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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s common life?
서나연 ㅣ 기사 승인 2023-07-03 11  |  677호 ㅣ 조회수 : 252



서나연 (문창·22)



 요즘 카페를 가면 어디서나 종이 빨대를 사용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이 통하고 있어서 하나둘씩 바뀌어간다고 생각하여 뿌듯한 모습으로 바라봤다. 그런데 어느 날 종이 빨대에도 코팅이 되어 있어서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글을 보고 의구심이 들었다. 과연 사람들의 환경을 생각하는 행동이 지구에게 통하고 있는 걸까?



 요즘 어디에서든 친환경 소비, 제로웨이스트, 비건처럼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의 형태가 행동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마음들은 챌린지가 되고, 유행이 되고, 자랑거리가 되어 사람들에게 널리 전해진다. 어느 순간부터 ‘친환경’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자랑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그런 문화에 탑승한 이들은 제로웨이스트 물건을 소비하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며 지구를 사랑하자고 말한다. 그리고 또 다시 그런 이들을 따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과시적 소비일지라도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는 건 어찌 됐건 지구에게 좋은 영향을 가져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더 깊은 곳을 보지 못한다. 친환경 칫솔을 사면 원래 쓰던 칫솔은 당연히 버려지게 된다. 그리고 그 칫솔은 쓰레기가 되어 지구를 아프게 한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했던 친환경 소비가 오히려 지구를 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한다면 친환경 제품으로 인해 버려지는 쓰레기가 더 늘어나 친환경 제품이 나오기 전보다 더 안 좋은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 진정으로 지구를 생각한 소비가 아닌 인간들의 문화로서의 친환경 소비는 오히려 지구를 더 다치게만 할 뿐이다.



 우리는 이 지구 안에서 수많은 생명체들과 같이 운명하고 있다. 이 지구에서 인간만 남아 살아가기란 절대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공동체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구를 위한다’는 것은 겉치레뿐인 친환경 소비를 하고 친환경 제품을 우후죽순으로 만들어내며 제로웨이스트를 위해 일회용 용기를 버리고 다회용기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다. 이 지구에 발 담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을 생각하며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해 나아가야만 한다.



 기자는 여기서 친환경 소비나 제로웨이스트를 하지 말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그 의도가 ‘인간’을 위해서가 아닌 ‘공동체’를 위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공동체를 위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공동체를 위하는 것일까. 이를 알아내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지구의 중심에 위치한 우리 인간의 평생 숙제일 것이다.



 기후 위기를 마주하면서 우리의 삶과 생존이 지구의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음을 실감했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망가진 지구에서는 가장자리에 있는 존재부터 사라진다. 친환경이란 말은 동물뿐만이 아닌 이 지구에 있는 모든 생명체를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만나보자는 생각에서 비롯된 말일지도 모르겠다. 이는 지구의 중심인 도시에 사는 우리가 가장자리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자 용기다.



 매일을 노력해 살아가기는 벅차다. 그렇지만 일회성 노력일지라도 지구에게는 큰 파동일 거라 믿고 하루를 움직여보는 건 어떨까? 플라스틱이 없는 하루는 오히려 우리에게 더 나은 내일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줄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 지구에서 살고 있음을 잊지 않은 채 좀 더 용기 내고 움직여서 이 지구를 힘껏 아끼고 사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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