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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들의 과거를 들여다보다, 서울생활사박물관
이준석 ㅣ 기사 승인 2024-09-10 10  |  694호 ㅣ 조회수 : 58

우리나라의 현대사는 100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광복을 맞이했으나 얼마 가지 않아 한국전쟁으로 큰 상처를 입었고 그 아픔을 딛고 빠르게 성장하며 선진국으로의 발전을 이뤄냈다. 그 중심에는 수도 서울이 있다. 광복 이후부터 지금까지 서울은 많은 것이 변했고 그 속에서 서울 시민들의 일상 또한 큰 변화를 겪었다. 태릉입구역 근처에 위치한 서울생활사박물관은 해방 이후 서울 사람들의 일상을 교육·주택·생업·문화 등의 주제로 나눠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 주는 유물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서울, 국가발전의

중심이 되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의 많은 도시가 황폐화됐고 서울도 예외는 아니었다. 서울생활사박물관 1층은 ‘서울풍경’이라는 주제로,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됐던 서울이 세계적인 도시가 되기까지의 변화 과정과 그 속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1층 전시장을 들어가면 1950년대 한국전쟁의 영향으로 부서진 충무로의 건물 사진, 우유 배급을 받으러 온 서울 아이들의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사진에 대한 설명을 읽지 않아도 사진 속 사람들이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힘든 상황에 놓여있던 서울 시민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바로 옆에는 1960년대 이후 주상복합아파트인 세운상가가 공사 중인 사진, 금화아파트 근처 주택이 개발된 현장사진, 그 속에서 서울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1960년대 이후 서울은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는데 불량주택들이 철거되고 고층빌딩과 아파트가 건설되기 시작했다. 여의도와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여러 곳이 개발되기 시작했고 도로와 교량이 지어지며 빠른 발전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사진속의 주택이 빽빽이 들어선 모습과 평화로운 사람들의 분위기가 한국전쟁 직후와 대비되며 보여졌다.



서울에는 인구 증가와 함께 많은 산업 개발이 이뤄졌고 자연스럽게 소비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여러 광고 포스터와 상품들이 만들어졌다. 그 시기의 감기약 포스터, 1963년 10원이던 삼양라면 등이 전시돼있어 그 무렵 서울의 거리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그 외에도 계절과 시간별로 보이는 서울의 풍경 변화 영상이 재생되고 있어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서울에서

성장하는 젊은이들



서울은 해방 이후 유입 인구가 꾸준히 증가해 폭발적인 인구 증가가 일어났다. 1950년대 백만 명대에서 1970년 5백만 명, 1980년대 8백만 명 이상의 인구가 서울에 모이게 됐다. 2층 전시관으로 들어가면 1944년과 1995년 인구 모형이 있어 시간에 따른 인구밀도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었다. 두 인구모형이 붙어있어 한눈에 비교가 가능해 극적인 변화를 알아볼 수 있다.





 



전시관을 따라 들어가면 그 시기의 상경 인구 증가를 보여주는 전시물들을 볼 수 있다. 시골에서 상경해 출세욕에 빠져 파국을 맞는 내용의 영화 <욕망>의 대본, 1969년 발매된 상경 후 느끼는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담은 노래의 작곡집이 전시되고 있다. 당시 서울로 모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2층 전시관 앞쪽의 내용이 서울에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 과정이었다면 중앙에는 그 사람들이 가정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혼수품과 결혼식, 신혼여행 장소의 변화를 그 무렵의 사진과 함께 비교하며 확인할 수 있다. 내부로 더 들어가면 20세기 시대극 드라마에서 본 듯한 옛스러운 장난감들이 눈길을 끌었다. 로보트태권브이부터 뱀 주사위 놀이판, 만화잡지 등이 진열돼있어 과거의 동심을 일부분 느낄 수 있다.



박물관의 재미를

더하는 기획 전시



4층 기획전시실에는 ‘서울의 젊은이와 대중가요’라는 제목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이곳에는 관람객들이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는 연출로 매력을 더했다. 특히, 과거 다방의 모습을 재현한 ‘은하수 다방’이 눈길을 끌었다. 책장을 배경으로 다방의 분위기를 재현했고 시럽의 종류를 고르면 분위기에 맞는 클래식 음악을 들리게 해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시간별로 구성한 전시물들의 배치도 몰입감을 높였다. 초반 1930년대 유성기로 시작된 가요 문화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현재의 K-pop이 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보기 좋게 안내해 준다.





 



서울생활사박물관에서는 1년에 두 번씩 주제를 정해 기획전시를 진행한다. 상반기는 일반 시민들이 친근하게 여기는 주제로, 하반기에는 서울생활사조사연구 결과에 따른 주제로 진행하게 된다. 이번 기획전시는 9월 22일(일)까지 진행되고, 다음 전시는 11월에 서울 시민의 결혼문화를 주제로 구성될 예정이다.



모든 세대가 즐기는

박물관을 위해



서울생활사박물관은 현재 어린이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 동반 가족들은 법정 공간을 체험하는 ‘법정이야기를 담은 박물관’에 참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동네를 탐험하고 오감 체험을 할 수 있는 어린이 체험실 ‘옴팡’을 운영해 어린이들에게도 딱딱하지 않게 다가가고 있다. 이처럼 서울생활사박물관은 나이와 관계없이 흥미롭게 관람할수 있는 문화시설로 거듭나고 있다. 이샛별 학예연구사는 “서울생활사박물관에는 국보급 유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 시민들이 사용했던 일상적인 물건들과 그 이야기들이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린이와 보호자 그리고 조부모님까지 3대가 와서 친근하게 즐길 수 있는 소소하지만 재밌는 박물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기자 hng458@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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