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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을 추구하는 삶
기사 승인 2022-01-10 14  |  654호 ㅣ 조회수 : 31

쾌락을

추구하는 삶



이창희 (안전·18)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살면서 한 번쯤 들어봤을 이 진부한 질문에 나는 언제나 즐거움이라 답했다. 이 ‘즐거움’이란 표현은 상당히 일차원적이고 즉각적인데, ‘기쁨’과 비슷한 듯하지만 전혀 다르다. 즐거움은 행위에서 얻는 정신적인 만족감을 강조하고, 기쁨은 행위의 결과로 인한 행복이다. 예를 들면 일을 해서 월급을 받는 것은 기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즐거운 것이라 할 수는 없다. 친구들과 놀게 돼 기쁠 수는 있지만 노는 행위는 기쁜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보면 기쁨은 미래지향적인 부분이 있지만 즐거움은 그 순간에 한한다.



  기쁨을 추구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겠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즐거움에 목맨다. 물론 매 순간 즐거울 수는 없겠지만, 즐겁지 않으면 이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사람마다 즐겁다고 느끼는 순간이 다르겠지만 나와 비슷한, 혹은 이 글에 흥미가 생기는 사람들을 위해 즐거움을 추구하는 방법을 나누려 한다.



  첫 번째로 즐겁지 않은 상황 속에서의 즐거움 추구이다. ‘긍정적’이라는 단어로 표현 가능하며,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즐거움은 마음속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데, 힘들거나 지루한 상황을 그 자체로 즐기기는 어렵겠지만 그 속에서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는 자그마한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다. 공부가 힘들다면 스스로 문항을 출제해 자문자답하는 데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고, 걷는 것이 지루하다면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서, 나무나 건물 혹은 가로등에서 재미를 찾아내는 식이다. 이러한 과정이 익숙해지면 어느덧 일상생활에서 계속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하고 즐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며 소위 ‘긍정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적절한 일탈과 시도이다. 일탈, 즉 세상의 보편성이나 관념을 거스르는 일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쾌감을 준다. 자신이 특별한 존재가 됐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회가 정해놓은 법과 규율을 어겨서는 안 되겠지만 일탈이 불러올 일에 대한 수습과 대가를 겸허히 받아들일 각오를 한다면 적절한 일탈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즐거움을 부른다. 사람들이 보통 하지 않을 것 같은 시도를 하는 것 역시 즐겁다. 시도로 만들어진 상황이 그리 재미있지 않더라도 그런 시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부터 즐겁다. 일탈과 시도 모두 기본적으로 “너희들은 못 하지?”라는 심리가 깔려있다. 사람은 성숙해질수록 일탈을 피하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 있는 허영심은 일탈을 했을 때의 쾌감을 배로 만든다.



  ‘Serendipity’라는 단어는 ‘뜻밖의 재미’를 의미한다. 우연한 상황 속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인데 이런 상황이 종종 있기에 구구절절하게 설명하기 싫어서 누군가 한 단어를 만든 것이 아닐까? 뜻밖의 즐거움은 뜻밖에 일어나기 때문에 발생 빈도가 적고, 또한 알아차리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아마도 우리는 즐거움의 99퍼센트를 놓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뜻이라면 뜻밖의 즐거움은 우리의 소관 밖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소중한 즐거움이라 할 수 있겠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당장 추구할 수 있는 즐거움을 포기해야 할 상황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존재한다. 미래와 즐거움 중 후자를 고르는 사람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즐거움을 위해 산다고 말하는 나를 속 편한 소리하는 사람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저 즐겁지 않은 일에서 즐거움을 기어코 찾아내고 일탈을 적절히 활용하며, 새로운 시도를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을 뿐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꽤 즐거웠으니 읽는 것 역시 당신에게 작은 즐거움의 요소가 됐으면 하며 같은 질문으로 글을 마친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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