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소개 l 공지사항 l PDF서비스 l 호별기사 l 로그인
시사
현실로 다가온 전력부족, 결국은 원전?
이준석 ㅣ 기사 승인 2024-05-13 13  |  689호 ㅣ 조회수 : 110

출처 : 더 가디언에너지위기, 대안으로 떠오르는 원전



 최근 AI 기술의 발전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이미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챗 GPT가 완전히 보편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발전이 좋은 소식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챗 GPT와 같은 생성형 AI 기술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관하고 처리하는 거대언어모델(LLM)을 사용한다.



 거대언어모델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문장을 생성해야 하므로 많은 양의 데이터로 학습하고 훈련한다. 이 과정에서 일반 검색보다 훨씬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되고 그 결과 5배 이상의 전력이 사용된다. 실제로 국제 에너지 기구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2026년에는 현재의 2배 가까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현재의 데이터센터로는 이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고 조만간 전력부족 문제가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는 경고한다.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에너지를 공급해야 하지만 탄소중립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어 큰 어려움에 빠졌다. 이 상황에서 원자력 에너지는 크게 주목받고 있다.



현실로 다가온 전력부족, 결국은 원전?



 원자력 에너지에는 여러 의견이 있다. 폐기물 문제와 사고 위험성을 언급하며 원자력 에너지를 반대하는 입장,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가능한 저탄소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 에너지를 에너지 위기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는 입장이 있다. 원전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국가인 독일은 2023년 4월 15일 원전 3기의 가동을 중단하며 완전한 탈원전 국가가 됐다. 독일 정부는 탈원전으로 생긴 에너지 공백을 신재생에너지로 채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의 효율 문제와 불안정한 전력 수급 문제, 거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전기료가 대폭 상승했고, 2023년 기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전기료가 비싼 나라가 되며 탈원전의 부정적인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반대로 프랑스 정부는 친원전 정책을 펼치고 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력 부족 문제에 대해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고 밝혔으며 현재 원전 6기를 짓고 있고 2026년부터 원전 8기의 추가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친원전정책과 더불어 여러 개혁을 보여주며 프랑스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수치가 6년 만에 독일을 넘어서는 발전을 이뤄냈다.



정권에 따라 흔들리는 한국의 원전



 문재인 前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을 제시하며 원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졌다. 신규 원전 추가 건설을 취소하고 노후 원전은 가동 중단하며 2060년에는 원전제로 사회로 나아가겠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으로 생긴 에너지 공백을 재생에너지와 화력발전으로 채우기로 계획했고, 재생에너지의 전력 생산 비율을 점차 늘리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반해 윤석열 대통령은 탈원전 폐지 공약을 내세우며 한국의 원전 경쟁력을 강화하고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에 중점을 둘 것이라 밝혔다. 거기에 더해 원전을 저탄소 청정에너지로 분류하며 원전의 확대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때의 탈원전 정책으로 건설 진행 4개월 만에 중단됐던 신한울 3·4호기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작년 6월 건설 계획이 승인됐고 지금은 착공을 바로 앞둔 단계이다. 원자력 발전은 우리나라의 전체 에너지 중 30% 가량을 차지하는 매우 비중 있는 에너지원이다. 그럼에도 정권이 교체됨에 따라 정책의 방향성이 빠르게 바뀌다 보니 전력 안정성이 불안정해졌고 그에 따른 금전적인 피해도 커지고 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조화 필요



 현재 많은 나라들이 원자력 발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와이오밍주에서는 나트륨 원자로를 적용하는 상용 프로그램을 개시했다. 기존 원자로의 냉각제는 물로 이뤄졌는데 물은 녹는점과 끓는점의 차이가 100℃에 불과하지만 나트륨은 785℃의 큰 차이를 가진다. 이 차이로 나트륨 원자로는 갑작스러운 기화로 인해 팽창될 위험성이 물에 비해 현저히 적다. 그뿐만 아니라 원자로 사고의 주요 원인인 고온에서 물이 수소와 산소로 분해돼 폭발하는 사고도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카이로스파워(KairosPower), 뉴스케일(NuScale) 등의 스타트업이 중소형 원전을 개발 중이고, 미국 정부에서도 소형 모듈 원자로, 초소형 원자로와 같은 차세대 중소형 원자로에 대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원전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고 있고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전력 수급계획에 있는 탄소제로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포츠담 기후 영향 연구소의 Gunnar Lunderer 박사도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 발전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쟁이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한 현시점, 우리나라는 에너지정책의 급격한 변화를 지양하고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균형을 맞춰나가는 유연성 있는 정책으로 에너지 위기를 해결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준석 수습기자

hng458@seoultech.ac.kr


기사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댓글쓰기 I 통합정보시스템,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으로 로그인 하여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확인
욕설,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01811] 서울시 노원구 공릉로 232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 최초발행일 1963.11.25 I 발행인: 김동환 I 편집장: 김민수
Copyright (c) 2016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