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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무산, 선관위와 선본의 이야기를 듣다
심재민 ㅣ 기사 승인 2023-12-04 09  |  683호 ㅣ 조회수 : 852
 

 총학생회 선거는 학생들을 대신해 1년 동안 입장을 전달해 줄 대표를 뽑는 중요한 선거다. 이에 매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구성돼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를 감독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러나 최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중심으로 2024년도 제40대 총학생회 선거가 논란에 휩싸였다.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투표 독려 미비, 투표소 설치 장소, 개인정보이용동의자 로그인 오류, 투표소 선관위원의 태도, 투표 시간 등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본지는 에브리타임 HOT 게시판에 오른 게시물 작성 학생과 제40대 총학생회장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만나봤다.



 우리대학 학생들의 제40대 총학생회 선거에 대한 의견을 묻기 위해 에브리타임에 선거에서 아쉬웠던 경험을 게시글로 남긴 학생 A씨와 익명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A씨는 친구를 투표에 참여시키기 위해 함께 상상관에 있는 투표소에 방문했지만, 기표소에 들어가지 않고 바로 돌아와 투표하고 온 게 맞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선관위원이 친구에게 개인정보 이용동의서 종이에 사인을 하라고 한 후 투표용지를 주지 않고 “다 됐다. 가셔도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씨의 친구는 그냥 나왔고, A씨도 다른 방법이 있을 거라고 짐작해 나왔으나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선관위원의 행동이 무척 이상했으며 이에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고자 글을 쓰게 됐다고 전했다.



 A씨는 특히 이번 선거에서 개인정보 이용동의서, 투표 홍보, 투표소 위치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A씨는 “에브리타임에서 논란이 돼 투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투표소에 찾아갔으며 투표소가 2개뿐인데 전공관과 가깝지 않아 불편했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찾아간 투표소에서는 선관위원분들이 학생을 신경 쓰지 않고 본인들끼리 떠들었으며 표정이나 말투가 불친절해 힘들게 투표소까지 간 게 후회가 됐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선거본부의 입장



 



 제40대 총학생회장 입후보자였던 이동원(건시공·19)씨는 선거 무산 이후 불거진 선관위의 ‘세칙 위반 논란’과 관련해 오해를 정정하고 공식 입장을 밝히고자 입장문을 작성했고, 이를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Q. 이번 선거에서 아쉬웠던 점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A. 먼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중앙선거시행세칙」(이하 ‘세칙’) 제8조 제5항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최대한 많은 학우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할 의무를 가지며, 학우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해선 투표소 확대 및 각 전공관에서 접근이 편리한 위치 선정이 중요합니다. 본 선거의 유권자는 9,443명으로 약 만 명에 달했지만, 교내 마련된 오프라인 투표소는 2개였습니다. 11월 6일(금) 선거규칙회의(이하 ‘룰 미팅’) 진행 당시 선관위 측이 먼저 투표소 개수를 2개로 제시했고, 이에 선본은 유권자 수를 고려해 ‘투표소 증설’을 요청했지만,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는 사유로 확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후 선거운동본부장(이하 ‘선본장’)을 통해 재요청했으나, ‘인력과 투표함 부족’ 및 ‘증설 시 선거의 질 하락’ 등의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선본 측도 선관위의 상황을 고려해 결과적으로 제1학생회관과 상상관 총 2곳의 투표소에서 선거가 치러졌지만, 이는 여러 전공관 건물에서 오프라인 투표를 진행했던 예년과 비교했을 때 차이를 확연히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부터 선관위의 구성이 변경된 것이 인력 감축으로 이어져 투표소를 확대 운영하기 어려운 여건임을 공감하면서도, 그로 인한 결과가 투표율로 직결되는 상황을 바라보는 선본 입장에서는 큰 아쉬움이 남는 부분임을 말씀드립니다. 



두 번째로 선거 무산 및 재선거 등록 불가 관련 건입니다. 본 선거의 무산으로 이듬해 3월 재선거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세칙 제105조 3항에 따라 투표율 미달로 무산된 입후보자의 경우 재선거 등록이 불가합니다. 선관위의 선거 독려 의무 이행을 확인할 수 있는 정량 지표는 존재하지 않으나, 그로 인한 관심과 참여도를 확인할 간접 지표는 곧 ‘개인정보 이용 · 제공 동의율’과 ‘투표율’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정보 이용 · 제공 동의를 각 학과, 단과대, 총학생회 모두 개별로 진행하게 되며 학우분들의 혼란이 가중된 것과 선관위의 인력상 한계로 투표소가 부족했던 상황을 이해하지만, 향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사료됩니다. 또한 그럼에도 선거 독려 의무는 엄연히 존재하기에, 선관위의 사정이 투표율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해당 결과에 대한 책임으로 후보자의 재등록이 금지되는 것은 모순된 조항이라 판단해, 12월 예정된 학생총회에서 재선거 출마를 위한 ‘세칙 개정’을 적극 요청할 계획입니다.



Q. 이번 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회와 합의됐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먼저 미래융합대학(이하 미융대) 사전투표 기간 관련 건입니다. 세칙 제61조 제4항에 의하면 미융대 학우를 위해 2주간의 사전투표가 진행됐어야 하나, 격주로 수업이 진행되는 미융대 학우분들의 일정을 고려해 ‘1주 토요일 하루’만 사전투표를 진행하는 것으로 상호 합의 하에  확정된 부분임을 전합니다.



또한 오프라인 투표소 운영 시간 관련 건입니다. 세칙 제11조에 따르면 선거 관리 기구의 업무 시간은 10시부터 20시까지로 명시돼 있으나, 실제 투표 기간 내 오프라인 투표소는 19시에 마감됐습니다. 이는 지난 룰미팅 당시 선관위 측이 선본에 미리 공지했고 협의 과정을 거쳤기에, 사전 동의한 내용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중앙선관위의 입장



11월 27일(월), 본지는 당시 선거관리위원장이었던 강동희(스과·20) 총학생회장과 대면으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올해 선거부터 개인정보 동의가 있어야 오프라인 투표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A. 학교가 우리 학우들의 개인정보를 가지고는 있으나, 이를 ‘유니보트’라는 제3자 업체에 넘기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인정보 동의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지금까지는 학교가 보유한 학우들의 개인정보를 그냥 넘겨왔으나, 이번 총장 선거를 비롯해 매년 총학생회 선거 때 학생처에 지속해서 개인정보 이용 출처에 관한 문의가 들어와, 제 임기 초부터 올해는 선거 개인정보를 받을 것인지, 교내 정보전산원을 통해 학교 자체 선거 시스템을 개발할 것인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제3자 업체가 아닌 통합정보시스템(이하 통정시)나 학생 포털 설문을 통한 방안도 고려했으나, 통정시가 2021년 이후 개편되면서 선거 시스템이 없어졌습니다. 학생 포털 설문은 4학년을 필터링할 수 없어 투표율을 산출할 수 없고, 실시간 투표율이 공개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유니보트가 우리가 원하는 선거 플랫폼 중 가장 적합했기에 이 안을 가져가 개인정보 동의를 받고자 했습니다.



 따라서 세칙에 이러한 부분을 당연히 추가했습니다. 그러나 1만 명 중 약 2,300명만이 개인정보 동의를 했습니다. 나머지 미동의 인원을 무투표나 기권표로 간주하면 당선이나 개표가 안 되고, 결국 투표율 미달로 선거 무산이 선언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일은 방지하고 싶어 학생처와 긴밀한 회의 및 협조를 통해 대면 선거를 병행해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Q. 개인정보 이용 동의와 휴학생 권리 회복에 관해 학우들에게 홍보가 부족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입장 듣고 싶습니다.



A. 개인정보 이용 동의 시스템이 추석 이후에 개발됐고, 각 단과대학 및 학과 등 소통이 계속 어려워 일시를 맞추지 못해 따로 홍보된 점이 있으나 총학생회 개인정보 이용제공 동의는 총 7번의 알림톡, 확대운영위원(이하 확운위) 전파, e-Class 팝업, 홈페이지 공지 및 팝업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지속해서 홍보했습니다.



 휴학생 권리 회복 같은 경우, 위 방법보다는 저조한 독려를 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휴학생 권리 회복 제도는 2021년부터 있었는데 신청자가 5명도 안 됐습니다. 핑계 같지만, 선거 시스템이 워낙 복잡해 이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제도에 대한 홍보가 다소 개인정보 동의에 비해 주춤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Q. 이번 선거의 오프라인 투표소는 상상관과 제1학생회관 두 곳이었는데, 투표소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투표소를 두 곳에서만 운영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또 이러한 의견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코로나-19 이전까지 총학생회 선거는 각 전공관에 기표소를 설치하고 오프라인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낮은 투표율 때문에 코로나-19 직전인 19년도에 시행된 2020년 총학생회 선거는 대면 투표소에 노트북을 비치해 해당 장소에서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작년까지 온라인 시스템을 통한 비대면 투표를 진행했고, 우리대학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타 대학처럼 온라인 투표를 기조로 했습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개인정보 이용 및 제공 동의’에 동의하지 않으면 온라인 투표에 접속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온라인 투표 기조를 잡은 터라 오프라인 투표가 원칙이 아니었기에 유동 인구가 많은 두 곳에서만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후보자 측과 이 모든 사안이 동의가 이뤄졌으나 오프라인 투표소 1, 2개 정도의 추가 증설 요청으로 선거 관리기구 분들과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기표소와 투표함, 선거 도장 부족과 인력 부족 등으로 투표소 3개 설치는 어려웠고, 접근성이 좋은 향학로나 붕어방 등에 설치도 고려했으나 투표용지 유실 등의 문제 때문에 이와 같은 결정을 했고 이에 선본 측도 큰 이견이 없었습니다.


 

Q. 개인정보 동의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오류로 인해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학우들이 있습니다. 세칙 제60조 3항에 따르면 ‘선거관리 기구의 과실로 보장되지 못한 투표 시간만큼 연장해야 하며, 선거관리 기구는 이 사실을 공지’해야 하지만, 이에 관한 연장 및 연장 관련 공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존재합니다.



A. 시스템 오류 등으로 온라인 선거인 유니보트에 접속하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해 업체와 얘기했을 때, 1주일 전에 먼저 치러진 선거에서도 오류는 조금 있었으나 금방 다 해결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와이파이나 데이터 문제, 사람이 급하게 몰려 서버가 불안정해지는 문제, 혹은 통정시에서 정보를 가져오다 보니 서버 응답이 다소 느린 부분은 있었다고는 합니다. 그러나 업체에서 ‘총학생회 선거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 적이 거의 없었다’고 해 시스템 오류 자체는 거의 없었다는 판단이 듭니다. 더불어, 개인정보 동의를 했는데 못 했다고 하시는 분들 보면, 대부분 동의를 안 하셨습니다. 동의를 하신 분 중에 안 되는 분들은 거의 사례가 없었고 공식 채널로 문의를 한 적이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개인정보 동의 부분을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개인정보 보호법상 이용 목적이 명확해야 합니다. 그래서 총학생회, 단과대학, 학과 이렇게 3가지 영역을 각각 동의해야 하기에 학우분들이 혼란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개인정보 독려를 한 단위는 모두 각각 해야 한다’고 명시했고 각 단과대 회장에게도 해당 내용을 전파하도록 분명히 했지만, 단과대학 혹은 학과 차원의 개인정보 동의만 진행하고 총학생회는 하지 않았는데 개인정보 동의를 했다고 오해하는 사례가 나온 것 같습니다. 선본 측과 참관인 측에서 제기한 부분 역시 위와 같은 이유로 말씀드렸고 받아들이셨기 때문에 시스템 오류는 사실상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Q. 회칙 개정으로 선관위 인원이 어떻게 바뀌고 감축이 이뤄졌나요? 또 이러한 인원 변화가 투표소 운영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A. 제 임기 시작 시절, 재정감사위원회(이하 재감위)와 전대 총학생회 갈등이 있었는데,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 대학도 재감위가 견제 기구로서 자리를 잡고, 총대의원회 체제로 가서 선거까지 총괄하는 기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 회칙 개정을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재정감사 인원 전원과 중앙운영위원 6인을 넣었고 총학생회 중앙집행국을 실무위원으로 넣었습니다. 



 이전까지는 각 학과 회장단까지 포함해 약 100명 정도(확운위)로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각자 선거가 먼저이고, 지난 선거 때 투표소 지킴이를 했을 때 다들 나오기가 어려워 이 체제를 변경하고자 했습니다. 확실히 인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원래 체제로 유지하더라도 이 인원이 모두 나왔을지는 미지수라고 봤고, 전체를 교육하기에는 시간의 한계도 존재했습니다.


 

 입장을 정리해보면 이번 선거는 사실상 온라인 투표가 기본 원칙이었고, 오프라인 투표소 운영은 투표율 저조를 고려해 추가로 병행된 것이었다. 투표 편의성을 위해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고, 선본 측도 세칙대로 전면 오프라인 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선호하지 않았다고 한다. 강 씨는 이것이 현재 세칙과는 어긋난 것을 인정하지만, 세칙이 시대를 모두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고, 모든 선거 진행 방식은 선본 측과 원만한 합의와 동의가 이뤄졌다는 입장이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자주 보여드려서 죄송하다. 그런데 적어도 선거 과정은 누구보다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물론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을 수도 있고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부정선거나 공정에 기반하지 않은 선거를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제40대 총학생회장 선거는 STation 선본과 선관위의 입장 차이로 인해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선본과 선관위 측의 입장을 들었을 때, 미융대 사전투표, 오프라인 투표소 운영시간, 온라인 투표 진행 등 선거 운영과 관련된 질문들은 서로 사실관계에 있어서 같은 답변을 내놨다. 다만, 투표소 개수와 관련해서 추가 투표소 설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관해서는 선본 측과 선관위 측이 시각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오경은 기자

장수연 기자

서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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