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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_마법의 주문, 럭키 비키
서유정 ㅣ 기사 승인 2024-09-11 15  |  694호 ㅣ 조회수 : 85
서유정(문창·24)

최근 MZ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신조어가 있다. 바로 여자 아이돌 아이브 멤버 장원영의 사고방식으로 화제가 된 ‘원영적 사고’이다.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 관점을 달리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마음가짐인 ‘원영적 사고’는 ‘럭키 비키’라고 불리기도 하며 많은 이들이 초긍정 사고를 장착할 수 있도록 영향을 줬다. 이에 대한 예시로 “출근하자마자 상사한테 깨지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잖아”, “할 일이 산더미네? 다 성장에 발판이 되는 경험이잖아” 등 다양한 밈들이 생겨나며 일상 속 평범하고 사소한 괴로움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계기를 선사했다.



EBS 지식 채널에서 다룬 ‘오히려 좋은 원영적 사고’에 따르면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결론적으론 긍정적인 결과가 될 것이라는 사고는 스스로 확신과 믿음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단순하고 허무맹랑한 긍정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긍정적인 결과에 이르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바라보는 원영적 사고는 결국 우리 사회에서 실패나 좌절이라고 치부했던 상황들을 값진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끔 돕기 때문이다.



정치나 기업 마케팅 분야에서도 언급하며 SNS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원영적 사고를 이야기하는 시점에서 왜 이렇게나 많은 이들이 원영적 사고에 열광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심지어 몇몇 일반인들의 ‘럭키 비키’를 언급하는 글들은 억지스러운 자기 위로 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결론적으론 나조차도 어느 순간부터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상황에서 원영적 사고 회로를 재빠르게 돌리고 있었다.



최근 친구들과 함께한 여행에서 태풍으로 인해 예기치 못한 휴업 소식과 우중충한 날씨는 완벽한 불행으로 다가왔다. 온종일 양말이 젖은 채로 거리를 돌아다니며 속에서 불평이 비집고 올라왔는데, 그럴 때마다 친구들과 그런 대화를 나눴다. “빨리 원영적 사고라도 돌려보자” 우산 때문에 나란히 걸을 수 없어 떨어져 일렬로 가는 와중에 한 친구는 더울 줄 알았는데 바람 덕분에 땀이 안 난다며 럭키 비키라고 말했고, 다른 한 친구는 날씨가 이러니 택시를 탈 수밖에 없다고 럭키 비키라고 말했다. 궂은 날씨 속에서 정처 없이 길을 떠돌며 깨달은 것은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 주고받는 긍정적인 말 한마디가 그 상황 자체를 즐거운 일로 포장한다는 것이었다. 각자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를 이루지 못했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즉흥적으로 벌인 일들은 그 자체가 진정한 여행이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사건으로 다가왔다. 그러한 의미에서 ‘럭키 비키’는 팍팍한 현실 속에서 이 세상 모든 청춘이 장착해야 하는 필수적인 사고일 것이다. 하물며 정신 승리라는 의미로 접근할지라도 긍정적인 사고는 앞으로도 숱하게 닥칠 불행과 불운을 버텨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길러줄 것이기 때문이다.



취업도, 입시도, 꿈의 실현도, 건강도 내 뜻대로 이뤄지지 않아 무기력해지는 상황 속에서 ‘럭키 비키’는 일상의 양면을 보여주며 결과가 아닌 과정의 중요성을 상기한다. ‘성공한 인생은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폭풍우 속에서도 춤을 추는 것’이라는 명언을 남긴 흑인 인권 운동가 마야 안젤루의 말처럼, 어려움과 역경은 그 자체로 불행이 아닌 우리가 소화해야 할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을 원영적 사고를 통해 다시금 자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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