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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한눈에 보여
고태영, 이승훈 ㅣ 기사 승인 2019-10-05 23  |  622호 ㅣ 조회수 : 2310

  애플사의 사과, 나이키의 스우시, 맥도날드의 황금색 ‘M’등 우리가 만나는 모든 로고는 아이덴티티 디자인의 결과이다. 기업은 각자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지니고 있으며, 브랜딩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이러한 브랜딩을 시각적으로 나타낸 것이 바로 로고이다. 아이덴티티와 브랜딩의 개념을 통해 로고의 비밀을 파헤쳐보자.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을 알리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다. 아이덴티티란 자신을 알리고, 영역을 확실하게 표시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 욕구를 기원으로 한 개념이다. 아이덴티티는 고대인들이 동굴 벽에 낙서하는 행위부터 시작됐다. 원시인은 그림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자 했다. 아이덴티티는 시기마다 형태가 변형됐다. 기원전 4세기 메소포타미아에서는 무역이 발달하면서 상인들이 자신의 상품에 고유 마크를 붙이는 형태로 발달했다. 이후 점차 다른 문명과의 교류가 증가하면서 다른 상품과의 차별성을 제공하는 아이덴티티의 가치도 함께 증가했다. 자급자족에서 벗어나 시장을 통해 생필품을 사기 시작한 때부터 상업적 아이덴티티는 구체적 형태를 갖췄다. 상인들이 지리적 경계를 넘어 여러 사람의 시선을 끌 요소가 더욱 절실하게 필요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덴티티가 왜 필요할까? 정답은 간단하다. 아이덴티티가 없다면 상품에 대한 단서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쌍둥이는 처음 봤을 때 구별하기 힘들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보게 되면 외모라는 아이덴티티 이외에도 성격, 기호 등의 새로운 아이덴티티 단서를 통해 구별할 수 있다. 기업과의 거래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기업과 관계를 형성할 때 해당 기업의 아이덴티티로부터 단서를 얻는다.



  브랜딩은 특정 기업이 경쟁 기업보다 지속적 경쟁우위를 갖는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아이디어와 제품, 서비스의 개념을 정립하고 아이덴티티를 기획, 실행하는 과정이다. 다시 말해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이하 BI)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경쟁사와 차별화해 성공하게 한다. 이때 BI는 브랜드를 연상시켜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선호도를 높이고자 하는 목표를 가진다.



  브랜딩 과정에서 BI는 ▲제품 ▲인간 ▲상징의 측면으로 접근할 수 있다. 제품으로서의 브랜드는 이름을 들으면 바로 연상되는 상징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브랜드는 대표성을 확보하게 된다. 그 예시로는 스카치테이프가 있다. 셀로판테이프가 정식 명칭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스카치사의 제품은 모든 셀로판테이프를 대표한다. 인간으로서의 브랜드는 브랜드가 사람처럼 성격과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레이벤 선글라스와 말보로는 남자다움을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상징으로서의 브랜드는 전통이라는 특징을 통해 아이덴티티의 결집력을 강화한다. 4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이탈리아 화장품 브랜드 산타마리아노벨라가 대표적이다.



  로고는 아이덴티티 디자인과 더불어 제품의 상표, 브랜드, 마크 등을 모두 포괄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소규모 단체와 개인의 공공성을 촉진하고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한시각 디자인 이미지를 말한다. 상표를 제품과 같은 매체에 표기할 때, 제품명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도 로고라 할 수 있다. 로고는 심벌이나 엠블렘과 혼용되기도 한다. 심벌은 로고에서 텍스트가 없는 이미지 그래픽을 말한다. 엠블렘은 주로 대학이나 스포츠 구단처럼 전통과 역사를 강조하는 아이덴티티 디자인으로 사용된다.



  현대사회에서 브랜드는 기업을 구별하는 역할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업의 가치를 대변하고 소비자와 소통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의 역할은 기업의 사업 확장 시 잘 드러난다. 새롭게 확장된 분야와 기존 브랜드의 관련성에 따라 제품의 질과 무관하게 소비자의 평가에 많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브랜드를 시각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로고는 기업의 핵심자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물품과 로고가 분리되지 않는다.



  자동차 쉐보레 노바는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브랜딩을 할 때 언어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려준다. 스페인어로 쉐보레 노바는 ‘안 간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자동차 회사가 추구하는 이미지가 아니다. 켈로그사 다이어트 제품 중 하나인 special K는 ‘K’라는 글자를 통해 켈로그사의 제품임을 알린다. 이러한 전략은 미국을 포함한 영미권 나라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하지만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음성적으로 K와 켈로그사를 연관시키기 어렵다. 따라서 효과적이지 못한 브랜딩이라 할 수 있다.



  브랜딩을 할때 문화도 중요한 요소이다. 어느 나라에서는 보라색이 부자와 왕실을 뜻한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장례식이나 죽음의 색으로 취급된다. 설화나 전통을 배경으로 한 로고 디자인 역시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했을 때 적합한 로고는 아니다. 공통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상표의 세이렌은 한국에서 어떠한 이미지 전달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리스로마신화에 익숙한 유럽에서는 뱃사람을 노랫소리로 유혹하는 세이렌처럼 매혹적인 커피라는 상징으로 통한다.



  로고는 ▲글자 ▲그림 ▲추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려진다. 글자를 활용한 로고는 이니셜, 활자 등을 통해 기업의 이름을 기억할 때 도움 된다. 그뿐만 아니라 서체의 느낌을 디자인에 반영하기도 한다. 그림을 활용한 로고는 시각적으로 의미를 연상하기 쉽다. 예를 들어 미국 캔자스 주에 위치한 위치타 공원 관리소의 로고는 수면에 비친 녹색의 나무들 또는 물 위에 떠 있는 나뭇잎을 연상시킨다. 또한 나뭇잎의 잎줄기 부분은 여러 산책로를 표현해 공원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은 추상 로고의 대표적 예시이다. 추상 형태의 로고는 단번에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고 다른 범주의 로고와 다르게 순간적인 이미지 전달에도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첨단 기술을 사용하거나,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에는 적합하다.



  구글과 네이버는 기념일마다 로고를 바군다. 이러한 디자인을 플렉서블 아이덴티티 디자인이라고 한다. 플렉서블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기존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의 고정관념을 타파한다. 과거 대부분의 로고는 하나의 디자인을 모든 환경에 사용했다. 예를 들어 놀이공원의 마크를 동화적 분위기의 기구, 무서운 분위기의 기구 모두 동일하게 사용했다. 이러한 디자인 방식은 소비자가 쉽게 기억할 수 있고 인지도를 상승시키기에 좋다. 하지만 플렉서블 디자인을 사용하면서 로고를 다양한 상황에 맞게 변화할 수 있게 됐다. 즉, 하나의 아이덴티티로 여러 가지를 표현해낸다. 포르투, 맬버른, 서울을 포함한 다양한 도시 브랜딩에 사용됐다. 포르투는 경우 전통타일인 아줄레쥬 타일 형식으로 로고를 디자인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된 22가지의 포르토의 상징을 로고의 변형을 통해 모두 담았다.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리디자인은 기업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면도 있지만, 기존 고객과의 유대를 이어가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디자인을 개선하기 전에 이전의 로고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장단점을 나눠 단점만을 수정하기도 한다.





아디다스



  아디다스가 의류 시장으로 확장하기 시작한 1971년, 유명한 세 잎 형태의 로고가 만들어졌다. 세 장의 나뭇잎 모양은 아메리카,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를 상징하며, 전 세계의 통합을 의미한다. 나뭇잎 위로 그어진 선들은 다양성을 의미한다. 이후 1997년, 피터 무어에 의해 로고가 변형됐다. 이 퍼포먼스 로고는 아디다스의 이큅먼트 신발 시리즈에서 차용했다. 3개의 선은 스포츠 신발에서 따왔지만, 형태적으로는 운동선수들이 마주하는 어려움을 의미하는 산의 모양을 의미한다. 아디다스가 현재 사용하는 로고 마크는 다시 단순한 3선으로 돌아갔다. 이는 리더십의 자질을 표현하면서 미래에 대한 유연성을 의미한다.





스타벅스



  스타벅스 로고는 세이렌이 새겨진 16세기의 노르웨이 목판화에서 시작돼 총 4번의 수정을 거쳐 왔다. 1992년 로고는 스타벅스와 일 지오날레가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세이렌의 머리카락으로 가슴을 가려 논란 소지를 없앴고 일 지오날레의 로고에 있던 별이 새겨진 고리와 진초록을 이용해 로고를 완성했다. 2011년 로고는 브랜드 이름이 들어 있던 고리를 없애고 홀로 남은 인어를 초록색으로 바궜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만 파는 것이 아니므로 ‘커피’란 말을 없앤 것은 어느 정도 수긍은 가지만 브랜드 이름까지 삭제한 매우 대담한 시도였다. 이러한 시도는 디자인을 단순화하면서 로고의 상징성을 강하게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걸스카우트



  걸스카우트의 로고는 1980년대 솔 바스가 디자인한 이후로 30년간 바뀌지 않았다가 2010년에 새롭게 디자인됐다. 고루한 머리 스타일을 개선했으며, 얼굴 옆선을 변경해 소녀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클로버 모양도 더 뚜렷하게 수정됐다. 가장 큰 변화는 색이었다. 청색에서 싱그러운 연녹색으로 색을 바꿨다. 이로써 오리지널 로고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전승하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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