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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화면 속, 미디어와 정책을 생각하다
권민주, 조유빈 ㅣ 기사 승인 2021-03-14 21  |  642호 ㅣ 조회수 : 401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화면 속, 미디어와 정책을 생각하다



  우리는 급변하는 미디어 세계 속에 살고 있다. 일상을 지내며 나도 모르게 기사를 읽고, 광고를 보고, 수많은 매체와 연결된다. 우리가 보는 미디어가 있기까지 화면 저편에선 수많은 고려와 합의가 진행된다. 기자부터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까지 매체 저편에서 자신의 길을 걸어온 허욱 초빙교수(IT정책전문대학원 방송통신미디어정책전공)를 소개한다. 미디어를 대하는 그의 신념은 무엇일까? 그 세계에 내딛은 그의 첫 걸음은 어땠을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3년 임기의 방통위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직을 2020년 7월에 마치고, 9월부터 서울과기대 IT 정책전문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 중인 허욱입니다.



  Q. 과거 CBS에서 기자 활동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 쭉 미디어 분야에 머무르셨는데, 미디어에 특히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혹은 기자 활동을 하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나요?



  A. 21세기가 2001년 1월 1일이 아니라 1989년 11월 9일로 혹은 1991년 12월 26일에 시작됐다고 보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89년 11월 9일은 독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날이고, 91년 12월 25일은 소련 대통령 고르바초프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고 소련 연방이 해체된 날입니다.물리적 시간이 아니라 역사의 질적인 시간에 의미를 두는 관점이지요.



  역사의 격변기에 변화의 현장에 있어야겠다는 생각에서 기자직을 택하게 됐습니다. 매스 미디어의 전성기를 현장에서 겪었습니다. 이제는 신문 및 지상파방송 미디어의 쇠락과 더불어 인터넷, 모바일 기반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미디어 폭발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탈진실과 가짜뉴스의 폐해까지도 함께 경험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미디어가 돼가고 있는 시대입니다. 미디어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지요.





  Q. 방통위에 계시면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체감하셨을 것 같습니다. 현재 많은 세대들이 TV 시청보단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에 관해 방통위나 다른 공공기관에서 대비해야 할 점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A. 방통위의 ‘2020년도 방송 매체 이용행태조사’를 보면 2020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률은 66.3%로 2019년(52.0%)보다 14.3%p 증가했습니다. 서비스별로는 유튜브가 62.3%로 가장 많았고 넷플릭스가 16.3%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지금은 OTT 대세론을 능동적으로 수용해야 할 때입니다.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 OTT 간 규제 형평성 문제 및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간 규제 집행의 실효성 문제 등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방통위는 2020년 3월 ‘중장기 방송제도개선 정책제안서’를 통해 방송과 통신, OTT를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가칭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법’ 제정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올해 가칭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법(안)’ 발의가 정부 또는 국회 입법으로 추진될 것입니다.



  Q. 방통위 부위원장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으신가요?



  A. 야당 국회의원 약 30여 명이 방통위 회의장 문밖에서 항의 농성을 하는 가운데 궐위된 방송문화진흥회 신임 이사를 여당 추천 이사로 선임, 의결하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의결로 인해 결국 MBC 김장겸 사장이 물러나게 됐습니다.



  제가 4기 방통위 부위원장을 맡았던 2017년 하반기는 공영방송 정상화가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습니다. 공영방송 노조의 파업 중단과 해직 언론인 복직 등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KBS, MBC의 사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KBS 이사회 이사, MBC의 관리 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가 정부, 여당 추천 인사로 바뀌어야 했습니다. 야당에서 이를 모를 리가 없지요. 그래서 1차로 10여 명, 2차로 약 30명에 가까운 야당 국회의원들이 과천 방통위 청사를 방문해 KBS 및 방문진 이사가 교체되는 일이 없도록 압력을 넣었던 것입니다. 물론 공영방송 정상화를 보는 관점은 사람들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언택트 산업과 IT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지난 2월 6일(토) 개최된 IT 정책전문대학원 학술세미나 주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언택트 사회의 미래와 정책 이슈’였습니다. 기조 세션 주제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언택트 산업과 정책> 중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ICT 정책 방향’에 관해 제가 주제발표를 했던 적 있습니다.



  결론에 해당하는 7가지 정책 방향 제언 중 첫 번째가 ICT 정책은 ICT 기술과 산업을 넘어서는 ‘Beyond ICT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존 IT(정보기술)산업이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으로 넓어지고, ICT 생태계는 C-P-N-D(Content-Platform-Network-Device)로 확대됐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기술로 ▲AI ▲I.C.B.M(IoT, Cloud, Big data, Mobile internet)를 꼽습니다. AI와 I.C.B.M을 추상화하면 D.N.A(Data, Network, AI)로 수렴됩니다. 코로나-19 및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D.N.A를 핵심 기반으로 ICT/BT 융합, ICT/ET(환경기술)융합 등 전체 산업과 정부 차원으로 ICT 정책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정책 Scope를 ‘Beyond ICT’로 설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머지 내용은 IT 정책전문대학원 홈페이지의 유튜브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Q. 종이신문에서 인터넷 신문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혁신 시대에 맞춰 언론사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디지털 혁신의 체질 개선을 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각각의 언론사마다 아날로그 세대의 리더들과 디지털 신세대의 세대 간 갈등이 매우 큽니다. ‘Digital First’가 액자 속의 구호인가, 체질화돼 있는가에 따라 언론사들의 생존이 갈릴 것입니다.



  Q. 언론이 사회에 존재하는 의미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A. 그 사회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사회의 다양하고 생산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언론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언론과 저널리즘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봅니다. 언론이 위기에 빠지면 그 사회와 민주주의가 위기를 겪게 됩니다.



  Q. 정책과 연관된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꼭 공부하거나 경험해봤으면 하는 일이 있을까요?



  A. 정책과 직접 연관된 직업은 공무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정책 경험을 해보려고 한다면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국회, 기업, 시민단체 등에서 인턴 등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책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존재하는 사회적 환경 자체가 정책의 산물입니다. 예를 들면, 서울과기대의 여러 학과 설립이나 학생 정원 규모 등은 교육정책의 산물이고, 서울과기대 신문사의 신문발행 주기와 발행 부수, 취재 및 편집기자 규모 등은 학교정책의 산물입니다.



  미디어 제도의 경우 미디어 시장과 디지털 융합기술, 정치적 결정들의 결과로 만들어집니다. 방송 통신 미디어 정책은 정부 주도로 일방적으로 추진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정부와 미디어 기업, 시민단체, 정치권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미디어 거버넌스가 중요합니다.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집행되며, 평가가 이뤄지는지를 잘 살펴보는 것이 정책 공부입니다.



  Q. 지난 2학기에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의 질문이 있으셨나요? 그 외에 강의와 관련해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A. 지난 학기에는 ‘스마트 미디어특론’을 강의했고, 이번 학기에는 ‘미디어 정책론’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이끌어낸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질문을 하는 학생에게 추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학생 중 다수는 방통위 경험이나 주요 정책의 배경 등을 이야기 해주는 식의 편안한 수업을 원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제가 매주 6편의 국내외 논문을 배정하면서 매우 독하게 수업을 끌고 가는 바람에 학생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여러 의견들이 있었고, 결국 학기 중간에 제 욕심을 상당히 내려놓게 됐습니다.



  Q. 미디어 관련 전문가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훌륭한 여러 교수님에게 배워서 오늘의 제가 있음을 기억하며, 저 역시 학생들에게 좋은 강의를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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