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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라면 물가, 지난 14년 3개월만에 최고치… 농심, 가격 인하 대응
임재민 ㅣ 기사 승인 2023-07-03 10  |  677호 ㅣ 조회수 : 231


라면 물가 지속 상승,

농심의 가격 하락 도전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반적으로 둔화됐지만,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국가 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라면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124.0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상승한 수치다. 이 수치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농심, 오뚜기, 팔도, 삼양식품 등 라면 업체들은 작년 9월부터 10월까지 가격을 연이어 인상했다. 농심이 먼저 가격을 인상한 후, 10월에는 오뚜기와 팔도가 각각 11%, 9.8%의 인상을 시행했고, 11월에는 삼양식품도 평균 9.7%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후 라면의 물가 상승률은 10월에 크게 상승한 11.7%로 시작해, 10%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라면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은 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부담을 이유로 출고가를 계속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심이 7월부로 주력 제품인 신라면의 출고가를 각각 4.5% 인하한다. 최근 정부의 계속되는 가격 인하 압박에 원자재 부담을 안고 가격을 내린 것이다.




밀 가격 하락 무용지물?

라면가격은 상승


 지난 3월 농림축산식품부는 국제 밀 선물가격이 지난해 5월 톤당 419달러에서 올해 2월 276달러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소맥과 팜유의 국제 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30%가량 낮아졌다. 이를 계기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라면의 원자재 중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밀 가격이 많이 떨어진 만큼 이제는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그럼에도 라면업계는 라면 값 상승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이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원재료 가격 미반영 ▲여전히 높은 국내 밀가루 가격 ▲또 다른 원료인 전분과 설탕 가격 상승세 ▲각종 제반 비용 증가 등도 감안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라면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세로 보면 밀과 팜유 등의 원재료 가격이 작년과 비교해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식품 기업이 원료를 구매하는 시점에서 국제 거래 시세를 반영하는 데 최소 3~6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공장에서 사용되는 밀가루는 가격이 하락하기 전에 이미 구입해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라면업계에

가격 인하 압력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하 추 부총리)이 지난해 말 크게 오른 라면 값에 대해 “지난해 라면 값이 많이 인상됐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은 그때보다 50% 안팎 떨어졌다”며 “이에 맞춰 기업들이 적정하게 라면 가격을 내리든지 대응해 줬으면 한다”고 지난달 18일(일) 밝혔다. 추 부총리는 “정부가 하나하나 원가를 조사하고 가격을 통제할 수는 없다”며 “이 문제는 소비자 단체가 압력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했다. 추 부총리는 “라면 같은 품목의 가격은 시장에서 업체와 소비자가 결정해 나가는 것이라 정부가 개입해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가 적극적으로 견제하고, 가격 조사도 하는 등 압력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말해 식품업계에선 사실상 강력한 가격 인하 신호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추 부총리의 발언에 따라 한 라면업체 관계자는 “여전히 원재료값, 인건비, 물류비 등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크지만, 국민의 고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 신라면 출고가 인하,

국민의 라면 사랑에

대한 보답


 이전에도 정부가 밀 가격 하락을 이유로 압력을 가하자 라면 업체와 식품업계 전반에서 많은 기업이 가격을 내리는 조치를 취했던 적이 있다. 농심, 삼양식품 등의 라면 업체들도 제품 가격 인하 검토에 착수했다. 추 부총리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에는 라면 업체들이 “가격 인하 계획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농심이 7월 1일(토) 부로 신라면의 출고가를 인하한다고 지난달 27일(화) 밝혔다. 소매점 기준 1천 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은 오는 7월부터 5% 인하될 예정으로, 농심이 얻게 되는 비용 절감액은 연간 약 80억 원 수준”이라며 “이번 가격 인하로 연간 200억 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가격 인하 대상인 신라면(봉지면)은 국내에서 연간 3,6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국민 라면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며 “이번 가격 인하로 경영에 부담은 있지만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민들에게 받았던 많은 사랑을 어려운 시기인 만큼 돌려준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임재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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