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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달고 짜고 매운
홍도희 ㅣ 기사 승인 2022-12-12 15  |  668호 ㅣ 조회수 : 294

달고 짜고 매운



 



24시간 페스트푸드점의 고단한 조명



은박지처럼 구겨지던 그 빛 아래서



우리는 신파극 맛이 나는 햄버거를 나눠 먹었다



 



산다는 건 쥐새끼처럼 궁색하지



세계는 메말랐고



빛나는 것들은 대체로



난폭함으로,



우리는 때때로 걷거나 기었다



허물어지는 고가도로 위를



 



감출수록 싸구려 맛이 나던



달고 짜고 매운 소고기 패티와



우리, 사랑 그리고 신파극의 구별점에 대해 생각하며



반복했던 저작운동



 



잘게



아주 잘게 쪼개는 거야



답이 떠오를 때까지,



맞닿은 입술에서 났던 작위적인 맛



 



그날 빛이 조각나는 고가도로 위에서



우리는 서로를 배신한 채



각자의 반대로 걷거나 기었지



달고 짜고 매운 얼굴을 하고



 



그리고 나는 네가 잠겨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어



비 한 점 오지 않는 세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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