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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생명을 조이는 코르셋
서나연 ㅣ 기사 승인 2023-05-01 15  |  674호 ㅣ 조회수 : 1676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코르셋을 착용하고 있는 스칼렛 오하라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 가운데 ‘코르셋 다이어트’가 점차 입소문을 타며 코르셋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의 여러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꾸준히 착용하면 예쁜 허리선을 만들어 준다”고 광고하며 흉곽 코르셋을 판매하고 있다. 코르셋 다이어트는 미국에서부터 시작해 국내에 들어와 특히 10대와 2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며 최근까지도 흉곽 코르셋을 착용한 이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코르셋 다이어트의 부작용이 심각해 일면에서는 코르셋의 유행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르셋의 변천사



 코르셋은 미용을 목적으로 체형을 날씬하게 만들기 위해 철사를 넣어 허리를 조이는 일종의 기능성 속옷이다. 기본적으로 복부부터 여성의 유방 아랫부분까지 덮는 크기이며 일반적으로 뒤에 달린 끈을 이용해 신발 끈을 묶듯 둘레를 조절할 수 있게 돼 있다. 보통 여성들이 사용하는 속옷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원래는 남자들 역시 역삼각형 몸매를 위해 착용하던 속옷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여성의 속옷으로 변했다. 코르셋을 착용하면 골격을 변화시키고 내장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게 밝혀졌으나 여성들은 이를 계속 사용해 왔다.



 코르셋의 역사는 1900년대 폴 푸아레와 제1차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코코 샤넬이 등장하면서 달라졌다. 폴 푸아레는 입체 재단의 원리를 적용해 몸에 딱 맞는 옷을 디자인했다. 코코 샤넬은 긴 치마를 무릎까지 짧게 하고 루즈핏에 활동하기 편한 저지 재질을 유행시켜 여성에게 활동하기 편하도록 디자인했다. 게다가 속옷인 브래지어의 등장은 여성을 코르셋에서 완전히 해방시키게 하며 코르셋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코르셋의 부활



 근대에 들어 코르셋이 보편적인 여성 속옷에선 물러났지만, 여전히 미용 목적이나 의료용으로 코르셋을 사용해오고 있다. 최근 주로 10대들과 20대들 사이에서 미용을 목적으로 한 ‘코르셋 다이어트’가 유행이다. 하루에 4~6시간씩 허리에 흉곽 코르셋을 단단히 묶어야 하는 이 다이어트 방법은 미국에서 유명 연예인들에게 인기를 끌었으며, 모래시계 같은 몸매를 원하는 여성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세 시대 코르셋과 마찬가지로 흉곽 코르셋은 흉곽의 뼈 모양을 바꾸면서 모래시계 같은 체형을 만들어 준다. 흉곽 코르셋을 판매하는 한 쇼핑몰은 “코르셋은 중세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계층의 여성들이 착용하고 있는 보정속옷”이라며 “항상 복부에 긴장감을 주어 자연스럽게 군살이 정리된다”고 홍보한다. 흉곽 코르셋은 선천적으로 흉곽이 두꺼운 사람들에게 운동으로도 잘 생기지 않는 허리선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흉곽 코르셋 후기에서도 코르셋을 꾸준히 착용해 흉곽을 줄여 운동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던 허리선을 만들었다는 평이 많았다.



 그러나 긍정적인 사용 후기 못지않게 부정적인 사용 후기도 많았다. 제품 후기 게시판에는 ▲효과를 잘 모르겠다 ▲숨쉬기가 어렵다 ▲4시간 착용했는데 구토감을 느꼈다 ▲흉곽 코르셋 착용 후 3일간 부정출혈이 발생했다 등 불만과 부작용을 호소하는 글도 있었다.



탈장, 내출혈…

심각한 부작용



 흉곽 코르셋을 지나치게 조일 경우 탈장이 되거나 장기에 무리하게 압박을 줘서 내출혈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심지어는 너무 조여서 장기의 위치를 영구적으로 변형시키거나 뼈를 부러뜨리는 일도 다반사였다. 또한 코르셋은 척추에도 악영향을 끼치는데, 착용 시 척추 전체를 고정시켜 버리기 때문에 척추 관절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요통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코르셋이 무리하게 허리를 조이고 내부 장기를 압박했는지 갈비뼈가 부러져 폐를 찔러 사망에 이르거나, 심지어는 재채기를 한 것만으로도 허리에 무리가 가해져서 그대로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가톨릭대의 김재준 정부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소화 장애와 부정출혈 등의 생리 기능 장애는 흉곽 코르셋 착용자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부작용”이라며 “신체가 견딜 수 있는 복압의 한계치를 넘게 되면 내부 장기도 압력이 높아지면서 드물지만, 내부 출혈이나 장기 괴사까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10대와 20대들 사이에서는 뼈마디가 도드라질 정도로 마른 것이 미인의 기준처럼 유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건강한 식단과 운동으로 살을 빼는 게 아닌 먹고 다시 토해내는 ‘먹뱉’이나, 씹은 뒤 다시 뱉어내는 ‘씹뱉’과 같은 기형적인 방식으로 살을 빼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코르셋 다이어트도 이와 같이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한 다이어트 방법이다.



 미의 기준은 지속적으로 조금씩 바뀌어왔다. 마른 몸매가 유행하는 그 자체를 막을 수는 없어도 스스로가 그 유행에 편승할 것인지, 건강을 지킬 것인지 선택할 수는 있다. 마른 몸을 위해 건강하지 못한 다이어트 방법을 선택한다면 몸 곳곳에 심한 부작용을 남길 수 있는 만큼, 이를 지양하고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좋겠다.



서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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