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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희생으로 지켜지는 당연함에 느껴야 할 감정
남건우 ㅣ 기사 승인 2023-10-16 16  |  681호 ㅣ 조회수 : 221

남건우(전정·21)



 매년 10월 1일은 국군의 발전을 기념하는 국군의 날로 금년도의 경우 추석 연휴로 인해 9월 26일(화)에 국군의 날 행사가 앞당겨 개최됐다. 매년 국군의 날이 되면 많은 장병들이 화려한 시범을 보이고, 전투기의 곡예비행이 이어지며 사람들의 이목을 이끈다. 많은 사람들뿐 아니라 대통령을 비롯한 군 관련 고위 인사들이 참관하는 만큼 행사에 참여하는 장병들은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 많은 압박을 받는다. 그렇다 보니 국군의 날 행사가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군을 위한 국군의 날이지만 막상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현역 장병들에게는 이렇다 할 혜택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일부 편의점 브랜드에서 국군의 날에 나라사랑카드 결제 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부대 안에 있는 현역 장병들에게 큰 메리트가 되지는 못한다.



 기자의 경우 2021년 1월에 육군으로 입대해 동년 10월에 군인 신분으로 국군의 날을 맞았는데 당시 받은 것이라고는 점심 식사 후식으로 나온 “군인분들의 노고에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로 포장된 마카롱 2개가 끝이었다. 기자가 복무하던 곳은 격오지로, 격오지 특성상 PX의 부재로 인해 소위 ‘황금마차’로 불리는 이동식 PX가 한 달에 2번 정도 오면 몇 주치 분량의 생활용품 및 간식을 사두곤 했다. 마침 이동식 PX가 온 지 시간이 꽤 지난 뒤라 많은 부대원들이 마카롱을 허겁지겁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국군의 날에 부대에 있는 국군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마카롱뿐이라는 것과 대한민국 청춘이 마카롱 몇 개에 감사해하며 좋아하는 환경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짠할 뿐이다.



 혹자는 요즘 군인 혜택도 많고, 월급도 많이 오르지 않았냐며, 자신이 복무할 때는 그런 것도 없었다고 말한다. 최근 우리 국군 장병들의 처우가 많이 개선됐다는 것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문재인 정부의 군 복무 기간 단축, 병사 휴대폰 사용 허가, 윤석열 정부의 병사 월급 대폭 인상 등이 그 근거다. 그러나 군은 불철주야 한 국가의 안보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집단이다. 그러한 군의 특성상 장병들은 민간인 시절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많은 것들이 제한된다. 부대에 있을 때는 평소 즐기던 여가 생활은 고사하고, 자고 싶을 때 잘 수도 없다. 외출·외박 및 휴가를 나와도 주기적으로 상급자에게 자신의 위치를 보고할 의무가 있으며 특이사항 발생 시 상급자의 명령에 따라 부대로 복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렇게 기본적인 자유가 제한된 일상 속에서 장병들은 여러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가령, 기자의 경우 일·이병 때는 주특기 숙달 및 부대 적응에 있어 실수할 때마다 선임들에게 혼나는 것이 무서워 잠에 들기 전 “내일은 조금만 혼나면 좋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잠을 청했고 상·병장 때는 분대를 지휘할 수 있는 분대장 직책을 맡게 돼 분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분대를 대표해 책임을 지는 일이 많아 그 과정에서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전역을 하니 현역 장병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태도를 갖게 됐다. 좋아하는 게임을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공부와 운동을 할 수 있는 것 등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게 했을 당연한 행동들이 군 복무를 해보니 그들이 없었다면 당연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국군은 북한을 비롯한 불특정 다수로부터 우리나라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자유를 제한받으면서 청춘을 희생하고 있다. 그렇기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국군의 날이 아니더라도 가끔씩은 우리를 위해 희생하고 있는 국군 장병들의 노고와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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