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수입 105만원, 예술인의
냉혹한 현실
예술인들은 늘 춥고 배고프다는 말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6년 발표한 ‘전국적 규모의 첫 번째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예술인 가구의 총수입은 평균 4,683만원을 기록하며 국민 가구 소득 평균 4,767만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예술인 개인이 예술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연수입은 평균 1,255만 원으로 월 105만원에 불과했다. 예술 활동만으로는 여전히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냉혹한 현실이다.▲ 문화살롱 5120 입구 사진
‘문화살롱 5120’,
청년 예술인을 위한 열린 공간
청년 예술인을 돕기 위해 노원구에 설립된 특별한 문화공간이 있다. 우리대학 정문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자리한 ‘문화살롱 5120’이다. 이곳은 청년 예술인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설계됐다. 매달 청년 예술인들의 전시회가 열리고 음악 감상회, 작가와의 만남, 읽기 모임 등 다채로운 구성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진행되는 전시와 프로그램이 매번 달라지므로 최신 소식은 문화살롱 5120의 홈페이지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9월 25일(수), 문화살롱 5120을 찾아갔다. 언뜻 보면 일반 오피스텔처럼 생긴 건물이라 외형으로는 문화시설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에 ‘문화살롱’이라고 적힌 글귀가 방문객을 반기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텅 빈 작은 공간이 나타났다. 방문 당시는 진행 중인 전시가 없어 빈 공간으로 남아있던 것이다. 작은 공간이지만 작품들을 전시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곧이어 직원에게 전시 기간에 맞춰 방문하면 무료로 자유롭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전시 기간이 아니라 직접 관람할 수 없어서 문화살롱 5120 측에 인터뷰를 요청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Q. 문화살롱 5120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린다.
A. 문화살롱 5120은 청년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지원, 육성하기 위해 노원구에서 진행하는 문화 예술 청년 지원 사업의 이름이자 문화 예술 공간입니다. 예술과 문화를 통해 지역 주민과 소통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나눌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Q. 청년 예술인 발굴 및 지원, 육성을 위해 운영 중인 시설이라고 했는데, 현재 진행 중인 지원 사업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A. 문화살롱 5120에서는 청년 예술가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년 열리는 전시 공모전 ‘공유 시선’은 신진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의 형태로 기획해 보고 선보이는 전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문학 지망생을 위해 웹진 ‘놀’을 운영해 제1회 공모전이 지난가을 개최됐으며 선정된 2편의 시와 1편의 소설이 1월에 발간된 창간호에 실렸습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특강과 워크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신간 북토크나 ‘호장품’ 프로그램을 비롯해 미술 비평가를 초대해 미술 작가를 위한 작가 노트 쓰기 워크숍도 진행했습니다. 현재는 퍼포먼스 예술가와 함께하는 퍼포먼스 워크숍도 진행 중입니다. 공연 부문에서는 참신한 음악가들의 시도를 알리고자 해금 연주가와 전자음악 프로듀서가 함께하는 공연 ‘해금, 노마드’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전시 공모 선정 작가 프리뷰전 ‘공유 시선 共有視線 (The Age’s Glance)’이 진행되고 있다.
Q. 문화살롱 5120을 운영하며 전시나 프로그램 진행에 어려움이 있던 적은 없는지?
A. 운영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작년 6월에 개관하다 보니 아직 많은 학생들이 문화살롱 5120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홍보 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며, 학생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더욱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 운영된 전시, 프로그램 중 학우들에게 가장 추천할 만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A. 학생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매년 진행하는 전시 공모전 ‘공유 시선’입니다. 이 전시 공모전은 신진 예술가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시민들에게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합니다. 특히, 지난 전시 공모전에서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학생들도 선정돼 직접 참여한 적 있으니 전시를 원하는 다양한 분야의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또한, 10월 29일(화)부터 11월 3일(일)에는 3회를 맞이한 노원 청년축제와 LOLOLO 아트페어와 함께 현대예술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축제의 장을 통해 더욱 많은 분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노들섬의 재탄생
문화살롱 5120과 비슷한 사례로 용산구와 동작구 사이 한강대교 중앙에 위치한 노들섬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며 지역사회의 문화적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한강 개발사업으로 인해 긴 시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노들섬을 시민들의 쉼터로 되돌리기 위해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됐다. 현재 노들섬은 음악, 책, 예술 등을 통해 시민들이 문화와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노들섬이 자연적인 지역의 특색을 살려 도시재생과 문화적 소통의 공간으로 변모했듯이 문화살롱 5120도 청년 예술인에게 전시와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며 노원구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문화살롱 5120은 청년 예술인에게 작품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신진 작가들의 예술을 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청년 예술인과 주민을 연결하는 소통의 장 역할을 하며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작지만 큰 울림을 주는 숨겨진 예술 공간
대형 전시관과는 달리 작지만 깊이 있는 감동을 선사하는 문화살롱 5120은 노원구에 숨겨진 비밀 공간처럼 자리 잡아 있다. 인기 있고 유명한 전시를 관람하는 것도 좋지만, 이곳에서만 관람할 수 있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은 또 다른 감동을 전해준다. 우연히 마주친 작품이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 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여유가 생긴다면 등하굣길에 문화살롱 5120을 방문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 ‘해금, 노마드’ 공연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