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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음주 문화
권민주, 윤태훈, 장수연 ㅣ 기사 승인 2021-03-28 14  |  643호 ㅣ 조회수 : 49



▲ 편의점에 즐비한 국내 수제맥주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집에서 마시는 ‘홈술’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Z세대들의 소비 취향과 맞물려 주류 문화 시장은 크나큰 변화가 있었다. 집에서 마셔도 개성 있게 마시는 것을 즐기는 ‘요즘 애들’의 홈술 트렌드를 알아보자.



  홈술족 증가와 함께 도수가 낮은 술이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레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천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이색 상품인 ‘굿즈 맥주’의 흥행으로 전체 시장의 규모도 덩달아 커졌다. ‘곰표 밀맥주’는 출시 3일 만에 10만 개가 팔리는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세븐일레븐’이 골뱅이 가공캔 업체인 ‘유동골뱅이’와 손잡고 제작한 ‘유동 골뱅이 맥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렇듯 밀가루, 골뱅이 등 맥주와는 무관한 제품의 제조사와 협업하는 특이한 수제맥주는 Z세대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웰빙 트렌드와 가볍게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막걸리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막걸리는 이미 가성비 술, 마시면 머리 아픈 ‘아재 술’이라는 이미지를 벗은 지 오래다. 막걸리 업체들은 최근 소비 트렌드에 맞춰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등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면서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켰다. ‘지평 주조’는 일반 막걸리보다 탄산을 강화해 청량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파클링 막걸리 ‘지평 이랑이랑’을 선보였다. ‘국순당’은 350㎖ 캔 용기에 담은 막걸리를 출시했다. 이렇게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막걸리 제품의 출시에 힘입어 Z세대들은 선호주류로 막걸리를 선택하기도 한다.



  홈술의 끝판왕은 직접 술을 만들어 먹는 것이다. 혼자서 혹은 친구들과 함께 칵테일을 만들어 마시는 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칵테일은 다양한 레시피로 남녀 모두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음료수를 이용한 무알코올 칵테일, 위스키나 보드카를 이용한 칵테일 등 레시피가 셀 수 없이 많다.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홈메이드용 레시피는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칵테일을 설명하고 있다. 편의점 제품을 이용한 대표적인 레시피는 토닉워터, 슈웹스, 소주 등을 섞어 만든 ‘레몬 토닉’과 메로나, 사이다, 소주를 이용한 ‘메로나 크림 소다’, 블루레몬에이드, 밀키스, 소주를 섞어 만든 ‘블루 하와이’등이 있다. 소주의 비율에 따라 칵테일의 맛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 기자가 직접 만들어본 칵테일



  ‘하이볼’을 만드는 레시피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하이볼은 칵테일 종류의 하나로 위스키나 브랜디에 탄산수와 얼음을 넣고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소비자들이 낮은 도수 술을 선호하면서 위스키 대신 소주와 섞어 마시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처럼 소주와 탄산음료를 섞어 마시는 새로운 하이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소주에 토닉워터를 타 마시는 ‘소토닉’이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한 것이다. 토닉워터는 셀프 칵테일 만들기에서 필수인 음료다. 토닉워터는 레몬, 라임 등 과피의 진액에 당분을 배합한 음료로 기호에 맞게 다양한 술과 음료를 넣어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점유율의 90%에 달하는 진로 토닉워터의 판매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됐던 9월 한 달간은 49%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소토닉의 레시피도 다양하다. 기본 소토닉은 참이슬과 토닉워터를 1:1 비율로 섞어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칵테일이다. 이외에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소토닉 레시피가 있다. 배맛 아이스크림과 참이슬, 토닉워터를 각각 1:1:1의 비율로 섞으면 ‘배이슬주’가 완성된다. 홈메이드 칵테일을 위해 출시된 다양한 제품도 있다. 집에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칵테일 제조용으로 출시된 믹싱주 ‘초정토닉워터’가 있다. 레몬버터향을 첨가해 과일의 풍미를 더한 것이 특징으로 초정토닉워터와 소주를 넣으면 소토닉, 위스키와 레몬즙을 섞으면 하이볼 등 다양한 칵테일을 제조할 수 있다. 그리고 ‘처음처럼 플렉스’와 ‘마스터 토닉워터’를 1대2 비율로 섞으면 완성되는 ‘플레토닉’ 레시피도 있다.



코로나 전과 후, 술 게임의 변신!



▲손병호게임을하는모습/출처:연고티비



  Z세대의 음주문화에서 술 게임은 빠질 수 없는 문화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의 모습은 어떠한가. 술 게임은 커녕 거리에서 사람들도 보기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술 게임 문화를 회상해보자.



  술 게임이라고 하면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코로나-19 이전 술자리에서 자주 하던 게임인 ▲지하철 게임 ▲배스킨라빈스31 게임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장 먼저 지하철 게임은 시작하기 전 아무나 한 사람이 지하철 호선들 중에서 한 가지 호선을 외치며 시작하면 된다. 예를 들어 “2호선!”이라고 말을 했다면 해당 호선의 역을 하나씩 말하면 된다. 만약 해당 호선에 있는 역의 이름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벌칙을 수행해야 한다.



  다음으로 배스킨라빈스 31게임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게임은 굉장히 간단한데, 한 명씩 돌아가면서 1부터 31이 되기까지 숫자를 부르면 된다. 한 사람당 최대 3개까지 숫자를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숫자를 부르다가 마지막 숫자인 ‘31’을 외치게 된다면, 그 사람이 벌칙을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술 게임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코로나-19 발생 후 유행하는 비대면 술 게임에는 ▲Zoom을 활용한 캐치마인드 ▲외래어 금지 게임 ▲과일 이름 말하기 게임 등이 있다.



  우선 Zoom을 활용한 캐치마인드는 Zoom의 화면 공유 기능과 컴퓨터의 그림판 기능을 활용해 진행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의 진행방식은 기존 캐치마인드와 동일하다. 게임 방법은 팀전과 개인전이 있다. 각 플레이어를 정해 돌아가면서 자신이 생각한 퀴즈를 그림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표현된 그림을 보며 그 그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답을 맞추는 것이다. 이 캐치마인드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있었던 게임이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하며 컴퓨터의 그림판과 Zoom의 화면공유 기능을 사용해 진행할 수 있는 게임으로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다음으로 외래어 금지 게임이 있다. 이 게임도 앞서 설명한 캐치마인드처럼 코로나-19 상황 이전에도 있었으나, 코로나-19 발생 후 Zoom을 활용해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성행 중이다. 게임 방법은 서로 말을 주고받을 때 외래어를 사용하면 벌칙주를 마셔야 한다. 그리고 게임 참여자들은 벌칙주를 피하기 위해 상대가 외래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해야 한다. 만약 외래어를 사용한다면 벌칙주를 마시거나 혹은 게임 참여자들이 지정해주는 벌칙을 수행해야 한다.



  덧붙여 Zoom에서 진행되는 게임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게임 기능을 탑재한 화상 서비스도 비대면 술자리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룹 영상통화 앱 ‘웨이브(WAVE)’는 오프라인에서 즐기던 이상형 월드컵, 방 탈출, 마피아 게임을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성호 웨이브코퍼레이션 대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월별 신규 가입 추세가 2배가량 증가했다”라며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는 일 평균 신규 가입자가 5,000명 이상 늘었고, 평균 이용시간도 약 30% 증가했을 정도다”라고 밝혔다. 기존 대면 술 게임은 다른 사람들에게 술을 먹이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코로나-19 발생 후 비대면 술 게임이 술을 마시는 것보단 놀이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제는 랜선 술 모임



▲ 기자들이 Zoom으로 직접 체험해본 랜선 술자리



  Z세대, 특히 20대 대학생들에게 ‘술자리’는 빠질 수 없는 생활 필수 영역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가 시작되면서 일상으로 자리 잡은 사회적 거리 두 기, 그리고 현재는 밤 10시의 영업 제한 시간으로 인해 대면 술자리는 먼 이야기가 됐다.



  그렇지만 대면이 불가능하다고 Z세대의 술자리 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기술들을 익히는 것만은 자신 있는 우리 Z세대에게 ‘Zoom’이라는 최신 비대면 기자재가 있지 않은가.



  대면 술자리의 분위기, Zoom을 통해서도 충분 히 가능하다. 비대면 화상으로 만나는 모임이기 때 문에 대면으로 만났을 때 느꼈던 생생함을 완전히 구현할 수는 없겠지만 오직 Zoom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Z세대는 이러한 Zoom의 특성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하고 적용하며 랜선 술자리 를 더욱 즐겁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재미있는 랜 선 술자리를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Zoom의 다양한 기능들을 이용해 보자. 가 장 대표적인 기능으로 가상 배경 및 비디오 필터, 스 튜디오 효과 설정이 있다. 가상 배경을 이용하면 다 양한 컨셉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바닷가 로 바캉스를 떠난 컨셉, 우주여행 컨셉, 오로라를 배경으로 한 컨셉 등 Zoom에 옵션으로 있는 가상 배경뿐만 아니라 내가 소장한 사진이나 비디오로 가상배경을 직접 설정할 수도 있다. 거기에 ‘스노우 (SNOW)’ 필터 못지않게 흥미로운 필터들과 눈썹, 콧수염 및 수염, 입술 등의 설정으로 각종 우스꽝스 러운 모습들을 연출하며 술자리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Zoom의 채팅 기능을 이용한 술 게임도 가능하 다. Zoom은 화상 회의뿐 아니라 채팅, 표정 보내기 등의 의사전달이 가능한 매체이다. 이런 Zoom의 장점으로 인해 비대면 상황 속에서도 게임 참여자 들이 같은 공간에 있지 않더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주고받는 게임이 가능해졌다. 이를 활용해 할 수 있 는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귓속말 게임이 있다. 귓속 말 게임은 질문자가 Zoom의 개인 디엠 보내기 기 능을 이용해 한 사람에게 질문 하면(ex. 첫인상이 가장 별로였던 사람은?) 그 사람은 질문에 맞는 누 군가를 지목해야 한다. 만약 지목당한 사람이 질문 의 내용을 알고 싶다면 술을 마셔야 하는 것이 이 게 임의 규칙이다.



  이 밖에도 누군가와 개인적으로 할 말이 있다면 따로 나가서 이야기하거나 귓속말을 해야 했던 대 면 술자리와 달리 Zoom의 개인 디엠 기능을 통해 더 편리한 대화가 가능해졌다. 또 Zoom의 채팅 기 능으로 시끄러운 대면 술자리처럼 자신의 말이 무 시될 걱정도 덜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랜선 술 모임으로 집에서 술을 마시게 되면서 독특하고 다채로운 만남이 가능해 졌다. 대면 술자리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었던 것 들을 랜선에서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예를 들 면 자신의 반려동물과 함께 술자리에 합석하거나, 다 같이 독특한 의상 코드를 정해서 만난다 하는 것들 말이다. 또는 화면에 보이는 자신의 배경을 여러 장식으로 꾸밀 수도 있다. 여기에 덤으로 위 에서도 언급했던 독특한 개성의 홈술 전용 술과 함 께, 각자 먹고 싶은 안주들을 준비하고 컴퓨터 화 면 앞에 모이면 마치 집에서 모두 모여 파티를 즐 기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덧붙여 서로 준비 한 술과 의상, 갖가지 소품 등을 구경하며 랜선 집 들이를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론 Z세대에겐 Zoom과 같은 화상 채팅 프로그 램을 통한 랜선 술자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는 인스타그램의 라이브 방송, 줄여서 ‘라방’을 통해 술자리를 함께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라방은 SNS 인스타그램을 사용해 실시간으로 언제 어디서든 킬 수 있다.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Zoom과 달리, 라 방은 호스트가 방송을 이끌어 가고 시청자들은 댓 글로 참여가 가능하다. 술 자리의 분위기를 주도하 고 싶다면 라방을 이용하는 것은 어떨까? 이제는 연 예인이 아닌 일반인들도 라방을 통해 사람들과 의 사소통하며 혼술이 더 이상 심심하지 않게 됐다.



  우리의 일상 속 모든 것들이 비대면으로 바뀌면 서 우리의 술 문화 역시 랜선 위주, 홈술 위주로 대 체되고 있다. 최근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는 랜선 술 모임은 한 때 술집에서 가졌던 술 모임만큼 왁자지 껄한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없긴 하지만, 시공간 의 제약이 없는 랜선 만남의 특징 덕분에 과거의 술 자리와는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어떤 이는 집에서의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술자리가 더 편안하고 자유로워 진 것 같다고 한다. 또 친구들과 집에서 오순도순 모 여 가졌던 가벼운 술자리가 생각나기도 한다. 무엇 보다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고 컴퓨터나 휴대폰만 키면 바로 술자리가 만들어지는 편리함이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과거의 술 모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진행되 긴 하지만 결국 만남과 친목이라는 술자리의 목적 에는 크게 어긋나지 않은 것 같다. 대면 술자리의 대 체안으로 탄생했던 랜선 술 모임이지만, 집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이들에게 숨막혔 던 일상 속 자그마한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언젠가 코로나-19의 상황이 나아지고 모두가 밖으로 나 와 만날 수 있는 날이 오더라도 랜선 술 모임은 새로 운 만남의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는 우리가 당연하듯 누려왔던 일상을 앗아갔지만, 한 편으로는 언택트 시대를 활성화하 며 새로운 문화를 우리에게 가져다줬다. 어쩌면 전 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코로나 시 대가 지나고 난 후 기다리고 있을 또 다른 미래를 희 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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