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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시선, 다시 발견한 우리대학
이영주 ㅣ 기사 승인 2025-12-04 17  |  709호 ㅣ 조회수 : 5



▲ 이영주 교수(홍보실장/신문방송사 주간)



 작년 초, 나는 갑작스럽게 학교 보직인 홍보실장을 맡게 되었다. 업무에 어느 정도 적응해 갈 즈음에는 신문방송사 주간까지 겸직하게 되었고, 연구에 집중하며 취미를 즐기던 내 일상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덕분에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학교를 바라보게 되었다.



 홍보실장과 신문방송사 주간직을 수행하며 자연스레 학교 곳곳을 살피게 되었고,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다양한 모습을 새롭게 발견했다. 특히 많은 교직원 선생님들과 보직 교수님들이 학교가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헌신과 노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 노력 덕분에 우리대학의 위상은 해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가장 큰 즐거움은 여러 학과의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학교의 주인이 누구인지 생각해보면 교직원과 교수도 중요한 구성원이지만, 결국 학생이 있어야 학교가 존재할 수 있다. 학생들은 많은 고민 속에서도 수업과 시험을 준비하느라 분주했지만, 저마다의 꿈을 향해 열정적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줄 알고, 스스로를 꾸미는 방법도 알고 있었다. 학교 캠퍼스에서 그들을 마주칠 때마다 맡고 있는 보직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곤 했다.



 자연스럽게 홍보실의 역할 또한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홍보실은 학교 구성원에게 어떤 좋은 일이 생기는지 가장 먼저 알게 되는 곳이다. 각 학과에서 보내오는 소식들을 수시로 접하고, 교내 소식을 홈페이지의 이벤트나 공지로 정리해 올리기도 한다. 매일 언론을 모니터링하며 우리대학과 관련된 뉴스를 확인하고, 그 중 어떤 내용을 대학뉴스로 게시할지, 혹은 인스타그램용 영상이나 카드 뉴스로 제작할지 판단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이 과정이 단순한 업무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홍보실 직원들과 함께 새로운 기획을 논의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찾는 시간은 늘 활기가 넘쳤다. 중요한 학교 행사가 있을 때면 직원들과 현장을 찾아가 참가자들의 반응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사무실보다 행사 현장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들을 만나는 일이 자연스럽게 느껴졌으며, 학교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더 분명히 보이기도 했다.



 이런 시간이 쌓이면서 학교 구성원들도 점차 홍보실의 다양한 활동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은 학교 홍보의 변화를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알아차렸고, 적극적으로 반응해 주었다. 학생들의 시각은 늘 예리하고 정확했다. 학교 공식 SNS에 달린 댓글 중 ‘감다살’이라는 표현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처음엔 무슨 뜻인지 몰라 주변에 물어보았는데, 알고 보니 최고의 칭찬이었다.



 그러나 홍보실장으로서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대학의 보석 같은 인재들을 더 널리 알리지 못했다는 점이 마음에 남는다. 세상 소식을 텍스트보다 영상으로 접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본격적으로 영상 홍보를 시작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교수님들도 여전히 많았고, 매력적인 영상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준비도 충분하지 않았다. 앞으로 더 다양한 채널과 여건이 마련된다면, 우리대학 구성원들의 훌륭한 면모를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아울러, 우리대학의 실제 역량에 비해 외부 평가가 다소 박하게 이루어지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대학은 강점이 참 많은 학교다. 연구와 학생지도에 헌신하는 교수님들이 계시고,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다. 학생들 역시 꾸준히 실력을 쌓아 사회에서 학교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장점들이 외부에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현실은 안타깝다. 겸손함은 미덕일 수 있지만,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신문방송사 주간으로서는 학생기자들을 더 많이 지원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신문 발행과 방송 제작은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자율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주간으로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하고자 했다. 작년보다 훨씬 성숙해진 결과물들을 만들어낸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홍보실장과 신문방송사 주간으로 보낸 시간은 나에게 학교를 새롭게 이해하게 해준 소중한 여정이었다. 앞으로도 우리대학이 지닌 힘과 따뜻함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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