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세계를 놀라게 한 드라마가 있다. 바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다. <오징어 게임>은 게임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의 이면과 인간의 본성에 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오징어 게임>은 벼랑 끝에 몰린 456명의 참가자가 상금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을 하는 이야기다. 주인공 성기훈은 실직과 이혼 후 도박 빚에 시달리며 힘든 삶을 사는 인물이다. 어느 날 성기훈은 의문의 남자에게 이기면 돈을 받고 지면 뺨을 맞는 딱지치기를 제안받는다. 그리고 의문의 남자는 거액의 돈을 얻을 수 있는 비밀스러운 게임을 제안한다.
상금을 손에 얻고자 게임 참가를 결심한 그는 게임 장소에 도착해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455명의 참가자를 만난다. 첫 번째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시작되자 게임장은 공포로 물든다. 탈락은 곧 죽음이라는 잔인한 규칙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충격에 빠졌고 과반수가 동의하면 게임을 중단할 수 있는 룰을 이용해 가까스로 현실로 돌아온다. 죽을 위기를 간신히 넘긴 참가자들은 현실로 돌아와 열심히 살 것을 다짐하며 인생을 살아간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목숨을 건 게임보다 더한 지옥이었다. 결국 제 발로 다시 게임장을 찾게 되고 줄다리기, 구슬치기, 비석치기 등의 게임을 하며 죽음을 담보로 한 게임을 계속한다.
<오징어 게임>에서 참가자들은 생존을 위해 때로는 협력하기도, 배신하기도 하며 극한의 상황에 놓인 인간의 본성을 드러낸다. 특히 구슬치기 게임을 하는 성기훈과 1번 참가자의 장면은 인간의 이기심을 잘 보여준다. 구슬치기 이전 게임에서 항상 다른 사람을 배려했던 성기훈은 벼랑 끝에 몰리자 상대를 속이는 모습을 보였다. 구슬치기 게임 중 1번 참가자가 이기며 본인이 죽을 위기에 처하자 성기훈은 1번 참가자를 속여 승리를 따냈다. 모든 것을 알면서도 져준 1번 참가자의 “자네가 날 속이고 내 구슬 가져간 건 말이 되고?”라는 대사는 선량했던 개인도 생존 앞에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징어 게임>은 순수한 놀이에 잔인한 규칙을 합쳐 현실의 경쟁이 얼마나 잔혹한지를 보여준다. <오징어 게임>은 여러 가지 사회현상에 대한 질문을 던진 채, 당시 넷플릭스 역대 최고 시청기록을 경신한 기록적인 시리즈로 남았다.
이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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