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가 가리키는 절벽, 절박함이 낳은 비극
통계청의 학령인구 추계에 따르면, 6세부터 21세의 학령인구는 장기적으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다. 1990년 약 1,500만 명 수준이던 학령인구는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20년대에는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전망 역시 반등 조짐 없이 하락세가 이어지며, 2050년 전후에는 현재의 일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계한다. 이러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저출산이다. 출산율 하락의 여파는 교육 체계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여기에 수도권 집중 현상까지 고착화되어 지방대학은 이중 압박을 받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때로 비상식적인 사건으로 이어진다. 최근 한 지방 사립대 교수가 학과 폐지를 막기 위해 학생의 시험을 대신 치러준, 이른바 ‘대리시험 사건’은 대학 현장의 절박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신입생 입학률과 재학생 유지율이 학과 존폐의 기준이 되는 구조 속에서 교육의 기본 원칙마저 흔들리고 있다.
대학 소멸의 위기는 이미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다. ▲서남대 ▲한려대 ▲대구외국어대 등 이미 문을 닫은 대학들의 캠퍼스는 낡은 농구대와 잡초만이 무성한 폐허가 됐고 현재도 상당수의 지방대학이 한계 대학으로 분류돼 언제 폐교될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대학의 소멸은 단순히 한 교육기관 폐쇄를 넘어 인근 지역 상권을 포함해 학생들이 의존하던 교육 인프라 전체의 붕괴를 초래한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 대학과 정부의 대응
거센 위기 속에서 대학들은 각자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학교 및 학과 간 통폐합은 물론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도 무릅쓰며 대규모적인 구조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경북대학교와 금오공과대학교는 학령인구 감소 및 지역발전을 위해 통합을 추진했으나, 상당수의 학생이 학교 측의 독단적인 행동이라며 ‘과잠 시위’에 참여하는 등 통합 반대 의사를 표출해 무산된 바가 있다.
이처럼 통합과 구조조정이 구성원 간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대학들은 물리적 축소나 통합 외의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해 부족한 학생 수를 충당하거나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평생교육 체제로 전환하는 등 대학의 역할과 운영 방식을 재정립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한편 우리대학 역시 학생 정원 증원 추진에 노력하고 있다. 기획처 관계자는 “교육부에서는 교육여건과 사회적 인력수급 전망 등을 반영해 첨단 분야의 학생 정원 증원을 유도하고 있다. 우리대학도 정부 시책에 발맞추어 첨단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4학년도 40명 ▲2025학년도 50명 ▲2026학년도 42명의 학생 정원을 각각 전년도 대비 추가 확보해 첨단 분야 인재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우리대학은 2025년 국립대학 육성 사업 성과 평가 결과 최우수 등급인 S등급을 달성해 총예산 144.9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는 등 교육혁신을 통한 대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 역시 대학 소멸을 인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글로컬대학 30 사업 ▲RISE(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이 있다. 이는 경쟁력 있는 지방 거점 국립대를 강화하고 대학 간 자율적인 통합으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최근 부산대와 부산교대, 안동대와 경북도립대 등 국공립대를 중심으로 한 통합 논의는 이러한 흐름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대학이 지역 사회와 연계해 지역 경제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소멸은 이제 일부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고등교육 체계 전반의 재편을 요구하는 구조적 변화이며 동시에 지역 사회의 향후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학의 통폐합과 폐교는 그 안에서 교육받아야 할 학생들의 권리와 선택지를 함께 줄이는 과정이기도 하다. 현재진행 중인 변화는 앞으로 다양한 파장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대학이 사라진 이후, 그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될 주체는 학생들이다. 대학 소멸이 학생들에게 어떤 다양한 변화를 불러올지에 대한 논의는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어수윤 수습기자
22102037@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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