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기독교복음선교회(이하 JMS), 아가동산과 같은 종교 단체 교주와 관련된 다큐멘터리인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이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나는 신이다>는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한국 TV 시리즈 부문 1위에 올랐고, 다큐멘터리로는 최초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며 화두에 올랐다.
화두에 오르게 된 이유
과거부터 MBC의 ,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 등 여러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서 여러 종교 단체에 대해 조사, 인터뷰하며 그 모습을 기록한 영상이 있었지만 이미 오랜 세월이 흘러 존재감이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인기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에서 공중파 방송에서는 보일 수 없는 종교 단체들의 선정성과 폭력성이 그대로 드러난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다. 이 모습에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된 사람들의 입소문이 하나둘씩 모이며 <나는 신이다>가 큰 이목을 끌었다.
나는 신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입소문을 모으게 한 <나는 신이다>에는 어떠한 내용이 담겨있었을까? <나는 신이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중 하나로 8부작으로 구성됐으며 ▲1화에서 3화까지 JMS ▲4화에서 오대양 ▲5화에서 6화까지 아가동산 ▲7화에서 8화까지 만민중앙교회에 대해 다뤘다. 자신을 신이라 칭한 교주 4명에 대해 알아본 다큐멘터리로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비영어) 부문에서 5위에 올랐다. 해당 순위권에 국내 드라마가 몇 번 진입한 적은 있었으나 다큐 시리즈로는 처음이었다. 각 사건과 관련된 내용, 탈 신도자와의 인터뷰, 교주의 녹취록 등 다양한 증거자료들이 담긴 내용을 영상에 담아 탈 신도자들이 직접 말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논란에 휩싸인
나는 신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신이다>는 실제 신도자였던 사람들과의 인터뷰와 제공받은 자료들을 모자이크나 일부 장면에서 대역 없이 사용하면서 선정성과 폭력성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나는 신이다> 조성현 PD는 3월 10일 국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에 대해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의 피해가 얼마나 끔찍했는지, 계속해서 왜 이런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해보면서 (이 작품은) 가장 사실적인 내용을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진실을 드러내는 것에 최우선 목적을 뒀음을 강조했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된 에피소드는 JMS 편인데 이 에피소드에서 등장하는 JMS 교주 정명석의 음성, 성범죄 행위를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삽입했다는 점에서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오대양 편에서 당시의 집단 자살 현장 영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일부 신도들의 얼굴을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 등에서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또한 <나는 신이다>는 각 종교 집단의 공격을 받고 있다. 아가동산이 <나는 신이다>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했고 제작진을 상대로 무단침입,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아가동산은 “이 프로그램은 (김기순이) 사이비 종교 단체 교주이자 살인범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을 들게 한다”면서 “그러나 이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넘어서 무죄가 확정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MBC는 “이 프로그램은 김기순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사건 당시 종교인들의 허위 증언 및 집단 폭행 같은 아가동산 안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고자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아가동산 측은 넷플릭스 코리아를 상대로 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3월 20일 취하했다. 넷플릭스 코리아는 한국 구독 계약을 담당하고, 방영권은 미국 본사에 있어 가처분을 신청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방영 후 여파?
<나는 신이다>는 방영 이후 ▲방송가 ▲법조계 ▲연예계 등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해당 종교를 믿는 신도를 찾아내는 분위기가 강했는데 가장 먼저 JMS에 대해 파헤쳤던 김도형 교수의 폭로가 있다. 김도형 교수는 KBS와의 생방송 인터뷰 도중 KBS 피디와 통역사 중에도 신도가 있음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최근에는 검찰을 대표하는 대검찰청 정문에 설치된 조형물을 만든 작가가 JMS 신도임을 폭로했다. 각 언론사에서는 정명석의 과거 해외 도피를 담당했던 주요 인사가 체육계에 있음을 보도하거나 특정 아이돌의 부모가 해당 단체와 관련이 있음을 보도했고, 타 대학 커뮤니티에서는 JMS 포교를 목적으로 설립된 동아리를 색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조성현 PD는 이 같은 사회적인 움직임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한편, “마녀사냥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며 강조하기도 했다.
오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