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디지털 교과서
내년부터 도입
교실의 풍경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들이 있다. 교탁 앞에서 수업하는 선생님, 교과서를 보며 필기하는 아이들. 하지만 내년부터는 이 익숙한 풍경 속 AI가 나타날 예정이다. 2023년 6월 교육부가 발표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에 따르면 내년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AI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된다.
AI 디지털 교과서란 인공지능을 포함한 지능 정보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학습자료 및 학습 지원 기능 등을 탑재한 소프트웨어(디지털기기)를 말한다. 단순히 교과서를 디지털 기기로 보는 것이 아니라 AI가 탑재된 기기로 학생들은 최적화된 맞춤 학습 콘텐츠로 배우고, 교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업을 디자인하며, 학부모는 자녀의 학습 활동 정보를 풍부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이러한 AI 디지털 교과서에 대해 모든 학생이 자신의 역량과 속도에 맞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 학습 지원 도구’이자 ‘똑똑한 보조교사’라고 설명한다. 인공지능이 학생의 학습 상황을 분석해 교사에게 알려주면, 교사는 학생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 지도를 할 수 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2025년 수학, 영어, 정보, 국어(특수교육) 교과에 우선 도입 후, 2028년까지 국어, 사회, 역사, 과학, 기술·가정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교육부가 공개한 AI 디지털 교과서의 홍보 영상 (출처 :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유튜브)
초·중·고교 교사 73.6%, AI 교과서 도입 반대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목전에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월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유보해달라는 국회 국민 동의 청원이 5만명을 넘겨 국회 교육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했으며, 지난 7월 23∼31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국 시도교육청에 설문조사 공문을 발송해 초·중·고교 교원 1만 9,6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에 따르면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73.6%였다. 교사 10명 중 7명이 정책에 동의하지 않을 만큼 높은 수치가 나타났고, 동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디지털 기기 의존 우려(39.2%)와 학습효과 의문(35.5%)을 가장 많이 꼽았다.교사들은 지난 8월 이미 끝났어야 할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이 11월까지 늦춰진 탓에 넉 달이 채 되지 않는 적은 준비기간에 대해 준비 부족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한 고민정 의원실 조사 결과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해 전국 교육감 17명 중 5명만이 찬성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언론[창]에 따르면 찬성 입장을 낸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답변서에서 “AI 교과서 관련 개발과 연수 등이 단계별로 추진 중이다. 현 시점에서 유보 또는 철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2026년 이후 적용교과 확대는 2025년 운영 경과를 참고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대 입장을 낸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AI 교과서 검인정 일정 지연으로 인한 학교 선정 일정이 촉박하고 교사의 낮은 AI 교과서 인지도, 실물 교과서 활용 연수 기회 부족으로 전체 학교 일괄 도입에 무리가 있다”며 “시범사업 형식으로 우선 적용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AI 디지털 교과서
활용 강행될 듯
많은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최근 AI 디지털 교과서의 1차 검정 심사가 끝났다. 다가올 11월 29일에는 최종 선정 결과가 나오며, 선정된 업체에 따라 교육부는 12월 중순 겨울방학 시기에 전국 초중고 교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과서 활용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5일에는 교육 현장에서 사용될 AI 디지털 교과서를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 중등 영어 교과목 AI 디지털 교과서를 공개했으며, 11월 중순 초등학교 영어, 11월 말에는 초·중학교 수학, 중·고등학교 정보 과목의 홍보 영상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