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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기둥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 같은 시
우리는 소리질렀다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부지런히 나왔는데
이상한 일이지
내 목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예전보다 침대는 넓지만
안에 있을 때처럼 웅크리고 잘래
이불 속에서 우린
까맣게 식은 불씨를 데운다
쇠를 주무르고 흙을 달굴 때까지
땀방울이 흘러 폭포가 될 때까지
방 안을 비추다
새벽을 찢어버릴 때까지
흔들리는 나무 아래서 꼽아본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
네가 모르고 있는 것들
저 가지들처럼 우리
같은 모양으로 뻗어나갈 수 있을까
봉우리와 골짜기
나비가 앉은 자리를 표시한다
운명이라는 게 있다면 말이야
우리의 깃털을 겹쳐보면 알 수 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