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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특별한 새내기를 보내며
기사 승인 2021-02-21 16  |  640호 ㅣ 조회수 : 172

조금 특별한 새내기를 보내며





원도연(문창ㆍ20)



  2020년. 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끝난 그해는 한창 젊음의 열기로만 가득 차야 했던 캠퍼스가 제빛을 제대로 내지 못한 해였고 또 많은 사람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일상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던 원통한 해이기도 했다. 모두가 잠시 멈춰야 했던 시기에, 대학 생활에 있어 ‘꽃’이라고 불리던 새내기 시절을 그저 보내버릴 수밖에 없었던 필자가 과연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그 1년을 보냈는지를, 오늘, 이 글에서 여실히 담아보려 한다.



  바야흐로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던 시기의 나는 그간 말로만 들어왔던 새로운 세상에 관한 기대감과 긴 수험생활 끝 더 좋은 학교에 입학하게 됐다는 기쁨에 빠져있었다. 그에 따라 내 머릿속은, ‘다른 환경 속에 자라온 사람들이 서로를 소개하고 또 알아가는 과정이 얼마나 즐거울까’와 같은 기대와 ‘대학에 입학한 첫해를 앞두고 있던 내게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와 같은 호기심. 그리고 ‘혹시라도 과한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할 텐데’와 같은 소소한 생각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은 1학기 개강 후 몇 달까지 계속 이어졌다. 왜냐하면, 앞서 우리나라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여러 전염병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역시 근 몇 개월 안에, 모든 사태가 정리되어 모든 사람이 본래의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 당시 머릿속에 전제되어있던 기본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대학교에서 앞으로 이뤄질 여러 모임에 대한 참석 여부의 선택권이 다른 무엇도 아닌 참석자 본인에게 주어지리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갈수록 심각해져 가던 상황 속에 미리 계획돼있던 행사들이 불가피하게 취소되면서 결국 좌절되고야 말았다.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서도 마음 한구석엔, 그래도 수업만큼은 학기 중 대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그 역시 집 근처 동네 주민분들의 코로나 감염 소식을 전하는 문자가 가족의 핸드폰에 울리는 빈도가 현저히 늘어감에 따라 그리고 코로나 확산 초기에 우리가 두려워했던 확진자 수보다 적게는 두 배 많게는 수 배가 불어나는 실태에 따라 모두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아니면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 지쳐갔던 탓일까. 결국, 나는 내 앞에 주어져 있던 모든 것들을 방해하고 나를 잠식했던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동안 발버둥을 쳐야만 했다. 그렇게 코로나는 당시의 나를 깊은 어둠으로 끌고 간 것도 모자라, 그간의 시작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그들과 여러 경험을 같이 해보고 또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인간관계를 겪으면서 때론 그들에게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되려 어떤 경우에는 그 상처를 그들과의 관계 혹은 다른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치유하기도 하는, 나의 몫의 지독하고도 아름다운 성장의 기회를 앗아가 버렸다는 생각으로까지 도달하게 했다. 그만큼 당시 코로나가 초래해 온 여러 사태는 내게 심한 스트레스를 주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지금도 그를 인정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를 통해 얻은 게 과연 그게 전부였을까 하고 돌아보면 아무래도 그건 아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전염병 때문에 나는 인생에 있어 한 번뿐인 찬란한 대학 새내기 시절을 주로 집 안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고 때로는 친구를 비롯한 타인과 만남이 수 번 좌절돼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시간 동안 난 자신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또 가족들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이전보다 더욱 친밀한 사이가 될 수 있었다. 게다가 난 작년에 날 가장 힘들게 했던 무기력증을 겪던 때에도 그를 극복하기 위해 이런저런 활동들에 도전해보던 시간을 통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또 할 수 있는지와 결론적으로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방향성 또한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나를 찾는 과정은 결국 내게 전적으로 필요한 과정이었다. 그래서 난 그 깨달음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얻을 수 있게 해준 코로나에 되레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기도 하다. 그렇기에 앞선 여러 생각을 바탕으로 내린 2020년 나의 새내기 시절은, 앞으로 남은 나의 인생에 있어 큰 자양분이 돼준 소중한 나날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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