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저널리즘의 상징, 보그
송태선 기자 승인 2026.01.12 22 710호



▲ 2024년 3월호 표지모델 김다미(출처=보그코리아)


 

 인스타 매거진이 유행하기 전, 잡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패션 매체는 단연 보그(Vogue)다. 1892년 12월 17일 창간된 미국의 패션 월간지 보그는 단순히 옷과 유행을 소개하는 잡지를 넘어, 한 시대의 미적 감각과 사회적 흐름을 기록해 온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 잡아왔다. 보그는 패션을 소비재가 아닌 산업이자 예술, 나아가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인식하며 하이패션 저널리즘의 기준을 만들어 왔다.



 보그의 가장 큰 특징은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잡지’라는 점이다. 디자이너와 사진작가, 모델과 스타일리스트 등 패션 산업의 핵심 인물들은 보그를 통해 조명되고 보그의 화보와 표지는 곧 시대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된다. 표지 모델 선정과 화보 콘셉트는 미적 판단을 넘어 정치와 사회적 메시지를 담았고, 이는 대중들의 담론의 장으로 확장됐다.



 시대 변화에 따른 보그의 태도 역시 주목할 만하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변화함에 따라 보그 속 여성상도 점차 다층적으로 확장됐다. 이상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직업인 여성, 다양한 인종과 체형, 자기 목소리를 지닌 주체를 조명하며 패션을 정체성과 가치관의 표현 수단으로 제시했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보그는 SNS와 영상 콘텐츠를 통해 트렌드를 재해석한다. 셀러브리티의 취향과 디자이너의 작업 과정을 서사로 풀어내며 패션을 일상의 영역으로 끌어온다. 인스타 매거진이 넘쳐나는 현 시대 속에서도 보그는 리한나, 케이트 블란쳇, 비욘세 같은 유명인들과 함께 세련된 감각의 잡지를 출판하고 있다.



 또, 멧 갈라(Met Gala)는 보그가 주도하는 행사로, 편집장 안나 윈투어가 기획을 총괄한다. 매년 주제를 중심으로 패션을 전시와 해석의 대상으로 만들며 멧 갈라는 패션 저널리즘이 단순 트렌드 보도를 넘어 문화와 역사적 맥락을 분석하도록 확장시키는 계기가 된다.



 이러한 행보는 보그가 여전히 패션 담론의 중심에 있음을 보여준다. 빠르게 소비되고 사라지는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도 보그는 깊이 있는 해석과 선별된 미학을 유지하며 차별화를 시도한다. 이는 단순한 유행 소개를 넘어, 패션이 시대를 해석하는 하나의 언어로 기능할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시키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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