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폐막했지만, 대회에서 비롯된 병역특례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금메달을 딴 남자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병역특례를 언급하거나 전역모를 착용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비판이 일었다. 또한 한 선수가 경기 후 “군대 안 갑니다”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선수 개인의 언행을 넘어 병역특례 제도 자체로 번졌다.
체육에서 예술까지, 병역특례의 범위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국제무대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인재가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국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올림픽 3위 이상 또는 아시안게임 1위에 입상한 선수는 체육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다. 예술요원은 병무청이 지정한 국제예술경연대회에서 2위 이상 입상하거나, 국제대회가 없는 일부 전통예술 분야의 국내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들의 병역 의무가 완전히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보충역으로 편입돼 34개월 동안 해당 분야에서 활동하고, 544시간의 공익복무를 이행해야 한다. 그러나 특정 대회에서의 입상만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이어져 왔다. 어떤 대회를 인정 대상으로 삼을 것인지, 대회의 권위와 성과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10월 7일(수) 열린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출처=연합뉴스)
경력 단절,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부담
병역특례를 유지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예술·체육인의 경력 단절을 주요 근거로 든다. 기량을 꾸준히 유지해야 하는 선수에게 활동 공백은 선수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예술인에게도 창작과 연습을 이어가지 못하는 기간은 전문성 유지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역병 역시 군 복무 기간 동안 학업과 취업 준비, 경력 형성에 제약을 받는다. 병무청은 2024년도 성과관리 시행계획에서 군 복무로 인한 학업·취업 관련 경력 단절과 사회 진출 지연을 병역 이행의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병무청은 병역과 진로를 연계하는 병역진로설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입영 전부터 적성과 군 특기를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력 단절은 예술·체육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예술·체육인은 기량과 전문성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을, 현역병은 복무 기간에 학업이나 취업 준비를 이어가기 어려운 부담을 겪는다. 특히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청년에게 군 복무는 경력 형성의 시기와 겹칠 수 있다. 따라서 예술·체육인의 경력 손실만을 특례의 근거로 삼기보다 일반 병역 의무자가 감수하는 시간적·경제적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국가적 기여와 병역자원 감소 사이
저출생으로 병역자원이 감소하는 상황도 제도 개편 논의의 배경이다. 국제대회에서의 성과가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에게 자긍심을 줄 수 있다는 점은 특례를 유지해야 한다는 근거가 된다. 반면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청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일부에게만 다른 방식의 복무를 허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제도의 존속 여부부터 특례를 인정할 성과의 수준과 범위, 대체복무의 실효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
우리대학 학우 김동규 씨(기자차·25)는 국제대회에서 거둔 성과를 국가적 기여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어디서든 국제 무대에서 1등이나 최상위권에 들기는 어렵기 때문에 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씨는 병역자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병역자원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저출생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병역특례 제도를 축소하거나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화되는 기준, 살펴봐야 할 점은
병무청은 예술요원 편입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제예술경연대회 편입 기준을 현행 2위 이상에서 1위 입상으로 높이고, 일부 국내 전통예술대회의 편입 인원을 줄이며 인정 대회도 정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체육요원 제도 역시 사회적 수용성과 병역 의무의 형평성을 고려해 기준을 재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체육요원의 구체적인 개편안은 정책연구용역 결과와 관계기관,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할 예정으로 현행 기준이 이미 바뀐 건 아니다.
병역특례의 기준을 조정하는 것만큼 현역병의 처우를 개선하는 일도 중요하다. 특례를 통해 복무를 피하는 것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인식이 커질수록 제도에 대한 불공정 논란역시 반복된다. 현역병의 복무 여건과 보상을 개선하고, 학업과 취업 등 사회 진출 과정에서 겪는 부담을 줄이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병역특례의 공정성은 특례 대상과 기준을 정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청년이 그 과정에서 과도한 불이익을 감수하지 않기 위함도 고민할 과제다.
송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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