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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함 속의 온기와 정
최율 ㅣ 기사 승인 2025-07-13 05  |  705호 ㅣ 조회수 : 0





 대전 출신인 나는 아직도 서울의 북적거림이 어색하다. 출근 시간 지하철 속 콩나물처럼 빼곡히 들어찬 인파와 길거리를 촘촘히 메운 사람들 사이를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나는 기력을 소모한다. 그러한 나에게 종강 이후 잠시라도 숨을 돌릴 수 있는 틈은 간절했고, 친했던 동아리 선배 두 명과 함께 짧은 여행을 계획했다. 기왕 떠나는 여행인 만큼 익숙한 국내 여행보다는 해외로 떠나고자 했고, 가까이 위치한 일본을 방문하기로 했다. 여러 장소를 찾아보던 중, ‘마쓰야마’라는 소도시가 눈에 들어왔다. 마쓰야마는 일본 에히메현에 있는 소도시로,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된 ‘도고 온천’이 유명한 도시다. 한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며 마쓰야마시 차원에서 제공한 다양한 관광 혜택들이 있던 점 또한 마음에 들어 비행기 표와 숙소를 예매해 즉흥적인 무계획 여행을 떠났다.



 7월 2일(수), 마쓰야마행 비행기에 탑승해 1시간 정도 짧게 눈을 붙이고 일어나자 눈앞에 펼쳐진 작고 한적한 마쓰야마 공항은 존재하지 않을 추억마저 불러올 정겨운 풍경이였다. 공항 라운지에서는 “한국인 전용 쿠폰”이라고 크게 쓰인 한글이 우리를 반겼다. 쿠폰은 ‘도고 온천’과 ‘마쓰야마 성’ 무료입장권 등 여러 관광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입장권으로 이뤄져 있었다.



 쿠폰을 수령한 우리들은 마쓰야마 성과 도고 온천을 관광했다. 마쓰야마 성은 높은 산 위에 있었는데, 성까지 이동할 수 있는 케이블카 이용 쿠폰을 이용해 편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성 위에 올라가 작은 창문으로 마쓰야마 시내 전체가 훤히 보이던 광경은 가슴이 뻥 뚫리듯 시원한 광경이었다. 이후엔 노면전차를 타고 도고 온천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거리에 어스름이 내려앉을 무렵 도고 온천에 도착하자 가로등과 온천의 수많은 조명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반짝이는 조명 아래에선 도고 온천이 고요하면서도 위엄있는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온천수에 몸을 담그며 피로와 근심 걱정들을 따뜻한 물과 함께 씻어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북적거리는 여행지에서 화려한 명소를 구경하며 ‘봤다’는 기억보다 이번 마쓰야마 여행에서는 ‘머물렀다’는 느낌이 많이 남았다. 크게 계획과 목적을 가지지 않고 하루의 마지막에 아무 술집이나 들어가 대화를 나눴던 정이 넘치던 사람들은 나에게 ‘휴식’이라는 감각을 느끼게 해줬다. 당신도 그런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한적하고 조용한 여행지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최율 기자

obdidian0428@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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