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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이 만든 불공정
김도현 ㅣ 기사 승인 2023-08-23 09  |  678호 ㅣ 조회수 : 86



김도현 (전정·22)



 2023년 대한민국 육군은 창군 이후 최초로 학군사관(ROTC) 후보생 모집 기간 연장 및 추가 모집을 단행할 계획이다. 학군사관의 경쟁률은 2015년 최고점인 4.8:1 이후 지속해 감소하여 2022년 2.4:1로 최저 경쟁률을 기록했다. 육군학생군사학교는 매년 3월에만 이뤄지던 학군장교 임관을 올해부터 연 2회로 확대하고 학군사관에 대한 여러 지원금 증가, 지속적인 홍보 등 제도 개선 및 홍보 측면에서 힘쓰고 있으나 그 효과는 지지부진했다. 총 5,000명의 지원자 중 필기시험과 신체검사, 면접 과정에서 탈락자를 고려하면 실제 선발 인원은 정원에 비해 140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부 수도권 대학 중 절반밖에 채우지 못한 경우도 있으며, 이미 문 닫은 곳도 있다. 선발된 후에도 중도 포기하고 일반 병으로 입대하는 사례가 많다. 이런 추세라면 1~2년 안에 지원자 수가 정원에도 미달할 것이라고 한다.



 ROTC뿐만 아니라 부사관 충원율 또한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으며, 육군사관학교의 지원율은 떨어지고 자퇴율은 급증하고 있다. 2018년 5.4:1, 2019년 5.6:1로 5대1 수준을 유지하다 이후 2020년 4.8:1, 2021년 4.4:1, 지난해 4.0:1로 매년 하락했다. 부사관에 지원하려는 사람이 적어졌고, 그만큼 우수 인재 뽑기도 힘들어졌다. 군의 허리를 담당하는 초급 간부들의 지원율이 떨어지고 핵심 인원 자체가 부족해지면 당연히 국방력은 약해진다. 이는 휴전국인 우리나라에 훨씬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징병제에 관한 인식은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행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인생의 황금기와도 같은 청춘을 낭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수다. 개선이 느려터질 대로 느려터지고 도로아미타불식의 요지부동인 집단을 학군사관으로 지원했을 때 더 큰 혜택이 없다면 지원율이 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일반 병사의 복무기간은 육군 기준 18개월이지만 학군장교는 군별로 24∼36개월에 달하며, 정부는 2025년까지 병장 기준 월급 150만 원과 정부의 지원금 55만 원을 약속했다. 반면 초급간부의 월급은 2023년 기준 하사 1호봉 177만 800원, 소위 1호봉 178만 5,300원 수준에서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물론 병장의 월급과 초급 간부의 기본급을 기준으로 비교한 것이지만 병사와 간부 사이 월급이 역전될 수 있는 상황에서 청년들이 간부로 지원하지 않는 현상은 당연한 결과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병사 월급 200만 원’ 정책은 포퓰리즘이건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서건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정책이라는 것은 빛이 있다면 반드시 그림자가 생기는 법이다.



 정책의 결과는 초급 간부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지원율을 떨어뜨려 군 인력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평등에 따른 불공정은 비단 군 문제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달성’ 정책 이후, 2018년부터 9급 공무원의 기본급보다 최저임금으로 받는 월급이 더 높아지기 시작했다.



  공무원 경쟁률은 역대로 떨어졌고 퇴사율은 급증하기 시작했다. 징집된 병사들과 생계를 위협받는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정부 차원에서 보장하고 신장하려는 노력은 발전적인 일이다. 하지만 사회적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과 노력을 고려하지 않고 결과에만 초점을 둬서 평등하게 만드는 정책은 최저임금의 노력과 책임을 더 가진 사람에게 불공정하다고 느끼게 한다. 이는 발전적인 사회를 만들기 어려울 수 있다. 최저임금을 높이고 일반 병사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만큼 더 많은 책임을 지고 희생하는 공무원과 군 간부들에게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진정으로 공정한 사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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