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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행정학과 이채니 동문, 정의를 꿈꾸며 변호사가 되다
김민수, 박진홍 ㅣ 기사 승인 2024-05-27 15  |  690호 ㅣ 조회수 : 251

 행정학과에서 배우는 것 중 한 가지는 공익적인 활동에 대한 중요성이다. 10년 후에 기본적인 법률을 모르거나, 변호사 선임 비용이 없어 곤란한 이들을 돕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2024년 제13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이채니(행정·16) 동문을 만났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우리대학 행정학과를 16학번으로 21년도에 졸업한 뒤 올해 충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동문 이채니입니다. 저는 올해 발표된 제13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지금은 여러 실무 연수를 듣고 있고, 다양한 곳에 이력서를 넣으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변호사라는 직업을 희망하시게 되셨나요?



A. 어릴 때부터 토론이나 의견을 주장하는 활동을 좋아했기 때문에 주위에서 “너는 미래에 변호사를 직업으로 하면 잘하겠다”라는 칭찬을 자주 받곤 했습니다. 이에 유년기 시절부터 장래 희망란에 변호사를 적었습니다. 물론 나이가 들며 사법고시의 벽에 부딪혔지만, 막연하게 사법고시를 도전해 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변호사라는 직업을 희망하게 됐습니다.



Q.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준비 전, 특별히 행정학과에 진학한 이유가 있나요?



A. 로스쿨은 2009년부터 도입됐고 2017년에 사법고시 제도가 완전히 폐지되면서, 기존에 있던 법학과들이 많이 없어지는 추세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16학번으로 우리대학 행정학과에 입학할 당시 법학과보다는 같은 사회과학 계열의 행정학과를 진학해 행정법이나 헌법 같은 법을 공부하면 로스쿨 준비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그 당시 행정학 자체에도 관심이 많았던 편이어서 최종적으로 로스쿨 진학을 염두에 두고 행정학과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Q. 행정학과에서 충남대학교 로스쿨 진학은 언제부터 준비하셨나요?



A. 1학년 때 막상 로스쿨을 생각하고 공부하진 않았습니다. 나중에 로스쿨 진학을 결심하고 전체 학점을 확인했을 땐 다행히 학점이 나쁘지 않아서 가능하다고 생각했죠. 제가 로스쿨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4점대 정도만 유지하면 크게 결점이 되진 않았는데, 코로나-19가 지나며 학점 인플레이션으로 대부분의 지원자가 학점 부분에선 만 점 가까이 받습니다. 그래서 혹시 지금 로스쿨 진학을 고민하는 분이시라면 1학년 때부터 학점 관리를 하는 편을 권장합니다.



 로스쿨 진학 준비는 3학년 겨울방학과 4학년 1학기 사이 중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대학 동기들은 행정학과의 특성에 맞게 공직 관련 시험을 많이 준비하는 추세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행정고시를 볼 자신이 없었고, 공무원 시험과 관련된 공부에는 흥미가 거의 없었습니다. 7급이나 9급 공무원은 학원에 가서 따로 준비를 해야 되는데 그 공부가 너무 하기가 싫었죠.



 이에 비해 변호사라는 직업은 전문 자격증만 취득한다면 개인 로펌, 공공기관, 공기업 및 사기업 내 사내 변호사 등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로스쿨에 들어가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입학한 동기들과 변호사 시험을 함께 준비하면 동기부여도 될 것이라는 생각에 1년 정도 휴학하고 21년도 졸업과 동시에 로스쿨에 진학했습니다.



Q. 우리대학 재학 당시에 인재원이 존재했던 걸로 아는데,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A. 그 당시 행정학과에서 운영하는 인재원은 변호사 시험과 같은 전문직 시험과 관련된 인재원보다는 행정고시나 다른 계열의 전문 자격증 준비와 관련된 활동을 중심으로 운영됐습니다. 이에 교내 인재원에서 저는 변호사 시험 준비와 관련된 혜택을 많이 받지 못했습니다. 행정학과 교수님의 말씀으로 최근 기존의 인재원을 없애고 다양한 직종의 전문직과 관련된 시험반을 운영할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로스쿨 준비처럼 수요가 적더라도 다양한 계열의 전문직 준비 인재원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매우 동의하는 편입니다. 제가 로스쿨 진학을 준비할 때는 주변에 아무런 조언을 구할 수 없었고 스스로 자문해 찾은 정보는 역부족이었어요. 같은 분야를 준비하는 사람들 간의 커뮤니티나 정보를 교류하는 곳이라도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항상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행정학과뿐만 아니라 교내 전반적으로 인재원까지는 아니라도 비슷한 직종을 희망하는 친구들과 여러 정보를 교류하는 데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Q. 로스쿨을 진학하고 힘들었던 순간에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 제가 21년도에 우리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로스쿨에 입학할 시기가 코로나-19와 겹치면서 그 당시에는 전반적으로 비대면 수업을 통해 공부했습니다. 입학 이후 주변에 알고 지내는 동기들도 거의 없는 상태로 로스쿨 공부를 시작하다 보니 처음에는 공부법과 관련된 부분에서 많이 헤맸습니다. 물론 행정학과에서 배운 공법과 헌법도 많은 도움이 됐지만, 로스쿨에서는 공법보다 공사법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공사법과 관련된 공부로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저를 힘들게 했던 공부법은 처음 접하는 여러 시험 답안 작성 방식 중 하나인 사례형 답안 작성법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졸업한 행정학과의 시험은 문제를 제시하고 그에 대해 아는 부분을 모두 서술하는 유형의 시험으로, 사례형 답안 작성법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었기에 이 방식에 적응하는 것이 아주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에 주변에 알고 지내는 동기들과 스터디를 진행해 서로의 시험지를 채점도 해주고 모범답안도 비교하며 암기하는 방식으로 사례형 작성 방식에 빠르게 적응했던 것 같습니다. 답안 작성과 관련된 스터디 외에도 출석 스터디를 동기들과 진행하며 강제로 앱을 통해 공부를 인증하는 방식으로도 공부와 관련된 어려움을 극복했던 것 같습니다.



Q. 로스쿨을 진학하고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좋았던 순간이 있나요?



A. 대부분 로스쿨 생활에 대해 답답하고 힘들 것 같다고 말하지만, 저는 실제로 로스쿨 생활이 대학 생활보다 더 좋았습니다. 기본적으로 거의 주 6일 정도 공부를 하다 보니 동기들과 놀 시간이 많이 없었지만, 하루 종일 동기들과 학교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고등학교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듯이 즐겁게 로스쿨 생활을 했습니다. 또한 공부하는 시간 외에 남은 시간 동안은 근처에 있는 계룡산에 등산을 가기도 하고 서로 생일도 챙겨주며 공부와 관련된 스트레스를 함께 해소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환경과 전공을 가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전반적으로 제 로스쿨 생활은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Q.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며 의지가 약해질 때 힘이 되어준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로스쿨 내에서 동기 중 누군가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어하면 서로 챙겨주는 선후배 문화가 제 로스쿨 생활의 원동력이었습니다. 각자의 힘듦을 공유하고 이를 보듬어주는 따뜻한 학내 문화가 로스쿨 생활을 버틸 수 있게 해줬습니다. 로스쿨을 졸업하고도 비슷한 길로 나아가 평생 갈 인연을 로스쿨 생활을 통해 만날 수 있어서 더욱 힘을 냈던 것 같습니다. 동기 및 선후배 간의 따뜻한 정문화 외에도 가족들의 든든한 응원과 지원 또한 저에게 큰 힘이자 원동력이었습니다.



Q. 최종 합격 당시 기분은 어떠셨나요?



A. 3학년은 모의고사를 학교 내에서 진행해 시험을 치르면 대략적인 본인의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최종합격 명단이 전체 공개돼서 일반인분들도 볼 수 있는데, 먼저 확인한 동기의 합격 축하 문자를 보고 최종합격 소식을 들었습니다. 기쁘다기보단 안심이 됐어요.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나선 마음이 안 좋기도 했습니다. 열심히 했음에도 운이 필요한 시험 같다고 느꼈습니다.



Q. 앞으로 변호사로서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싶으세요?



A. 아직은 정확히 어떤 분야로 갈지 모르겠어요. 분야가 아주 다양해서 일단 변호사 자격증을 따면 여러 가능성이 열리는 직업입니다. 엔터테인먼트, 형사, 민사, 가사 혹은 공직 등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실무를 해나가면서 제 적성에 맞는 분야를 알아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다양한 분야의 소송을 해보고 싶고, 관심 분야가 생기면 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박사 과정을 밟을까도 생각 중입니다.





Q. 마지막으로 우리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있거나 법조인을 꿈꾸는 학우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A. 법학 분야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우리대학 분위기상 로스쿨 진학을 생각하는 학생이 많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도전하기 전에 꼭 큰마음을 먹어야 하거나 본인이 변호사가 너무 되고 싶어야 도전하는 게 아니라, 일단 한 번 법학적성시험(이하 리트)을 보고 점수가 괜찮으면 언제든 지원해 볼 수 있거든요. 로스쿨 진학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관심이 있다면 일단 리트부터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교수님들께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도 좋습니다. 저도 여러 교수님으로부터 자기소개 첨삭을 받고 면접 준비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개인적으로 행정학과에서 배웠던 것들도 면접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로스쿨 면접 질문들은 법리적이기보다 “공유 자전거나 택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등 정책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대답하길 필요로 하기에 행정학과에서 배웠던 쟁점을 많이 써먹을 수 있었습니다. 행정학과를 전공하시거나 복수 전공을 하신다면 그런 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제 이메일(lychaeni0403@naver.com)로 연락 주세요.



김민수 기자

sasha7129@seoultech.ac.kr

박진홍 기자

qkrwlsghd28@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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