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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절망적인 상황에서 리더가 내리는 결단
편집장 ㅣ 기사 승인 2022-03-21 14  |  657호 ㅣ 조회수 : 647

  <남한산성>, 절망적인 상황에서 리더가 내리는 결단



  조선 500년 역사에서 너무나도 아픈 역사로 불리우는 1636년의 병자호란. 병자호란에서 사람들이 가장 주목하기 쉬운 요소는 인조의 친명배금 정책을 기반으로 한 조선 왕조의 잘못된 외교일 것이다. 인조가 반란을 통해 중립외교에 힘썼던 광해군을 몰아내고 왕좌에 올라 현명하지 못한 외교 정책을 고집하는 것을 보며 편집장 역시 답답함을 느끼고는 한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하며,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신하들 간의 의견 충돌에 주목할 수 있는 영화다. ▲영상 김류 ▲예조판서 김상헌 ▲이조판서 최명길이 각자 스스로의 신념을 강하게 내비치며 인조를 혼란스럽게 한다. 이 상황에서 인조는 김상헌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장장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현명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영상 김류의 이기적인 주장에 휘둘려 백성들의 의식주를 빼앗아가거나 공을 세운 장수 이시백을 벌하고 초관 이두갑을 참수하는 어리석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영화 초반부부터 주요 인물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영화 후반부에서 예조판서 김상헌과 이조판서 최명길이 청군에 항복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을 보이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다. 김상헌은 오랑캐에게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최명길은 삶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당장의 치욕을 감수하고 백성들과 군사들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삶과 죽음 중에 무엇을 택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조는 결국 최명길의 주장을 받아들여 당장의 치욕을 견디고 전쟁을 끝냈다.



  인조가 어리석고 무력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 것과 별개로, 편집장은 인조의 입장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생각해봄으로써 인조가 느꼈을 혼란스러움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왕으로서 어떤 상황에서든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신하들 사이의 갈등이 끊이질 않으니 사소한 것조차도 마음 편히 결단을 내릴 수가 없었을 것이다. 김상헌이나 최명길의 입장에서도 당시 상황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김상헌이나 최명길이나 표면적인 주장만 다를 뿐, 궁극적으로 자신이 속한 조선을 지켜내고 싶은 마음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남한산성>은 리더의 어두운 면을 숨김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리더는 희망적인 상황에서는 분명히 빛나는 자리이지만, 절망적인 상황에서는 가장 무겁고 어려운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전쟁이 아니더라도 어느 조직이 각종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리더는 고심 끝에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한다. 또한 최명길처럼 가장 높은 자리에 있지 않더라도 리더를 설득해 미래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현재를 포기해야 하기도 한다.



  리더를 이미 하고 있거나 리더 자리에 오르길 희망하는 구성원이 있다면 <남한산성>의 등장인물들에 몰입해보며 위기 상황 속 리더에 대해 고뇌하는 것을 추천해본다. 가장 좋은 리더의 모습이 무엇인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조직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위기 상황 속에서 최선의 판단을 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함은 결코 부정할 수 없다. 영화 전반을 돌아봤을 때, 인조도 분명히 현명한 판단을 내린 적이 있었고 초반 전투 승리라는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을 볼 수 있다.



  편집장이 생각하는 준비된 리더는 긍정적인 상황만 생각하지 않고, 위기의 상황이나 부정적인 상황이 닥쳐와도, 침착하게 어려운 결단을 내릴 줄 아는 리더다. 개개인이 생각하는 준비된 리더는 다르겠지만, 어려운 결단을 내릴줄 알아야 하는 것이 리더의 덕목 중 하나임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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