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대학은 지난해 12월 ㈜누리 앤 소방전기안전의 도움을 받아 학내 486개의 연구·실험실을 대상으로 안전진단을 했다. 위험요인을 발견하고 연구실 및 실험실에 적합한 안전 환경 조성 방안을 마련한다는 목적 아래 5일에 걸쳐 정기점검 및 정밀안전진단이 진행됐다.
진단은 ▲일반안전 ▲기계안전 ▲전기안전 ▲화공안전 ▲소방안전 ▲가스안전 ▲산업위생안전 ▲생물안전부분으로 나눴다. 방법은 먼저 연구실 운영 자료를 검토한 후 진단 대상 연구·실험실을 선정한다. 그 후 육안검사를 통해 분야별 위험요소를 진단하고 측정 장비를 통해 데이터와 풍속계를 이용해 흄 후드 제어속도를 측정한다. 마지막으로 연구 활동 종사자와 면담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점검을 마친다.
진단 결과 일반안전의 경우 연구실 일상점검과 정리정돈의 미흡, 연구관리규정의 미비치, 연구실 내 창문과 천장의 파손 및 누수 등이 개선할 사항으로 지적됐다. 기계안전은 기계설비 안전표시판 미부착, 위험 기계 안전 수칙 미게시 등이 지적됐다. 전기안전은 분전반의 명판과 보호판 미부착, 미흡한 바닥 배선 정리, 전기기계 기구 충전부 노출과 접지 콘센트 미사용 등을 지적받았다. 이 외에도 화공안전, 가스안전, 산업위생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이 발견됐다. 전반적인 진단을 종합한 결과 정기점검이 필요한 실험실은 296개,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한 실험실은 190개로 드러났다.
2등급에 대거 포진된 우리대학 연구·실험실
연구·실험실 안전등급은 1~5등급으로 나뉜다. 1등급은 연구실 안전 환경에 문제가 없고 안전성이 유지된 상태다. 2등급은 연구실 환경 및 연구시설에 결함이 일부 발견되나 안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약간의 개선이 필요한 상태, 3등급은 연구실 환경 및 연구시설에 결함이 발견돼 안전 환경 개선이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4등급은 연구실 안전 환경 또는 연구시설에 결함이 심하게 발생해 사용을 제한해야 하는 상태이며, 마지막 5등급은 연구실 안전 환경 또는 연구시설의 심각한 결함이 발생해 안전상 사고 발생위험이 커 즉시 사용을 금해야 한다.
우리대학 연구·실험실은 1등급 149개, 2등급 267개, 3등급 70개로 안전등급이 부여됐다. 4·5등급을 받은 연구·실험실은 없었다. 이외에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총 8개 분야에서 발견됐다. 전반적으로 관리는 잘 되고 있으나 정밀 대상 연구 실험실의 유해인자에 대한 분석 및 관리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1등급을 제외한 총 337개의 2·3등급의 연구 실험실은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나 재난안전관리본부는 소수의 관리자가 337개의 연구 실험실을 모두 관리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강정구 주무관(이하 강 주무관)은 “대학 차원에서 각 학과 측으로 개선 요구 사항을 전달하면, 학과 측에서 조처한 후 다시 대학으로 보고한다”며 “이를 재난안전관리본부에서 취합해 홈페이지에 올린다”고 시스템을 설명했다.
강 주무관은 “조치가 아직 안 된 소모품 구매 부분은 학과 자체 내에서 쓸 수 있는 금액이 한정돼 차례차례 필요한 물품부터 구매할 예정”이라며 “현재 시급한 부분은 개선한 상태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그는 “아직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점검 규정이나 법이 강화되면 그에 맞춰 더 엄격한 안전진단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학생의 안전의식도 함께 개선해야
우리대학 내에서 올해만 벌써 2건의 실험실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월 창학관 313호에서 드론용 배터리 발화로 화재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달 10일(목) 12시 5분경 청운관 북관 341호(식품공학과 발효생물 공학실험실)에서 실험기구 발화 사고가 났다.
원인은 기체화된 Ether(알코올 추출물)가 높은 온도의 가열판과 반응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바른 실험법은 Ether를 50~60도의 수옥 상에서 8-16시간 가열해야 한다. 그러나 Ether를 열판에 직접 가열하는 방식으로 실험이 진행돼 발화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환기 설비인 후드 아래에서 실험이 이뤄져야 했지만, 외부에서 진행된 것이 사고에 영향을 끼쳤다.
인적 피해와 실험과정에서 사용한 실험기구 손상 외에 물적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실험 중 연구자의 이탈로 자칫 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다. 재난안전관리본부는 단과대학, 대학원, 공동실험 실습 관장에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조치를 통보했다. 안전조치 통보 내용으로는 ▲자리를 떠날 시 실험기구 중지 및 전원차단 등 안전조치 이행 ▲속슬렛추출기 사용 시 안전 강화 ▲전기 히터 직접 가열 금지 ▲위험 가스 관련 실험·실습 시 실험기구 밀폐확인 및 후드 사용 ▲연구실 안전관리 규정 및 안전수칙 준수 등이 있다.
재난안전관리본부 정용현 팀장은 “사람이 있을 때보다 사람이 없을 때 큰불이 나기 쉽다”며 “실험실에서 연구를 하거나 실험기구를 작동할 때는 자리를 비우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퇴실할 때 사무실에 있는 전원차단을 부탁드린다”며 자리이탈의 위험을 강조했다.
현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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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윤 수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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