해 각광받고 있다. 비거니즘은 다양한 이유로 동물성 제품을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 및 그러한 철학이다. 이에 동의해 동물성 제품 섭취 또는 사용을 피하는 사람을 비건(vegan)이라 한다. 흔히 비거니즘이라고 하면 먹는 채식만을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거니즘은 생각보다 분야가 넓다. 가죽제품, 양모, 그리고 오리털 등을 사용하거나 동물 화학 실험을 하는 제품과 같은 동물성 제품 사용을 피하는 보다 적극적인 개념이다.



  음식을 떠나, 동물 윤리와 환경 보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바르는 뷰티 영역이나 패션에도 비거니즘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것을 뜻하는 크루얼티 프리(cruelty free) 브랜드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미국 메이크업 브랜드 아워글래스는 동물성 원료 또는 동물에서 유래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지 않은 비건 원료를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비건 지향 뷰티 브랜드다.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브랜드로, 동물 보호 국제기구 PETA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았다. 현재 제품의 80% 이상이 비건이다. LF의 첫 화장품 브랜드 아떼도 비건 뷰티를 지향한다. 아떼를 대표하는 인기 아이템인 어센틱 립밤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국내 최초의 비건 인증 립스틱으로, 세계적인 비건 인증 기관인 프랑스 이브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기도 했다.



  패션 분야에서의 필환경 트렌드는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이라고 한다. 소재 선정부터 제조 공정까지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으로 생산되는 의류 및 그러한 의류를 소비하려는 트렌드를 뜻한다. 이는 ▲재활용된 플라스틱, 자투리 옷감 등으로 원단을 만드는 리사이클 패션 ▲동물성 소재를 배제하고 유기농 재료들을 사용하는 비건 패션 ▲천연 재료로 염색을 하거나 물 사용을 줄이는 등 옷을 만드는 공정이 친환경적인 윤리적 패션 ▲입었던 옷 혹은 팔지 못한 옷 등을 다시 한번 판매하는 리세일 패션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패션업계는 앞장서 컨셔스 패션을 실천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입지 않는 다운을 가져오면 K2 제품 구매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리사이클 유어 다운'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해마다 버려지는 많은 양의 다운을 재활용해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됐다. 또, 블랙야크가 전개하는 브랜드 '나우(nau)'는 '리사이클 다운 컬렉션'을 내놨다. 제품에 쓰인 보온 충전재는 비인도적인 털 채취 방법이 아닌, 이불, 베개 등 재생 가능한 침구류에서 모은 다운을 재가공해 사용한다. 세척과 소독과정에서도 엄격한 품질관리를 거친다. 가장 중요한 세척과정에 온천수를 사용하고, 세척을 마친 온천수는 정수 후 농업용수로 다시 활용한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필환경을 위한 트렌드이자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도 있듯, 작은 움직임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직접 실천하기, 어렵지 않아요



  여러 필환경 트렌드에 대해 살펴봤지만, 무엇부터 실천해야 할지 확신이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좀 더 생활과 친밀하고, 직접 실천하기에 부담 없는 제도를 소개하고자 한다. 제도를 통해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자는 것이다.



  우리대학이 위치한 서울특별시에서는 ‘서울시 에코마일리지’라는 제도가 있다. 가입 후 전기, 수도, 도시가스와 같은 에너지를 절약하면 마일리지로 적립할 수 있는 시민참여 프로그램이다. 사용한 에너지사용량을 에코마일리지에서 6개월 주기로 집계해 절감률에 따라 마일리지를 적립한다. 해당 마일리지로 친환경 제품 구매 등 저탄소 활동에 재투자할 수 있다. 생활에 유용한 혜택도 받고, 환경보호까지 실천할 수 있는 제도다. 에코마일리지 홈페이지에는 에너지 절약 방법이나 생활 속 에코 실천 등 도움이 되는 정보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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