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강을 맞아 한산했던 캠퍼스는 학생들이 오고 가며 다시 활기를 찾았다. 수업을 가기 위해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곳곳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을 마주칠 수 있다.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가까워지기는 어려운 외국인 유학생에 대해 알아봤다.
우리대학
유학생이 되는 길
먼저 외국인 유학생들이 우리대학에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국제교류처에 연락을 취했다. 현재 우리대학에는 학위과정(학부, 대학원), 한국어과정, 교환학생을 포함해 약 1,000명 정도의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서 외국인 유학생을 뽑는 기준이 따로 있는지, 우리대학에 오기 위해 어떤 절차나 면접이 따로 진행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특별 전형의 지원 자격은 학위 과정별, 국적, 학력 및 어학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외국인 국적의 부모를 둔 외국인이어야하며, 어학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 이상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한국어과정 4급 이상 수료 ▲국내 교육 국제화 역량 인증대학 소속 한국어 교육 과정 4급 이상 수료 ▲재외동포 국내 교육 과정 한국 이해 과정 중·고급 수료자 ▲세종학당 한국어 중급 과정 이상 수료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학력은 신·편입인지와 지원하는 학위에 따라 지원 자격이 다르다.
외국인 특별 전형은 서류 평가와 면접 고사로 구성돼 있으며, 서류 평가 합격자에 한해 면접 고사를 실시한다. 면접 고사는 각 학과의 면접 위원으로 위촉된 교수가 참여하며, 면접 고사 결과에 따라 최종 합격자를 선정한다.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준비된 프로그램으로는국제교류처에서 진행하는 International Coffee Hour, 유학생 스포츠의 날(체육대회), 축제 부스 운영(연합유학생회 각 나라 문화·음식 체험), 국제학생회에서 진행하는 캠퍼스 투어 등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제교류처에서는 한국 생활 적응에 도움이 되도록 한국인 학생과의 교류를 도모하는 버디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교내 외국인 학생들의 한국 생활과 학교 생활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학생회(ISC)도 운영중이다.
가까운 듯 먼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인 학생
외국인 유학생의 생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우리대학에서 2024년 한국어 과정을 마치고 2학기에 일반대학원에 입학한 케냐 출신의 외국인 유학생 줄리(데이터사이언스·24)씨를 만났다. 줄리씨는 우리대학에 오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진로를 위해 오래전부터 한국에 오고 싶었다”며 “예전부터 제 전공을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찾다가 (데이터사이언스학과의) 전공 강의 계획이 매우 포괄적인 것이 마음에 들어 입학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고려하고 있던 다른 학교들에 비해 우리대학은 유학생들의 한국 생활과 학교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단체가 있는 유일한 학교였다”며 우리대학에 입학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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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씨는 한국어 과정 입학후 국제학생회에서 버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버디 프로그램을 경험한 후기를 묻는 질문에 “(입학 후) 처음으로 참여한 동아리가 ISC(국제학생회)이다”며 “한국어를 잘 못해서 학교나 한국 생활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ISC 버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인 친구도 사귀고 버디에게 모르는 정보도 편하게 물어볼 수 있어서 편하게 유학 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버디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 활동에 대해 쉽게 알 수 있었고, 버디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줄리씨는 한국 생활의 전체적인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다양한 음식과 문화를 좋아하게 됐다”며 “우리나라 음식보다 한식이 더 매워서 잘 먹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지금은 떡볶이 외의 음식은 모두 잘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줄리씨는 “오히려 날씨 적응이 조금 힘들었다. 특히 겨울과 여름에는 기온이 너무 높거나 낮아서 일상 생활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대학의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 사이의 교류 현황을 묻는 질문에 줄리씨는 “한국 학생들은 언어장벽 때문에 외국인들과 대화할 때 수줍음을 타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이 문제는 한국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어를 잘 못 하는 외국 학생들도 자신이 잘 표현하지 못할까 봐 한국인들과 교류하지 않으려 한다”며 현재 외국인 학생 사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비록 서로의 언어를 잘 알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단어부터 사용하면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번역 앱을 많이 사용해야 하겠지만, 서로 시간을 보내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그 과정에서 언어 능력과 우정이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학생과 외국 학생 간의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꿈을 위해 한국으로 온 학생
또 다른 외국인 유학생인 아야카(융합미디어콘텐츠정책전공·23)씨를 만났다. 아야카씨에게도 우리대학에 오게 된 계기를 묻자 “어릴때부터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일본에서 살고 자라며 한일간 언어교류, 문화교류 프로그램에도 자주 참여하고, 학위논문도 한국 문화와 관련한 주제로 작성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일본내에선 한국 문화에 대해 깊게 탐구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우연한 기회로 ‘한일 공동 고등교육 유학생 교류 사업’을 통해 한국에서 석사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서울과기대는 융합미디어콘텐츠 학과가 있어서 관심분야와 밀접한 정보통신 및 미디어 산업에 대한 정책평가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다는걸 알게 됐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생활과 석사과정을 같이 경험하고자 한국으로 왔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좋았던 점을 묻자 “한국 문화를 스스로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유명한 장소를 가거나 한국 요리를 먹으러 다닐 수 있는 게 좋다. 또 공부하고 있는 학과 특성 상 방송관련 직업을 가지신 분들에게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지식과 경험을 들을 수 있게 돼 좋다. 일본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면 아마 지금처럼 사실적인 경험들은 듣기 힘들었을 것 같다”며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들에 대해 만족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일본에서 드라마로만 봤던 한국의 술자리 문화를 실제로 경험해보니 정말 재밌고 좋았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술자리 중간에 술 깰겸 누군가 아이스크림을 사와서 술집 안에서 서로 나눠먹었던 것이다. 일본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며 한국에서 있었던 기억에 남는 일을 말했다.
마지막으로 “나는 일본인인지라, 문화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서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긴 했다. 하지만 편의점에서 결제를 어려워하는 외국인 학생을 종종 볼때가 있다. 그럴 때 한국인 학생들이 도움을 준다면 고마울 것 같다”고 답하며 아야카씨도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과의 소통을 바랐다.
외국인 유학생의 든든한 지원자, 국제학생회
국제학생회는 외국인 유학생, 교환학생, 어학당 학생 등 교내 외국인 학생들의 한국생활과 학교생활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되는 단체다. 국제학생회를 운영하는 국제교류처는 매년 2회에 걸쳐 국제학생회 회원을 선발하고 있다. 올해는 1월과 6월에 각각 국제학생회 활동 인원을 선발했다.
지난 6월부터 우리대학 국제학생회(ISC) 학생회장으로서 활동중인 심예빈(환경·22)씨(이하 심씨)를 만났다.
심씨는 “국제학생회 활동은 크게 버디활동과 의무활동으로 나눠지며, 버디활동은 각 과정(단기/정규/어학)의 버디매칭 이후 직접적으로 외국인 학생들을 지원한다. 의무활동은 캠퍼스 투어, 대동제 부스 운영, 문화탐방, 송별회 등의 행사를 지원한다”며 전반적으로 국제학생회가 하는 활동을 소개했다.
국제학생회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국제학생회 활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첫 계기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대화해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국제학생회는 우리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온 학생, 정규 학위과정에 입학한 학생, 어학원을 다니는 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만큼 소통도 활발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제학생회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외국인 학생의 대학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버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버디 프로그램은 ▲대학, 대학원의 정규 학위 과정에 입학한 학생을 지원하는 ‘장기 과정’▲외국 교류대학에서 우리대학으로 파견돼 수학하는 교환학생을 지원하는 ‘단기 과정’ ▲한국어 연수생으로 입학한 어학연수생을 지원하는 ‘어학 과정’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심씨는 버디 프로그램에 대해 “버디 프로그램은 본인에게 매칭된 버디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거나, 한국의 음식을 소개해 주는 등 두 학생이 같이 취미활동을 하며 버디의 친구가 돼 학교생활을 돕고, 한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다”며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심씨 또한 버디 프로그램에서 버디로 활동해왔다. 한국인 학생으로서 버디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심씨는 “버디와 함께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서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들을 다시 한번 보고 느낄 수 있었다”며 “특히 국제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여러 버디들과 소통하다 보면 내가 정말 잘 표현하고 싶어서 스스로 (언어를) 공부하게 되기도 하고, 이를 통해 본인 스스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활동을 하면서 버디와 서로 많은 것을 주고받으며 성장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들은 대학 생활에서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버디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