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 고령화로 노인성 질환 발생률이 증가한 가운데 노화관련 질병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접근법을 찾기 위한 항노화 치료제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항노화 치료제는 인간의 건강한 수명 연장을 위해 다양한 메커니즘을 활용해 노화의 근본적인 원인을 줄이거나 역노화에 초점을 맞춘 의학 분야다.
항노화 치료제 시장은 ▲지속되는 글로벌 고령화 ▲항노화 제품에 대한 인식 증가 ▲건강 노화산업이라는 신흥 생태계 부상 등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이루는 추세다. 항노화 기술은 미래유망 기술로 선정되며 각국은 항노화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 중이다.
항노화 치료제 시장의 급부상 배경은 노화가 자연스러운 현상에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질병 혹은 치료의 대상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WHO는 2018년 질병 통해 분류상 노화에 질병코드 MG2A를 부여하는 등 노화를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에 포함한 바 있다.
또한 항노화 치료제 시장은 고령인구 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 해결, 기존 항노화 제품의 한계를 극복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항노화 연구 및 파이프라인 증가로 인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노화와 관련해 다양한 치료제가 나오고 있다.
세놀리틱은 노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약물로 다사티닙과 케르세틴 제제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다사티닙은 백혈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물질이고, 케르세틴은 과일이나 야채에서 흔히 발견되는 천연 식물 추출물이다. 실험을 통해 노화세포를 투여한 쥐에서는 최대 보행 속도와 근력, 지구력, 음식 섭취 능력이 손상됐고 노화세포가 주변 세포까지 노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세놀리틱을 투여한 쥐에서는 노화세포가 제거됐으며 신체 기능 장애를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수명도 약 36% 연장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연구는 노화를 지연시켜 건강과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보여주고, 노화 과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텔로미어란 염색체의 양쪽 끝에 붙어 있는 특정한 DNA의 염기서열을 가르킨다. 염색체의 끝부분은 효소들의 공격을 받아 망가지기 쉬운 부분인데 텔로미어는 염색체를 효소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텔로미어는 특정한 유전암호를 담고 있지 않으며 길이는 생물종마다 다르지만 사람의 경우 수천 개 이상의 염기를 갖는다.
텔로미어는 세포분열을 할 때마다 조금씩 짧아지는데 사람의 경우 한 번에 50~100개의 염기가 사라진다고 한다. 텔로미어가 지나치게 짧아지면 세포 분열이 정지되고 세포는 사멸하게 된다. 즉,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질수록 세포가 분열하는 횟수가 적어지며 이것이 노화의 원인이 된다.
텔로미어의 길이 단축으로 인한 노화를 막기 위한 방안은 ‘텔로머리아제’를 이용하는 것이다. 텔로머리아제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리는 효소다. 실험을 통해 텔로머리아제를 활성화 시켜 사람의 피부 세포와 근육 세포에 쓰이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10% 정도 늘리는 실험이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피부 세포는 분열 횟수가 28배, 근육세포는 3배가 늘어났다고 하는데 이를 사람 수명으로 바꿔 계산하면 약 10년 정도 노화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알츠하이머는 매우 서서히 발병하여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적이다. 초기에는 주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서 문제를 보이다가 진행하면서 언어기능이나 판단력 등 다른 여러 인지기능의 이상을 동반하게 돼 결국 모든 일상 생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알츠하이머병의 호발 연령은 65세 이후지만 드물게 4~50대에서도 발생한다. 발병 연령에 따라 65세 미만에서 발병한 경우를 조발성 알츠하이머병, 65세 이상에서 발병한 경우 만발성 알츠하이머병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까지도 노화가 어떻게 알츠하이머 유발 가능성을 높이는지 설명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는 찾지 못했다. 쇼크 연구소에서는 두 가지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의 효능을 테스트한 결과, CMS121과 J147은 노화와 알츠하이머 관련 스트레스를 피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CMS121과 J147을 투여한 실험쥐의 행동 및 기억력을 테스트한 결과 각 치료제를 투여한 쥐에서는 치료제를 투여하지 않은 쥐와 달리 기억력이 뛰어났다. 즉, 신경노화와 관련된 일반 변화로부터 두뇌 세포를 보호하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고령화 시대에 노인 비율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만큼 향후 노화 기전 및 노인성 질환의 진단, 예방 및 치료에 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노화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당연한 결과이고 사람의 힘으로 시간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순 없다.
하지만 의학 이외에 개인의 노력으로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다. 평소 충분한 숙면,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한다면 노화를 방지하고 더욱 건강하게 오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