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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움으로 향한 성장의 여정
이소미, 최가예 ㅣ 기사 승인 2025-06-09 12  |  704호 ㅣ 조회수 : 15


 

▲ 우리대학 도예학과 21학번 김수연 학우



 누군가는 일상을 지키는 것에 안정을 느끼고 누군가는 일상을 벗어남으로써 성장을 찾는다. 우리대학 도예학과 21학번 김수연 학우는 후자의 길을 택했다. 언어에 깊은 흥미를 가진 그녀는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자 교환학생의 길에 도전했다. 처음 마주한 타지의 낯섦과 불편함 속에서도 언어의 벽을 넘어 사람들과 교류했고, 여행을 통해 새로운 시선을 얻었으며, 무엇보다 자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을 보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김수연 학우와의 대화를 통해 교환학생이라는 특별한 경험이 한 사람의 삶과 꿈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그리고 그 흔적이 또 다른 도약을 어떻게 이끌어냈는지 들여다보고자 한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도예학과 21학번 김수연이라고 합니다. 언어 공부에 관심이 많아 영어영문학과를 복수 전공하고 있습니다.


 

Q. 교환학생 국가로 대만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우선 저는 영어영문학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도예학과로 교환학생을 가려면 포트폴리오 준비가 필요하고 경쟁률도 높아 복수 전공으로 교환학생을 지원했어요. 모든 교환학생 비용을 제가 부담해야 했기에 유럽보다는 가깝고 비교적 저렴한 대만을 선택했습니다. 대만의 맛있는 음식이나 여행지도 매력적이었고요. 지원한 학교는 국립타이베이과학기술대학교(NTUT)입니다. 다른 학교에 비해 번화가 중심에 있어 관광이 편리할 것 같았어요.


 

Q. 교환학생 준비 과정이 궁금합니다.

A. 방학 세 달 동안 교환학생만 준비했어요. 토익 시험과 학습계획서, 교수 추천서를 준비했습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려고 한다면 교환학생 준비에만 집중하는 것을 추천해요. 특히 학습계획서를 쓸 때 해당 학교의 커리큘럼이나 수업에 대해 찾아보는 것에 시간이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교환학생을 준비하던 시기가 코로나 시기여서 면접은 비대면으로 진행됐고 영어로 질문을 받았어요. 교환학생을 희망한 이유와 문화 차이를 느낄 경우의 대처 방법 등을 물으셨고, 저는 중국의 언어와 식문화를 좋아해 지원했다고 답했어요. 밝은 성격으로 적극적으로 문화교류를 하며 즐거운 생활을 만들어가겠다고도 함께 말씀드렸고요. HSK는 필수는 아니지만 중국어 가능 여부도 물어보셨고 중국어로 가능한 만큼 자기소개를 부탁하셨어요.


 

Q. 교환학생을 준비할 때 학점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들었습니다. 혹시 학점이 낮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A. 학점이 낮다면 어학 점수를 높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경쟁률이 낮은 국가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아시아권 국가를 여행지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 그곳에서 공부하고 친구를 사귀는 경험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입니다. 외국어로 수강신청을 하고 수업을 듣고 발표를 하는 과정은 단순한 여행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에요. 또한 지리적으로 가까운 만큼 교환학생이 끝난 이후에도 현지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관계를 꾸준히 이어가기 쉽고 언어 공부나 문화적 관심도 자연스럽게 지속될 수 있어요. 단순히 6개월 공부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해당 국가를 자주 방문하거나 친구들을 다시 만나는 등 더 깊이 있는 교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습니다.


 

Q. 대만에서 어떤 강의를 수강하셨고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법학, 인문, 영어 회화 등 총 6개의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수업을 들을 때 보이는 문화적 차이들이 신기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수업 시간에 간단한 음료만 마실 수 있는 것에 반해 대만에서는 수업하면서 밥을 먹어도 돼요. 간단한 빵이나 과자가 아니라 우동, 카레, 돈가스, 라면 등 말 그대로 ‘밥’을 먹습니다. 처음엔 놀랍고 낯설었지만 학기 말 쯤엔 저도 자연스럽게 수업 중 카레를 먹게 됐어요.

 가장 크게 와닿았던 점은 현지 학생들이 화장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발표회나 학교 축제에서도 대부분 민낯이었어요. 한국에서는 화장, 패션, 시술 등 본인을 가꾸는 것이 일상적이지만 대만은 뷰티 산업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해 있습니다. 처음에는 화장품을 쉽게 구할 수 없어 불편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외모보다 제 ‘사람됨’을 봐주는 문화가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졌어요.


 

Q. 현지 강의 수강을 위한 언어 공부는 어떻게 하셨나요?

A. 영어영문학과를 복수 전공하고 있어서 영어는 따로 준비하지 않았고 중국어는 거의 기초 수준이었습니다. 대만 학교에서는 본인 레벨에 맞는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돼 있어서 저는 기초 수업을 수강했는데 결론적으로 기본적인 알파벳만 배우고 온 것 같아요. 조금 더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Q. 현지 학생들과는 어떻게 교류하셨나요? 지금도 연락을 이어가고 계신가요?

A. 보통 같은 수업을 듣는 외국인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일본이나 인도네시아 친구들이랑 친해지는 것 같아요. 대만 친구들이랑 교류하고 싶다면 SNS에서 대만 한인회 같은 소모임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인연은 중국어-한국어 모임에서 만난 가민이라는 친구입니다. K-POP을 좋아해서 한국에 자주 오는데 그때마다 같이 쇼핑도 다니고 여행도 함께해요. 서로의 나라를 방문할 때 집에 재워주기도 하고 배송을 대신 받아주거나 공항에 마중 나오기도 하며 진짜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요. 또 다른 소중한 인연은 같은 모임에서 만난 임요성이라는 친구입니다. 제가 귀국한 후 요성이가 한국에 올 때마다 요성이 가족분들과 명동, 홍대, 인사동 등을 함께 다니며 통역을 해줍니다. 반대로 제가 대만에 가면 요성이가 공항에 마중 나와주고 관광객은 가기 어려운 장소들에 함께 가줘요. 요성이네 집에 가면 매번 어머님께서 맛있는 요리도 해주시고 기념품도 챙겨주시는 등 따뜻하게 환대해 주십니다. 지금까지 서로 7번 정도 왕래했고 언어 공부나 고민 상담도 하며 2년째 계속 소통하고 있어요.


 

Q. 대만의 기숙사 생활은 어떠셨나요? 생활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A. 생활 환경은 매우 안 좋았어요. 벌레가 나오는 것은 기본이었고 전체적인 기숙사 청결도도 좋지 않았습니다. 특히 대만은 도어락이 아닌 열쇠를 사용하기 때문에 열쇠 챙기는 것을 까먹으면 밖에서 기다려야 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기숙사 위치가 매우 좋았습니다. 한 학기에 60만원 내외로 중심가에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했어요.


 

Q. 교환학생 생활 중 주변 여행도 자주 가셨나요?

A. 물론 여행도 자주 다녀왔습니다. 근처 여행지나 야시장에 가는 등 여가 생활이 되게 윤택했어요. 애초에 땅이 작아서 모든 게 중심가에 모여 있거든요. 그곳에 서너 달 동안 살면서 흔히 여행 프로그램에 나오는 활동들을 전부 해볼 수 있었어요. 어딜 가든 가깝고 물가가 저렴하다는 점도 큰 이점이었습니다.

 여행할 때 교통편은 주로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했고 걸어서 다닐 수도 있었어요. 대중교통 한 번 이용할 때 8위안이고 한화로 320원 정도 됩니다. ‘유바이크’라는 자전거는 1시간에 20원이라 이동할 때 정말 유용했어요. 한 학기 교환학생 중에 쓴 돈을 계산해 보니 2월 7일부터 6월 24일까지 기숙사비 포함 총 59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Q. 교환학생 경험이 귀국 후 삶이나 가치관에 어떤 변화를 주었나요?

A. 저는 원래 학점과 자격증에 집착하고 과도하게 신중하던 학생이었습니다. 남들과 비교도 많이 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커서 졸업을 해도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는 불안 속에 살았어요. 어쩌면 대부분의 요즘 대학생들도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나서 ‘조금 못하면 어때, 길이 이것만 있는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저는 원래 예측 불가능한 일이 생기는 걸 싫어했는데 대만에서는 정말 예측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었거든요. 그 경험을 통해 조금 더 도전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교환학생 기간은 모든 걱정들에서 잠시 벗어나 ‘나’에 대해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죠. 교환학생 이후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던 제가 출판사에 글을 내보거나 아무 계획 없이 한 달 살기를 떠나는 등 예전의 저라면 상상도 못했을 도전을 하게 됐어요. AI 시대인 만큼 결국 인간 그 자체의 매력과 성찰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입니다. 알고리즘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나’를 알고, 나만의 매력을 찾는 건 큰 경쟁력이 될 수 있어요. 끝없는 비교와 경쟁 속에서는 그걸 찾기 어려울 수 있는데 교환학생 경험이 그 출발점이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교환학생을 고민 중인 학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교환학생을 가지 않겠다는 친구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굳이 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라고 해요. 이미 잘 지내고 있는 입장에서는 교환학생이 오히려 시간만 지연시키는 선택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은 꼭 가 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지금 힘들 때마다 교환학생 시절의 행복했던 경험들로 버티며 살아가고 있어요. 제게 큰 힘이 된 경험입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엇이든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해요. 특히 교환학생은 나중에 가고 싶어도 쉽게 갈 수 없는 기회이기 때문에 하지 않았을 때 후회가 더 오래 남을 수 있어요.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스스로에게 한 번쯤 투자해 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조언을 드리자면 교환학생은 가능한 일찍 지원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학년이 높아질수록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더 조급해지고 고민도 많아지거든요. 고민할 시간조차 아까울 정도로 멋진 경험이니 일찍 도전해 보세요. 경쟁률은 해마다 다르고 한 학교에 선발되는 인원이 많지 않으니 3지망까지 진지하게 고민해서 지원하는 것이 좋아요.


 

이소미 기자

somi226628@seoultech.ac.kr



최가예 기자

rkdp1105@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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