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소개 l 공지사항 l PDF서비스 l 호별기사 l 로그인
부모님과 함께하는 뜻깊은 명절
이준석 ㅣ 기사 승인 2025-02-17 15  |  700호 ㅣ 조회수 : 24





 설 명절이 되면 거실에선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이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부엌은 명절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쁘기만 하다. 제사상에 올라갈 전과 생선, 친척들과 함께 먹을 밥과 특별한 반찬까지 준비할 음식이 상당히 많다. 심지어 대다수의 주부는 장시간의 음식 준비와 여러 명절 스트레스로 ‘명절 증후군’을 호소한다. 명절에도 음식 준비와 주방 뒷정리로 고생하는 부모님을 위해 이번 설에는 일일 도우미가 되어 피로를 덜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 할 일은 버섯전 만들기였다. 미리 만든 계란물에 준비된 버섯을 담그고 기름이 달궈진 팬에 올리면 완성이다. 처음 설명을 들었을 때는 쉬워 보였지만 요리하는 것이 낯설어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을 마주했다. 계란물의 간을 맞추는 것부터 기름의 양과 온도를 조절하고, 적절하게 익히기까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하다 보니 처음의 어색함은 사라지고 어느 순간부터 익숙하게 전을 부치기 시작했다.



 두 번째 음식은 새우튀김이다. 해동된 새우를 손질하고 빵가루와 튀김가루를 묻혀 튀기는 요리였다. 새우는 해동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차가운 상태였고 친척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였기 때문에 새우의 양도 정말 많았다. 까는 와중에 손이 언 듯이 아프기도 하고 날카로운 부분에 찔리면서 많은 양의 새우껍질을 벗겨냈다. 다 까고 난 후에는 가루 묻히고 튀기기를 계속해서 반복했다. 같은 자세로 2~3시간 동안 전과 튀김 만들기에만 집중하니 허리와 엉덩이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지만, 다 끝낸 후에 성취감은 확실했다.



 마지막으로 할 일은 주방 뒷정리다. 전과 튀김을 만드는 과정에서 흘렸던 계란물, 요리 과정에서 쓴 도마와 접시, 기름에 절은 팬 등 정리할 것이 아주 많았다. 설거지는 자취하면서도 자주 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지만, 쓴 접시와 조리도구들의 양이 많아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명절 일을 도와보니 큰 일은 아니지만 어른이 된 것 같은 뿌듯함을 느꼈다. 특히 돕는 중에 지나가는 친척과 가족들이 “네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돕는 것 처음 본다”, “군대 갔다 와서 철들었네”라는 칭찬을 들으니 괜히 으쓱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 해보지만 일이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 엄청 힘들지도 않았다. 하지만 내가 도움으로써 낮잠을 자며 편하게 쉬고 있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이 없었다. 다음 명절에는 학우들도 부모님의 일을 도우며 뜻깊은 명절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기사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댓글쓰기 I 통합정보시스템,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으로 로그인 하여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확인
욕설,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01811] 서울시 노원구 공릉로 232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 최초발행일 1963.11.25 I 발행인: 김동환 I 편집장: 김민수
Copyright (c) 2016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