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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웃을 일 없는 세상에서 웃음 짓기
김영서 ㅣ 기사 승인 2020-08-31 21  |  633호 ㅣ 조회수 : 276

  요즘 뉴스를 보면 좀처럼 기분 좋은 소식이 없다. 긴 장마가 끝나더니 잠시 잠잠해지는 것처럼 보였던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다시 격상되면서 온·오프라인으로 병행하기로 예정됐던 수업들도 일단 2주간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된다. 오랜만에 학교에 갈 생각에 잠시 설렜던 학생들도 있었을 터이니 이 같은 악재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좀처럼 웃을 일 없는 요즘에 가볍게 미소 짓기 좋은 영화다. 영화 주인공은 삼류 감독이다. 그는 주로 예능 프로 재연 영상을 찍거나 가끔 노래방에 나오는 영상을 찍으며 생계를 유지한다. 삼류 감독인 그는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가 있다. ‘빠르고 싸고 퀄리티는 그럭저럭’, 주인공은 자기 자신의 캐치프레이즈를 직접 말하면서도 머쓱한 듯 자신을 홍보한다. 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은 말도 안 되는 조건에 좀비 영화를 찍어달라는 터무니없는 제안을 받게 되고, 수락한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좀비 영화를 촬영하며 벌어지는 해프닝들을 통해 긴장감 있게 진행된다.



  살다 보면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을 하나, 둘씩 마주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현실과 타협하기 시작한다. ‘이건 이래서 안 돼’, ‘저건 저래서 안 돼’, ‘현실이 그런 걸 어쩔 수 없지 뭐’, 이렇게 타협하다 보면 어느새 다짐했던 마음은 없어지고 ‘이것만큼은 꼭 지켜야지’ 했던 것들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만신창이가 된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환경에서 영화를 찍으며 주인공은 말한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영화는 한 사람의 인생과 닮았다. 모든 이야기는 결국 성장 드라마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무엇인가 해내기 위해서 시도하기에 사건이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거나, 극복하지 못하거나 어찌 됐든 결말을 맞이하며 결국 성장한다. 우리의 인생도 똑같다. 우리는 살면서 크고 작은 사건에 시달리며 무엇인가를 시도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교훈을 얻고 성장한다. 결말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끝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연기를 지도하며 배우에게 화를 낸다. “표현하는 게 아니야. 저절로 나와야지! 진짜를 보여달라고” 그리고 옆에서 그를 말리는 배우의 멱살을 잡고 내지른다. “이건 내 작품이야!”



  그렇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것이다. 현실과 타협하는 일은 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 자신을 잃게 된다면 그건 내가 주인공인 작품이 아니지 않을까?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주인공의 대사처럼 우리의 인생도 타인에 의해 멈춰서는 안 된다. 최근 웃을 소식이 없어 웃을 일이 필요하다면, 혹은 마침표를 향해 달려가던 사람에게 이 영화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되새김해주는 쉼표를 찍어줄 수 있기를 바라며 조심스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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