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전체 인구의 19%가 넘는 수치다. 지금까지 노인인구는 증가해왔고 미래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단순히 통계적인 숫자가 늘어나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청년들이 30대가 됐을 때 마주할 삶의 방식이 전반적으로 달라질 것을 의미한다.
대한민국, 초고령사회의 문턱을 넘다
대한민국의 노인인구 통계 수치 중 놀라운 것은 증가 속도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13년 65세 이상 비율은 11.7%에 불과했지만, 11년 만에 19%대로 급증했다. 초고령사회란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20%가 넘는 사회를 뜻하는데, 그 문턱에 바짝 다가간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35년 노인인구는 1,5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여 년 만에 노인인구가 50%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2036년에는 노인인구가 사회 전체 인구의 30%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초고령사회의 기준인 20%를 아득히 넘는 수치다.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넘는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까지의 기간이 일반적으로 수십 년이 걸리는 반면, 한국은 단 7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런 변화는 청년 세대에게 새로운 미래가 펼쳐질 것을 알리고 있다.

청년이 짊어질 경제적 부담
노인인구의 증가는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다. 국민연금 고갈을 막기 위한 보험료율 증가는 청년들에게 큰 부담으로 이어진다.
또한 노인 의료비 지출이 늘어남에 따라 건강보험료 인상 압박 또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금 부담도 증가할 전망이다. 노인 복지 예산 확대를 위해 정부의 재정 지출이 늘어나면 결국 청년들이 내야 하는 세금도 함께 증가한다. 청년 세대는 취업 경쟁과 주거비 부담에 시달리면서 더 많은 세금과 보험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실버케어 로봇, 미래 의료 서비스의 핵심으로
노인인구의 증가는 청년들에게 기회이기도 하다. 초고령사회는 새로운 산업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실버케어 로봇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높여준다.
서울시는 작년 기준 거동이 불편하거나 외부 활동을 꺼리는 어르신들에게 480대 반려로봇을 지원했다. 반려로봇은 안부 확인, 투약 안내 등의 역할을 하며 노인들의 동반자로서 기능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실버케어 로봇 중 부산시 케어 로봇은 사투리를 이용한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한 정서 지원과 혈압, 혈당 측정을 돕는 건강관리 시스템을 통해 노인 케어를 지원하고 있다.
대학병원에 재직 경험이 있는 간호사 이 씨는 “노인 환자분들은 질환 치료가 끝나도 지속적인 케어가 필요하다. 혈압 체크, 복약 확인과 같은 일상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간호사가 다 체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하며 노인 돌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실버케어 로봇이 상용화돼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현재 실버케어 로봇은 의료 부분에서 도움을 주고 있지만 부족한 점도 있다. 아직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정도의 세밀한 감정적 교감을 하지는 못한다. 이 씨는 “노인분들은 몸이 아프면 정서적인 부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감정적인 교류도 실버케어 로봇의 중요한 역할로서 작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로봇 개발자, AI 엔지니어 등의 산업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로봇 관련 일자리는 기술 개발부터 유지보수, 운영, 교육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거기에 더해 실버케어 로봇 관리자, 고령친화 서비스 개발자 등 여러 새로운 직업이 탄생하고 있다.

▲ 실버케어 로봇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출처=헬로디디)
세대를 잇는 긍정적 교류
서로의 강점을 주고받는 노인-청년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여러곳에서 세대 간 이해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용산구에서 진행한 멘토링 프로그램 ‘세대 공감을 잇다’가 대표적이다. 프로그램에서는 청년과 노인들이 조를 이뤄 소통하며 긍정적인 교류 활동을 진행했다.
시니어 창업 지원, 세대 통합형 주거 모델 등 노인을 사회의 짐이 아닌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많은 경험을 가진 노인 세대와 기술과 열정을 가진 청년 세대가 협력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초고령사회는 이미 시작됐다. 새로운 산업으로의 변화는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노인인구의 증가는 청년 세대에게는 분명 부담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다.
이준석 기자
hng458@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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