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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테무, 알리 초저가 상품 가격에 숨겨진 비밀
윤지선 ㅣ 기사 승인 2024-04-29 16  |  688호 ㅣ 조회수 : 143

c -커머스 플랫폼의 유행



 최근 인터넷을 하다 보면 초저가 상품을 내세운 테무, 알리 익스프레스(이하 알리) 등의 전자상거래(e-커머스 플랫폼)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테무, 알리 등은 일명 ‘c-커머스 플랫폼’으로 통칭되는 중국 직구 플랫폼으로, 초저가 물량 공세를 앞세워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달(3월)과 비교해 국내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약 249만명이 늘어 한 달 만에 42.8%가 증가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줬다.



초저가 상품 판매가 가능한 이유



 테무의 슬로건은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일 만큼 굉장히 저렴한 가격의 물건을 무료 배송으로 판매한다. 실제로 테무의 베스트셀러인 Android 12 태블릿은 97,489원, 카메라가 달린 드론은 19,144원이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싼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물품을 중국에서 생산해 판매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릴 만큼 제조 공장이 몰려있고, 내수시장이 크다. 그 때문에 생산 물량도 한국의 수십 배에 달해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 또한 공산품 생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 자체가 한국의 20~25% 수준으로 낮다. 결과적으로 비슷한 제품이어도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원가가 낮아진다.



 두 번째는 국가통합인증-Korea Certification(이하 KC인증)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수입품의 유통 방식은 ▲직접구매(이하 직구) ▲구매대행 ▲제조·수입업자의 수입품 판매 ▲병행수입으로 나뉜다. 이 중 직구 방식은 셀러-소비자 사이의 거래로 KC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을 제재 없이 판매할 수 있다. KC인증은 국내에서 판매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지만, KC인증을 받기 위한 비용만 수백만 원이고, 소요되는 검사 기간 또한 짧게는 2~3개월부터 길게는 1년까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c-커머스 플랫폼은 직구 방식을 사용해 KC인증 절차에 들어가는 돈을 아껴 물건의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세 번째는 플랫폼 내의 자체 경쟁 시스템이다. 테무는 초저가 제품 판매를 위해 판매자 입찰 경쟁 시스템을 사용한다. 만약 10달러의 히트 상품이 나오면 10달러보다 더 싼 가격으로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판매자를 입찰하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을 시킨다. 알리는 판매자가 상품 가격을 수정할 경우 이전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등록해야만 자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통제해 낮춘다.



상품의 제품성과 안정성은 보장돼 있을까



 테무에서 판매하고 있는 초저가 상품의 후기에서 ▲“이미지와 다른 싼 물건이었습니다” ▲“허접해요 넘 기대한듯ㅠㅠ” ▲“내가 생각했던 모든 것과 (상품이) 맞지 않아요” 등 떨어지는 제품성에 대해 실망한 반응을 엿볼 수 있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연맹이 접수한 알리 관련 소비자 불만은 2022년 93건에서 2023년 465건으로 전년 대비 5배나 증가했다. 신고 유형별로 배송 지연, 오배송, 상품 누락, 배송 중 분실을 포함한 계약불이행이 226건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가품이나 제품 불량·파손 등의 품질 불만은 82건으로 전체의 18%를 차지했다.



 제품의 안정성 또한 보장되고 있지 않다. 지난달 서울시는 판매 중인 생활 밀접 제품 31개를 대상으로 안전성 조사를 진행한 결과, 8개 제품에서 허용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는 유해 물질이 검출됐고, 내구성 등 물리적 안전성이 충족되지 않는 제품들이 다량 유통되고 있음을 발표했다. 이 중 어린이용 가죽가방에서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7종 중 4종이 검출됐고, 총합이 기준치의 약 56배에 이르렀다. 연필, 지우개에서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 대비 35배 검출됐음을 알렸다. 결과적으로 물품의 가격을 낮췄으나 인증 과정을 거치지 않아 물건의 제품성과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테무, 알리에 맞서는 쿠팡의 요금 인상



 알리, 테무를 중심으로 c-커머스 업체들이 초저가와 막대한 마케팅을 주 무기로 한국 경제에 침투하고 있다. 작년, 알리는 본격적으로 한국 유통 시장 공략을 시작하며, 한국 시장에 향후 3년간 1조 4,471억원 투자를 예고했다. 테무는 최근 지상파 방송 간접광고(PPL)를 진행한 데 이어 네이버에 배너, 검색광고를 시작했다. 이에 맞서 최근 국내 대표 e-커머스인 쿠팡은 지난 13일 와우 회원 월간 요금을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나 상승시켰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쿠팡이 알리, 테무와의 전면전에 나서기보다 멤버십 가격을 인상해 수익을 안정화하고, 신규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전략을 짠 것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쿠팡에서 이탈한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마켓컬리, 11번가, 네이버 등 국내 e-커머스 업체들 또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c-커머스 플랫폼으로 우리나라 e-커머스 플랫폼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이 가운데 어떤 물품을 어디서 구매할 것인지는 소비자 개개인의 선택에 달렸다. 제품의 가격, 제품성, 안정성 등 다방면으로 제품을 평가한 뒤 현명하게 소비하기를 바란다.



윤지선 수습기자

yjs13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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