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아닌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그래픽입니다
송태선 기자 승인 2026.11.01 13 718호

 



▲시카고 블랙호크스의 유니폼 디자인 프로젝트. 2026년 GDUSA 스포츠 디자인 어워드 종합 1위에 선정됐다. (출처=GDUSA)




 지난 4월, 독일 프로축구 구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공식 SNS에 AI가 그래픽 디자이너를 대체할 수 없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게시했다. 미국 프로농구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프로미식축구 구단 뉴올리언스 세인츠도 구단 그래픽 제작에 AI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생성형 AI가 디자인 작업에 빠르게 도입되는 가운데, 스포츠 업계에서는 디자이너의 역할과 창작의 가치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AI를 활용한 스포츠 디자인의 한계는 실제 홍보물에서도 드러났다. 2026년 4월, 미국 프로농구 구단 인디애나 피버는 케이틀린 클라크의 그래픽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미지 속 클라크의 손이 부자연스럽게 표현됐고, 클라크는 해당 게시물에 이를 지적하는 댓글을 남겼다. 같은 해 6월에는 잉글랜드 축구 구단 모컴 FC가 새 시즌 유니폼 홍보에 AI 생성 이미지를 사용했다가 비판받았다. 이미지 속 유니폼의 색채와 구단 엠블럼 등이 실제 디자인과 다르게 표현됐기 때문이다. 두 사례는 AI가 이미지를 빠르게 생성하더라도 선수의 신체와 구단의 상징을 정확하게 구현하지 못하면 홍보물의 신뢰도까지 떨어뜨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국 디자인 전문 매체 GDUSA는 2026년 스포츠 그래픽 디자인 어워드를 출범시켰다. 디자이너의 창작 역량을 조명하기 위한 취지다. 수상작에는 시카고 블랙호크스의 유니폼 디자인 프로젝트와 워싱턴 위저즈의 벚꽃 유니폼 캠페인 등이 포함됐다. 특히 위저즈는 워싱턴 D.C.의 벚꽃 문화와 일본의 빈티지 엽서에서 영감을 얻어 유니폼을 디자인했다. 지역의 문화적 배경과 구단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것이다.



 물론 AI가 스포츠 디자인에 활용될 가능성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지 생성과 반복 작업을 효율화하는 AI는 디자이너의 작업을 돕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의 활용 여부보다, 서사가 담기는 스포츠 디자인 결과물에 어떤 판단과 의도를 담느냐다. 경기 결과와 선수의 활약, 팬들의 응원 문화는 매번 새로운 디자인의 소재가 된다. 이러한 맥락을 이해하고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은 단순한 이미지 생성을 넘어 스포츠 디자인의 차별성을 만드는 요소다.



 같은 유니폼도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고, 누군가에게는 구단의 영광을 상징한다. AI가 이미지를 생성하는 시대에도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발견하고 표현하는 일은 여전히 디자이너의 몫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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