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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
노승환 ㅣ 기사 승인 2022-03-21 11  |  657호 ㅣ 조회수 : 498

  인간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



  자신에게 닥쳐올 미래를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에 인간은 여러 가지 점복학을 통해 미래를 점치려고 했다. ▲풍수지리 ▲관상학 ▲점성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주 역시 이와 비슷한 점복학으로써 현대사회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다. 자신에게 닥쳐올 일과 한해의 운 등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어 남녀노소 불문 인기가 많고, 젊은 사람 중에서도 사주를 공부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다. 사주가 무엇인지, 또 원리는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자.



  불안한 미래를

  위로하는 힐링 콘텐츠



  사주라 하면 장년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계속되는 취업난 등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MZ세대 역시 선천•후천운을 점치는 사주명리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업계 종사자도 늘고 있다. 운세 콘텐츠 위주로 활동하는 유튜버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전통적으로 사주는 역술인 등이 철학관이나 사주집에서 대면으로 점치는 것이었으나 최근에는 AI 기반 사주 어플리케이션도 많이 등장하고 있고 전화 통화로 사주를 봐주는 등 비대면 방식의 사주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사주 어플리케이션의 경우 직접 방문할 필요가 없고 돈을 내지 않고도 간편하게 사주를 볼 수 있어 MZ세대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AI 기반 사주 어플리케이션으로 ‘헬로우봇’을 꼽을 수 있다. 헬로우봇은 AI의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동식물을 형상화한 캐릭터인 챗봇을 모아놓은 서비스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채팅을 통해 운세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애(라마마) ▲성격•심리 분석(바비) ▲사주(판밍밍) 등 챗봇들이 맡은 고유한 전문 영역에 따라 고민을 상담 받을 수 있어 MZ세대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단순히 사주를 보는 것뿐만이 아닌 사주에 관심을 갖고 직접 배워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 역시 늘고 있다. 인기 강의 플랫폼 클래스 101을 비롯해 여러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서는 자신이 사업을 해도 될지 여부를 배울 수 있는 이른바 ‘비즈니스 사주’ 등 여러 구체적 상황을 타깃으로 삼고 사주 풀이를 교육하는 강의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천국이 시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MZ세대 10명 중 9명이 ‘운세를 본 적 있다’고 답했다. 운세를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막연한 호기심 (42.7%) ▲미래가 불안해 위안을 얻기 위해 (22.9%) ▲스트레스와 고민을 덜기 위해 (13.2%) 등으로 나타났다. 사주는 단순하게 내 운명을 알 수 있다는 재미를 주는 콘텐츠임과 동시에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해하는 MZ세대에게 본인의 미래에 대해 말해주는 일종의 힐링 콘텐츠이기도 한 것이다.



  인간의 운명을

  볼 수 있는 학문





  사람의 한평생 운수를 일컫는 사주는 흔히 사주팔자(四柱八字)라고 말하지만 좀 더 정확히는 ‘사주명리(四柱命理)’라고 할 수 있다. 흔히들 사주팔자라고 부르는 명리학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당나라의 이허중과 송나라의 서자평이 만든 것이라 한다. 당나라의 이허중은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에서 인간의 운명은 태어난 년, 월, 일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하면서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사주팔자를 분석했다. 서자평은 사람의 운명을 결정해 주는 것은 년, 월, 일에 태어난 시까지 넣어 네 기둥, 즉 사주를 만들었고, 태어난 일을 기준으로 사주팔자를 분석했다.



  사주팔자는 성별과 생년월일시를 음과 양, 그리고 오행(木火土金水)으로 변환해서 각종 운명을 들여다본다. 사주팔자에서 사주는 말 그대로 네 개의 기둥을 의미하고 팔자는 천간과 지지로 구성되는 여덟 글자를 의미한다. 이 여덟 글자가 모여서 네 개의 기둥을 이룬다고 해서 사주팔자라고 하는 것이다. 네 개의 기둥은 각각이 ▲연 ▲월 ▲일 ▲시를 의미한다.



  연주는 한평생의 운명을 나타내며 보통 초년 운으로 삼는다. 그리고 조상이나 부모 및 웃사람과의 대인관계를 상징한다. 월주는 성년 이후의 운수를 나타내며 부모•형제자매 및 동료 간의 관계를 상징한다. 일주는 청년 시기의 운수를 나타내며 결혼과 배우자 등 일신상의 운명을 상징한다. 또한 자기 자신(특히 성격)을 대부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주는 유년과 노년의 운수를 나타내며 ▲재물 ▲건강 ▲자손 ▲아랫사람과의 관계를 상징한다. 여기까지 했으면 사주가 다 세워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해석하는 단계에 들어간다. 사주의 해석은 굉장히 복잡하고 다양한데, 역술인마다 어떤 방법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사주를 보는 곳마다 해석이 달라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사주, 직접 체험해봤다



▲사주카페 내부 모습



  기자는 직접 사주를 체험해보기 위해 사주 보는 곳이 많은 대학가로 향했다. 여러 사주카페와 역술인들을 찾아봤는데 보통은 사주와 함께 타로도 같이 보는 곳이 많았다. 그중에서 한 사주카페를 예약하고 찾아갔다. 가격대의 경우 20대는 2만원, 30대는 3만원에 사주를 봐줬고 음료도 같이 판매했다. 먼저 생년월일시를 말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사주팔자를 작성했다. 작성한 사주팔자를 바탕으로 기본적으로 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살아온 배경은 어떤지를 먼저 말해줬는데 신기하게도 얼추 들어맞았다.



  그 다음엔 팔자를 어떻게 타고났는지에 대해서 설명해줬다. 예를 들어 역마살을 타고나서 한곳에 정착하기보단 여러 군데를 전전하게 될 것이라는 식이다. 그 이후엔 대운을 봤는데 어떤 연도가 운이 좋고 어떤 연도가 운이 나쁜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외에도 ▲관운 ▲연애운 ▲건강 등에 대해서 다양한 부문에서 사주를 바탕으로 조언을 해줬다. 기본적으로 모든 사주 풀이가 끝난 뒤에는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들을 질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올해 하려던 게 있는데 하면 괜찮은가 등의 질문을 했는데 이것 역시 사주팔자를 바탕으로 조언을 해줬다.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점들도 다 물어보고 나니 연락처를 주면서 후에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연락을 주라며 사주 풀이를 마쳤다.



  사주를 보면서 가장 재밌었던 점은 나 자신의 성향이나 가치관을 생판 모르는 사람이 나에 대해 알고 있단 점이었다. 그것은 공감을 자아내게 되고 점점 사주에 몰입하게 했다.



물론 모든 해석이 다 맞는 건 아니었지만 충분히 많은 부분이 공감됐고 해석이 일리가 있었다. 무엇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조언을 해주니 안심이 되는 게 제일 좋았던 부분이었다. 왜 MZ세대가 힐링 콘텐츠로 사주를 보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핸드폰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사주 어플리케이션 역시 사용해봤다. 직접 사주를 보는 것만큼 디테일한 부분은 떨어지지만 직접 사주를 본 것과 비교해 해석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물론 다 똑같진 않았다. 재밌는 점은 어플리케이션마다 사주 풀이에 대한 해석이 달랐다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사주의 해석은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어플리케이션마다 설정한 사주 풀이에 대한 알고리즘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사주 어플리케이션의 장점은 생년월일시만 입력하면 간편하게 결과가 나오고 값이 싸거나 무료라는 점에서 편의성과 가성비가 있었다는 점이다. 다만 어플리케이션이 한정한 질문에 대해 검사를 하는 것이다 보니 내가 궁금한 부분을 모두 확인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일부 어플리케이션의 경우 매일 무료콘텐츠가 달라져 매일매일 색다른 주제에 대한 사주 풀이를 제공했다.



  사주팔자는 배경일 뿐



  그렇다면 사주팔자,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일부 사주 전문가들은 사주명리학은 통계학이라고 강조한다. 그들은 사주명리학이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학자들이 실증을 통해 만들어낸 통계적인 학문이라고 주장한다. 즉 데이터를 축적해 귀납적으로 세상을 유추하는 통계학적 학문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같은 사주를 가지고 있어도 완전히 다른 삶을 사는 경우는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사주명리학에 따르면 인간의 사주팔자 유형은 103만 8,600여 개에 이르는데, 이 많은 경우의 수를 두고 인간의 복잡다단한 인생사를 통계학처럼 표본을 추출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는 힘들다.



  사주팔자는 과학적인 근거와 검증 절차가 전무하다. 그리고 옛날에 정립된 것이다 보니 현대사회와 맞지 않는 해석들이 존재한다. 물론 현대에 들어서면서 사주를 해석하는 방법도 바뀌고 있지만 끼워 맞추기식인 것도 비일비재하다. 현침살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원래는 남의 집 삯 바느질을 할 운명으로 해석했으나 현대서는 이 살이 들면 의사가 된다고 해석한다. 또한 사주의 해석이 워낙 복잡하다 보니 일 년의 운세인 세운에 대해선 사주만으로 부족하다면서 다른 점복학을 같이 참고하는 경우도 있다.



  사주명리학에 따르면 사람의 사주팔자는 절대 변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나쁜 팔자를 가진 사람은 다 불행하고 좋은 팔자를 가진 사람은 다 행복할까? 그것은 절대 아니다. 사주팔자가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명리학자들 역시 자신의 노력에 따라 인생이 바뀐다고 하지 사람의 사주팔자가 인생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주팔자는 그 사람이 가지고 태어난 배경일 뿐이고 사주명리학은 그 배경을 바탕으로 어떤 부분을 조심해야 하고 어떤 부분을 활용해야 하는지 조언만 해줄 뿐이다. 그 배경 안에 무엇을 그릴지는 본인의 몫이며 본인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사주를 맹신하는 사람 중 심각한 경우 모든 것을 운세 탓으로 돌리고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것이 심해지면 운명 주의자가 된 채 노력을 하지 않거나 운세 풀이에 중독돼 주도적인 판단을 해치게 된다. 자신의 팔자가 나쁘다고 자포자기하고 자신의 팔자가 좋다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그 어떤 명리학자들도 동의하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클레안테스는 “운명은 뜻이 있는 자를 안내하고 뜻이 없는 자를 질질 끌고 다닌다”라고 했다. 사주는 재미로 보는 것이지 사주 자체를 맹신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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