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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시_네 개의 기둥_유연수
기사 승인 2024-11-29 20  |  697호 ㅣ 조회수 : 4

네 개의 기둥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 같은 시



우리는 소리질렀다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부지런히 나왔는데



이상한 일이지



내 목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예전보다 침대는 넓지만



안에 있을 때처럼 웅크리고 잘래

 



이불 속에서 우린



까맣게 식은 불씨를 데운다



쇠를 주무르고 흙을 달굴 때까지



땀방울이 흘러 폭포가 될 때까지



방 안을 비추다



새벽을 찢어버릴 때까지

 



흔들리는 나무 아래서 꼽아본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



네가 모르고 있는 것들



저 가지들처럼 우리



같은 모양으로 뻗어나갈 수 있을까

 



봉우리와 골짜기



나비가 앉은 자리를 표시한다



운명이라는 게 있다면 말이야



우리의 깃털을 겹쳐보면 알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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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811] 서울시 노원구 공릉로 232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 최초발행일 1963.11.25 I 발행인: 김동환 I 편집장: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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