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이런 고민을 합니다. 시를 쓰려고 사는 걸까, 살려고 시를 쓰는 걸까? 시인들은 자기 소개를 할 때 “시 쓰는 아무갭니다”, 라고 하는데 왜 스스로를 시인이라고 지칭하지 않는 걸까요?
작년 연말에 새해를 맞이하면서, 2016년에는 등단 여부와 관계 없이 시인이 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시를 쓴다고 시인이 되는 것은 아니니까, 밥을 먹는다고 인간이 되는 게 아닌 것처럼. 나는 인간인가요? 이것도 요즘 고민입니다.
2016년은 제가 시인이 되고 싶은 해입니다. 이 상을 주셔서, 저는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제가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시인합니다. 시인은 직업도 호칭도 취미도 장난도 아니니까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창작상에 총 50명의 응모자 150편의 시가 접수됐다. 특히 인문대학 외의 타대학 학생들이 많이 응모했다. 시 부문의 열기가 해마다 더욱 뜨거워 지는 것을 체감했다.
응모자들은 대학생으로서 자신이 체험한 이야기, 심경, 이 시대에 대학생으로 살아가는 여러 삶의 세목들을 진솔하게 드러냈다. 몇 편은 가족 서사를 감동적으로 그리거나 문화적 콘텐츠나 새로운 소재를 재미있게 변용하여 형상화하는 시편을 제출하기도 했다.
최우수작으로 선정한 〈조각과 질료〉는 깊이가 있는 작품이다. 이국적 배경과 대체 인물과 시대가 자아내는 언어적 환기가 돋보였다. 새로운 인물, 사건, 시대가 직조하는 의미의 확장도 만만치 않았다. 산문시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은 수사적 달변도 한몫했다. “질료 사이에 숨겨진 이름을 찾는” 일이 마치 시를 읽는 일이며, 조각가가 질료를 찾아내는 정신이 시의 정신임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 함께 제출한 시편들에서도 본질을 찾아가는 낯선 영화 같은 서사가 읽는 재미를 더했다.
어렵고 힘든 시대이다. 대학생들은 얼마나 더 어렵겠는가. 시가 일말의 위로와 희망, 새로운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또 얼마나 좋겠는가. 서울과기대 창작상에 응모해주신 여러 학생들께 감사드린다. 당선자들에게는 축하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