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0일(목), 대동제 가요제에서 <사랑해 정말로!> 팀이 가수 이찬혁의 「멸종위기사랑」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 팀은 교내 밴드부 △세마치 △그레이무드 △통일아침과 댄스부 열혈무군이 함께한 연합팀으로, 릴스 공유 이벤트에서도 인기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이들이 전하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잘 만든 공연’이 아니었다. 팀 대표 김민겸 씨(기자차·22)는 우승 이후 “열심히 살아가고 열심히 사랑합시다”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우승 상금 전액에 팀원과 지인들의 모금액을 더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김 씨를 만나 팀의 결성 과정과 무대에 담은 사랑, 관용, 도전의 의미를 들어봤다.
Q. <사랑해 정말로!> 팀과 본인을 소개해 주세요.
A. 안녕하세요, <사랑해 정말로!> 팀 대표자인 세마치 37기 김민겸입니다. <사랑해 정말로!> 팀은 사랑을 독려하고자 여러 동아리에서 모인 총원 20명의 대규모 밴드 팀입니다.
Q. 네 개의 동아리가 하나의 팀으로 모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머릿속에 떠오른 구성을 모두 채우기 위해서는 많은 세션이 필요했는데, 한 동아리에서만 모집하기엔 부족했습니다. 따라서 세마치 외에서도 인원을 모집할 필요를 느껴 다른 밴드 동아리에도 수소문해 세션을 구했습니다. 또한 중앙 댄스동아리인 열혈무군에서 활동하는 지인을 통해 훌륭한 댄서 네 분을 모집할 수 있었습니다. 한 동아리에서만 사람을 구하지 않은 것은 ‘경쟁하던 구도를 벗어나 모두 함께 화합하자’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 우승 상금과 모금액을 기부한 <사랑해 정말로!> 팀원들
Q. 무대에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어 이찬혁의 「멸종위기사랑」을 선택했나요?
A. 가장 처음에는 ‘사랑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가짐뿐이었습니다. 이 곡의 ‘내일이면 인류가 잃어버릴 멸종위기 사랑’이라는 가사가 제가 평소 느끼던 점을 명확히 짚어주는 것처럼 다가왔습니다. 누군가를 향한 비난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이 시대에서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여러 동아리들이 함께하는 모습,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구성을 해내는 모습 등을 통해 관객들이 ‘서로를 있는 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길, 또한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도전해 보길’ 바랐습니다.
Q. 주변의 우려에도 끝까지 무대를 완성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요?
A. 처음 이 팀을 구상하고 세션을 모으던 극초기에는 주변에서 ‘야, 그게 가능하겠냐?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사실 몇 년간 수없이 밴드 공연을 하며, 저 스스로도 ‘가요제 5분을 위해 20명을 무대에 올리는 짓’이 어찌 보면 무모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 한켠에서는 ‘전혀 안 될 게 없는데?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울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제 인생 모토처럼 ‘하고자 하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팀을 이끌어 갔습니다. 팀원들도 묵묵히 따라와 주며 각자의 역할을 열심히 해 준 결과, 감사하게도 가요제 1등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준비 과정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도움이나 사람이 있나요?
A. 사실 제가 팀 리더 및 음향 감독 역할을 했지만, 악보를 못 볼 정도로 음감이 없기 때문에 코러스들의 음정을 디렉팅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통일아침에서 알고 지내던 조민주 형님께 도움을 요청해 메인 보컬까지 총 7화음의 악보를 제작받았습니다. 또한 장비를 차량으로 옮겨 주신 분과 가요제 릴스 건으로 염치없게 오래간만에 연락했음에도 반갑게 받아 주고 응원해 주던 친구들 등 도움을 주신 감사한 분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Q. 공연 전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인가요? 우승 발표 당시 심정도 궁금합니다.
A. 우승 팀 발표 당시 무대에 서서 호명되길 간절히 바라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비록 상을 못 타더라도 열심히 노력했고 진심을 다했으니 후회하지 말자고 결심했다마는, 솔직히 말해선 다음 목표를 위해 상을 타고 싶긴 했습니다. 따라서 사회자분이 “1등 팀은... 사랑해 정말로!!”라고 외쳐 주시던 순간과, 그 순간 눈에 들어온 수많은 관객들의 호응이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Q. 인기상까지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아마 열심히 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히 다른 팀들의 노력을 제가 헤아릴 수는 없지만, 저희 팀 역시 지지 않을 만큼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예를 들어 심사 기준에 ‘음질’이 있기에, ‘이참에 끝장나는 음질을 보여주마’ 하는 생각으로 총 34개 트랙을 녹음했습니다. 이를 평소 개인적으로 연습하던 믹싱과 마스터링을 이용해 듣기 좋게끔 손본 후 릴스에 덧씌웠습니다. 이런 고심과 노력을 과기대 학우분들께서 감사하게도 알아봐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사랑해 정말로!> 팀이 가요제 무대에서 「멸종위기사랑」을 선보이고 있다.
Q. 이번 무대를 기획하게 된 데에는 개인적인 상실의 경험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경험이 이번 무대에서 전하고자 한 ‘사랑’의 메시지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A. 제 동생은 작년, 17살에 우울증으로 투신했습니다. 저는 동생이 우울증이 있음을 알면서도, 동생이 스스로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라 특별하게 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다시 돌아보고 조금 더 신경 써 주었다면 달랐을까 하는 후회에 1년도 넘게 사무치게 괴로워했습니다.
어느 날, 결국 지금은 있지도 않은 동생을 그리며 ‘이렇게 할걸 저렇게 할걸’ 후회하는 제 스스로가 멍청하고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결국은 있을 때 잘해야 하는 것인데, 이제 와서 사랑을 주고자 하면 무얼 합니까? 내가 가진 것을 진심으로 열심히 사랑해야지. 그런 마음이 ‘서로 미워하지 않고 사랑하자’는 생각과 합쳐져 이번 무대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의도한 메시지는 ‘서로 미워하지 말고 이해해 보자. 가진 것을 열심히 사랑하자. 꿈을 위해 굴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자’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 중 완전히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주변 친구들과 가족들 모두 언젠가 떠나갈 것입니다. 헌데 대부분의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재산, 사랑, 사람 등 모든 것이 우리가 ‘가진’ 것이라고 생각하며, 무뎌지고 나서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것들이 아직은 ‘우리의 것’일 때에 감사하고 열렬히 사랑해야 합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사랑’과 ‘용서’는 무엇인가요? 이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A. 제가 말한 사랑과 용서는 절대로 거창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풀어 말하자면 ‘남을 이해하려고 하는 자세, 그리고 그를 받아들이는 자세’쯤이 될 것 같습니다. 상대를 헤아리고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 그것이 사랑입니다. 개인적인 팁으로 ‘그럴 수 있지’라는 말을 입버릇으로 들인 이후 더욱 편안히 사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사랑과 이해를 강제하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각자 할 수 있는 선에서 이해하고 사랑하려는 시도를 권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무조건적으로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니까’ 하는 생각에서 한 발짝 멀어지길 바라는 것입니다.
또한 무엇보다 스스로를 가장 먼저 사랑하시길 바랍니다. 이것만은 조금 더 완강히 주장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살아가는 세상엔 오직 당신밖에 없고 그 자체가 우주고 세상이온데 어떻게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으려 하십니까? 스스로를 사랑해야 행복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Q. 상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한 이유와 기부처를 정한 과정은 무엇인가요?
A. 생각해 보니 팀원이 많아 우승 상금을 정산하면 뒤풀이 하루 술값으로 탕진하고 말 텐데, 소중한 추억과 뜻깊은 일의 결실을 고작 그렇게 아깝게 날려 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사랑에 대한 실천의 일환으로 상금을 기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번뜩였습니다. 팀원들과 이야기해 보니 다들 동의해 줘서 상금 전액 기부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팀원들과 주변 지인들에게 모금한 금액을 더해 함께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팀원들과 기부처를 논의한 결과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에게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던 이들도 돌아보고 사랑하자는 뜻에서 중계역 근방의 한 보육원에 기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Q. 이번 가요제가 남긴 것과 앞으로의 계획,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A. 제게는 이번 무대가 ‘하고픈 일을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지 않게 된 계기, 스스로와 남을 사랑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하고픈 것이 너무도 많습니다. 가요제 특성상 멤버가 조금씩 다를 순 있겠지만, 기회와 능력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해서 해 볼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는 하고자 한다면 불가능할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여러분, 세상에 절대적인 진리와 정답은 아무 곳에도 없습니다. 오직 각자의 마음속에만 있습니다. 뜻이 있으시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과감히 도전하십시오. 서로 미워하지 말며 용서하고 헤아리십시오. 가진 것에 감사하고 열렬히 사랑합시다. 열심히 사랑하고 열심히 살아갑시다.
사랑합니다, 정말로!
김용하 기자
divine1251@seoultech.ac.kr
곽보림 기자
kwaks@seoultech.ac.kr
▲ 공연 직후 기념촬영을 하는 <사랑해 정말로!> 팀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