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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과거를 묻지 않는, 우리가 사랑하는
성기원 ㅣ 기사 승인 2022-12-12 15  |  668호 ㅣ 조회수 : 282

과거를 묻지 않는, 우리가 사랑하는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 그 소리에



한참을 바라보다가



약속을 잊은 척 기억에도 없는 척



 



온몸으로 울상 지었지



겨우 올라간 입꼬리만이



쳐진 눈썹 끝에 걸려



꼭 위아래 다른 속옷 같아



 



온 세상이 녹아내리던 여름



보조개에 슬픔이 고이는 동안



조용히 드리운 그림자



거기에 우리 같이 숨자



 



그러니까,



내가 너의 전부를 사랑했을 때



 



우린 서로의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잠이 들었고



너의 가방은 우산을 넣어 다닐 수 있을 만큼 넓어서



나의 빈자리 남겨두었나



 



꼭 이번 여름이 아니어도 괜찮을지 몰라



 



왜 하필 손을 잡아야 하는지



살이 닿을 때마다 질문하다가



 



이런 꼴은, 정말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노래를 흥얼거렸다



꼭 묻힐 만큼의 작은 소리로



긴 산책이 끝나지 않도록



일부러 더 먼 길 돌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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