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테니스의 순간을 읽다
정혜원, 김용하 기자 승인 2026.07.13 18 715호


 테니스 경기 영상 속 랠리만 AI가 자동 추출하는 서비스 ‘PerfectSwing: Rally Highlights’(이하 PerfectSwing). 이용자는 편집 없이 경기의 핵심 장면을 빠르게 복기하고 공유할 수 있다. 정영훈 바운드원 대표(컴공·20)는 학생 개발자로 출발해 서비스를 개발하고 창업으로 확장했다.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참여와 시장 조사를 거치며 서비스 방향을 구체화했고, 우리대학 공간과 장비를 활용해 AI 성능을 높였다. 수차례의 실패와 방향 전환 끝에 사용자가 원하는 가치를 찾아낸 그는 현재 AI 기술과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PerfectSwing의 개발 과정과 학생 창업자로서 경험을 들어봤다.

 




 Q. 자기소개와 함께 PerfectSwing을 소개해주세요.

 A. 안녕하세요. 주식회사 바운드원의 대표를 맡고 있는 서울과기대 컴퓨터공학과 20학번 정영훈입니다. 현재는 1인 개발 체제로 회사를 운영하며 기획, 고객 미팅, 투자 유치, 앱 디자인과 개발, AI 개발, 마케팅 등 서비스 전반을 직접 맡고 있습니다. PerfectSwing은 AI가 테니스 경기 영상에서 랠리 장면만 자동으로 찾아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사용자는 공 줍기나 코트 체인지 같은 장면을 직접 편집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이라이트를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고, 핵심 장면만 저장해 저장 공간 부담도 줄일 수 있습니다.


 

 Q.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서비스는 2025년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과정에서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AI 테니스 코치를 기획했지만 반응이 기대만큼 좋지 않아 한 차례 중단했습니다. 이후 여러 아이템을 시도했지만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과정이 끝나갈 무렵 가장 반응이 있었던 AI 테니스 코치의 사전예약 페이지를 다시 홍보했습니다. 약 1,000명이 방문해 200명이 이메일을 남기면서 가능성을 확인했고, AI 테니스 서비스를 끝까지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다만 제한된 기간과 당시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충분한 수준의 AI 코치를 완성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사용자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다른 가치를 찾기 시작했고, AI 랠리 자동 추출 서비스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첫 출시 당시에는 AI 기능이 없어 사용자가 영상을 올리면 팀원이 직접 편집해 전달했습니다. 그럼에도 앱을 사용하기 전 연간 이용권을 결제하는 사용자가 생기면서 수요에 대한 확신을 얻었습니다.


 

 Q. 개발 중 해결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었나요?



 A. 기존에는 테니스 영상을 촬영한 뒤 필요한 장면을 직접 편집해야 했습니다. 한 시간짜리 영상에서 불필요한 구간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랠리도 수십 개에서 수백 개까지 나옵니다. 이를 모바일 기기에서 하나씩 잘라내는 일은 매우 번거롭습니다. 저희도 초기에는 영상을 직접 편집하고 AI 학습용 라벨링을 진행하며 이 작업이 얼마나 힘들고 반복적인지 경험했습니다. 테니스 동호인들이 더 빠르게 경기를 복기하고 좋은 장면을 손쉽게 공유하도록 돕는 것이 이 서비스의 목표입니다.



 

▲ PerfectSwing 서비스 화면 예시. 테니스 경기 영상에서 랠리를 자동 추출해 장면별로 확인할 수 있다.




 Q. 비슷해 보이는 타사 앱인 ‘SwingVision’과 비교해 이 서비스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SwingVision은 샷 속도, 경기 통계, 자동 점수 판독, 하이라이트 추출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시장 조사 과정에서 사용자들이 정확도와 높은 가격, iOS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불만을 느낀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여러 기능 가운데 실제로 가장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랠리 자동 편집 기능이었습니다. 저희 서비스는 이 핵심 기능에 집중했습니다. 여러 기능을 넓게 제공하기보다 테니스 동호인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영상 편집의 불편을 단순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촬영한 영상에서 랠리 장면을 빠르게 추출하고 간편하게 보관·공유할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차이입니다.


 

 Q.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A. 처음에는 실제 앱을 출시해본 경험이 없어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 심사부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AI도 깊이 공부해본 적이 없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조차 막막했습니다. 데이터 확보를 위해 AI 개발이 끝나기 전 업로드된 영상을 직접 편집했고, 이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했습니다. 이후에는 제한된 모바일 환경에서 대용량 영상 업로드와 AI 처리, 백그라운드 영상 압축 등을 구현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수료 이후에는 우리대학 미래관에서 겨울 내내 AI 모델을 개선하고 데이터를 추가로 라벨링했습니다. 모델 구조를 개선하고 학습 데이터의 양을 늘리면서 실제 성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Q. AI가 랠리를 인식하도록 개발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고려했나요?



 A. “사람이 할 수 있다면 AI도 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접근했습니다. 랠리가 무엇인지, 이를 이루는 최소 단위는 무엇인지, AI가 인식하려면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를 계속 고민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는 스마트폰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구조인지, 처리 비용과 시간이 과도하지 않은지, 사람이 믿고 사용할 만큼 정확한지, 제한된 기간 안에 구현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봤습니다. 모델 선정과 랠리 판정 방식, 데이터 라벨링 방법을 바꿔가며 여러 가설을 검증했습니다.


 

 Q. 우리대학에서의 경험은 서비스 개발에 어떤 도움이 됐나요?



 A.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학과 동아리 해커톤 덕분이었습니다. 당시 학과 선배님의 조언을 계기로 약 3개월간 알고리즘과 포트폴리오를 준비해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전공 수업에서는 컴퓨터비전과 인공지능개론 강의가 AI 개발에 큰 도움이 됐고, 창업 관련 교과목도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특히 겨울방학 동안 학교의 공간과 GPU를 활용해 AI 성능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교내 테니스장에서 서비스를 직접 시험할 수 있었던 점도 도움이 됐습니다.


 

 Q. 서비스 개발은 연구 성과와 어떻게 연결됐나요?



 A. 실제 사용자에게 유의미한 성능을 제공하려고 고민하다 보니 기존 방법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독자적인 접근과 여러 실험을 진행했고, 과정과 결과를 꾸준히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시도와 성과를 인정받아 학술 논문 게재로도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Q. 학생 개발자에서 창업자로 성장하며 어떤 변화와 책임을 느꼈나요?



 A. 저는 2025년 2학기부터 휴학하고 창업에 집중해왔습니다. 시간 관리 자체보다 투자 이후 높아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많은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 더 어려웠습니다. 창업자가 됐다고 실감한 순간은 법인 설립과 투자계약 과정이었습니다. 프라이머 워크숍에서 큰 성과를 낸 선 배 창업가와 저보다 어린 나이에 이미 성과를 만든 창업자들을 보며 이제는 학생이거나 처음이라는 이유로 봐주는 시기는 끝났다고 느꼈습니다.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지속성장지원사업에 선정된 뒤에는 국가가 회사를 믿고 준 기회를 어떻게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연결할지에 대한 책임감도 커졌습니다. 현재는 제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팀원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요?



 A. 너무 먼 미래를 정하기보다 단기간의 목표를 꾸준히 달성하는 데 집중하려 합니다. 현재는 서버에서 AI를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 가까운 목표입니다. 이를 구현하면 영상 촬영이 끝나는 시점에 랠리 추출도 완료될 수 있습니다. 기능적으로는 테니스 동호인들이 영상을 더 간편하게 공유하고 보관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바운드원은 올해 말까지 구독자 1만 명과 월 매출 1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도전적인 목표지만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Q. 개발이나 창업을 고민하는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현재는 GPT나 Claude 같은 AI 도구를 활용하면 첫 결제를 받아보는 수준의 서비스를 비교적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템의 수요를 검증하기 위해 반드시 완성된 개발물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AI 도구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발견했다면 직접 해결했을 때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개발 자체만 고민하기보다 자신이 매일 불편함을 느끼는 문제, 많은 시간을 쏟아도 아깝지 않을 문제, 시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은 문제를 관찰하고 기록해두면 좋겠습니다. 그런 문제를 찾았다면 경험과 성과가 있는 사람들의 조언을 구하고, 과감히 시작해 될 때까지 해보기를 권합니다.


 

 Q. 대표님께 어떤 의미의 프로젝트였나요?



 A. 겉으로는 제가 PerfectSwing을 성장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대표로서 저의 의사결정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에는 무한한 경우의 수와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명확한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 고객이 보내는 희미한 신호를 바탕으로 계속 선택해야 하는 과정은 큰 스트레스이기도 합니다. 보통 어떤 일의 의미는 끝난 뒤에야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PerfectSwing이 제 인생에서 어떤 의미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힘든 과정을 거친 만큼 무의미한 결과로 끝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마음으로 매일 나아가고 있습니다.


 

정혜원 기자

hyewon5617@seoultech.ac.kr

김용하 기자

divine1251@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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