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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안전한 배송, 슬로우커머스
이지윤 ㅣ 기사 승인 2022-08-12 11  |  661호 ㅣ 조회수 : 358

  느리지만 안전한 배송, 슬로우커머스





  살면서 배달을 시켜보지 않은 사람이 극히 드물 정도로 우리 민족은 배달의 민족이라고 불리고 있다. 배달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배달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며, 지역이나 시간의 제약 없이 배달할 수 있게 됐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플랫폼 노동자는 약 22만 명으로 절반 이상이 배송노동자로 추산된다. ▲배민커넥트 ▲쿠팡 플렉스 ▲GS 우리동네 딜리버리 등 비정기 배달을 포함하면 배달 종사자 수가 2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 빠른 배달은 소비재 전반에서 ‘퀵커머스’로 진화 중이다. 배달 소비자들은 빠른 속도를 원했다. 국내 데이터 분석 기관 바이브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소비자들이 배달과 관련해 가장 많이 사용한 표현은 ‘빠르다’였다. 이는 새벽 배송 등에 대한 효과로 신속성이 핵심 경쟁력이 됐다. 따라서 빠르게 배송하고자 기업 간 경쟁이 나날이 늘어나며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배달노동자들의 안전 및 상품의 품질을 중시하는 슬로우커머스가 생겨 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점점 주목받는 슬로우커머스



  지난해 쿠팡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화재와 지속적인 퀵커머스 경쟁 과열로 인해 배달노동자의 인권이 보호되지 않는 ‘과노동’과 논란 등이 계속해서 야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낀 상태로 빠른 배송을 진행하다 보니 과호흡으로 쓰러지는 경우도 생겼다. 또한 배달노동자 김모 씨는 “주 6일 하루 13~14시간 근무하며 주당 평균 70시간 넘게 일하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라며 “평소 월 5,000개 수준의 물량을 배달했다”라고 호소했다. 김모 씨는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져 입원해 있다.



  배달노동자들의 잇따른 사망 사고로 인해 소비자들은 점점 ‘느린 배송’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슬로우커머스는 바로 필요하지 않은 상품들의 업체 생산 일정이나 배송 상황에 맞게 미리 주문하거나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구매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가 채소나 과일을 미리 주문한 뒤 품질이 최고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배송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슬로우커머스는 늦게 받더라도 품질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과 제철 음식을 제때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생산자 입장에서도 배송 시간에 쫓기지 않고 최상 품질의 상품을 공급할 수 있고 배달노동자의 안전 문제까지 해결돼 만족도가 높다.



  슬로우커머스가 활성화된다면?



  한 업계 관계자가 녹색경제 신문에서 슬로우커머스의 특징으로 ▲안정성 ▲지속가능성 ▲박애성 ▲다양성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단가를 줄이고 재고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기반으로 선주문과 공동 주문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주문상품은 최소 주문 수량이 있어 할당 수량이 채워질 때까지 배송이 지연된다는 단점이 있다. SSG닷컴 역시 2019년부터 선주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프리오더 방식은 일종의 슬로우커머스로 느린 배송이 특징이다. 주문을 통해 수요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어 과잉생산과 과소비 문제에 있어 환경친화적인 면모를 보이는 장점을 지닌다. 물량과 배송 시기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



  현재 배송에 대한 학우들의 생각은?



  6월 9일(목)부터 6월 13일(월)까지 우리 대학 학우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배달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네이버 ▲쿠팡 ▲신세계 등 현재의 배송 서비스에 만족하는가에 대해 84%가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16%가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기업의 배송 속도가 빠르다고 생각되는가에 대해 ▲매우 빠르다(34.6%) ▲빠르다(53.8%) ▲보통이다(11.5%)가 응답했다. 배송 속도보다 노동자 안전을 중요시하는 슬로우커머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 ▲좋다고 생각한다(65,4%) ▲보통이다(30.8%) ▲좋지 않다(3.8%) 순으로 응답했다. 대표적으로 “배송노동자의 안전과 휴식이 좀 더 보장되어야 한다”라며 “시간에 쫓기지 않고 배송 물품을 조심히 다루는 배송 환경이 정착돼야 한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안전하게 무인 드론 및 자율주행 활용 등으로 배송하면 좋을 것 같다”라는 의견 또한 있었다.



  이렇듯 배달의 단순 신속함과 편리함만을 추구하지 않고 배달노동자들의 권익과 안전이 보장될 수 있도록 기업에서 공공성과 윤리적 책임을 지녀야 한다. 또한 MZ세대가 점차 슬로우 커머스에 이목을 집중하는 만큼 많은 기업이 퀵커머스 보다는 슬로우커머스를 선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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