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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새로운 우주 시대를 열다
남건우 ㅣ 기사 승인 2023-06-19 13  |  676호 ㅣ 조회수 : 195



 지난 5월 25일(목), 전남 고흥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이하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기존 1차, 2차 시험 발사와는 달리 실용 발사 성공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컸으며, 나아가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이 대한민국 우주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독자적 기술로

개발된 누리호


 누리호는 1.5톤 급 실용위성을 지구 상공 600~800km 지구저궤도에 직접 투입할 수 있는 3단형 발사체다. 사용되는 엔진은 75톤 급 액체엔진과 7톤 급 액체엔진으로 1단은 75톤 급 엔진 4기를 *클러스터링해서 구성하고, 2단에는 75톤 급 엔진 1기, 3단에는 7톤 급 엔진 1기가 사용된다.



 누리호는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든 과정이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누리호 개발의 핵심은 75톤 급 액체엔진과 연료 및 산화제를 담는 추진제 탱크 개발이었다. 75톤 급의 액체엔진은 나로호 개발 당시 선행연구로 진행한 30톤 급 액체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을 진행했으며, 설계 및 제작 과정에서 많은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던 대형 추진제 탱크를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또한, 나로호 개발 당시 엔진 핵심 구성품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설비가 없어 해외 설비에 의존했으나, 현재는 핵심 구성품 및 시스템의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설비가 구축돼 있어 나로호와는 달리 모든 과정이 독자적 기술로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두 번의 시험 발사와

첫 실용 발사


 이번 3차 발사에서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한 누리호도 처음부터 모든 시험과 발사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2021년 10월에 진행된 1차 시험 발사에서는 3단 엔진의 연소가 계획보다 50초 일찍 종료돼 탑재된 위성모사체가 목표 고도 700km에 도달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목표 속도인 7.5km/s에는 도달하지 못해 궤도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이후 8개월 뒤인 2022년 6월에는 위성모사체와 함께 누리호의 위성 투입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제작된 성능 검증위성이 탑재된 2차 발사가 진행됐다. 2차 발사에서는 7.5km/s의 목표 속도에 도달해 궤도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2차 발사가 최종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EU), 인도에 이어 1톤 이상의 화물을 우주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됐다.



 누리호 3차 발사는 이전의 1, 2차 시험 발사와는 다른 측면이 있었다. 이번 발사에서는 위성모사체가 아닌, 실제로 사용될 위성을 탑재하고 발사했다. 이는 이전 발사들과는 달리 실용적인 목적을 갖는 발사였으며, 발사체가 본연의 역할을 최초로 수행하는 ‘실용’ 발사였기 때문에 성공의 의의가 더 크다. 또한, 2차 발사에 이어 3차까지 발사를 성공하며, 누리호는 로켓 개발 이래 연속 발사에 성공한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됐다.




보다 완벽한

성공을 위해…


 이번 3차 실용 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는 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3차 발사에는 주 탑재 위성으로 차세대 소형 위성 2호 1기와 부 탑재 위성으로 큐브위성 7기가 탑재돼 있었다. 이륙 783초 후 주 탑재 위성이 분리되고, 20초 단위로 부 탑재 위성이 분리됐으나 부 탑재 위성 중 도요샛 3호 ‘다솔’은 사출관 문 개폐 신호와 3단의 가속도 측정값이 측정되지 않아 사출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원인 파악을 위해 발사 전 과정에 걸친 원격수신정보 상세 분석에 즉시 착수하고, 약 1~2달간 위성 분야·제어 전문가 등과 함께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누리호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기술적 측면에 국한되지 않는다. 누리호의 전체 개발 예산이 1조 9,572억임을 감안하면, 발사체 시장에서 경쟁력은 뒤떨어진다. 발사체의 경쟁력은 우주로 쏘아 올릴 인공위성 무게 1kg당 비용으로 결정된다. 유럽우주국이 개발한 ‘VEGA’ 로켓은 1kg당 위성 발사 비용이 약 1만 달러(한화 약 1,290만원) 수준이며, 미국의 스페이스X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재활용 가능한 발사체 ‘팰컨9’은 1kg당 2,700달러(한화 약 348만원)에 불과하다. 누리호의 향후 계획이 2027년까지 반복 발사를 통해 성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민간기업으로 발사체 기술을 이전해 우주 산업의 상용화가 기대되는 만큼 경제적인 측면도 재고해 봐야 할 것이다.




누리호, 대한민국

우주 산업을 비추는

등대가 되다


 발사 성공 직후 윤석열 대통령은 나로우주센터를 화상으로 연결해 누리호 연구진을 격려했다. 이 과정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어제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기술 문제로 하루를 연기했지만, 현장 연구원들이 밤을 새우며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해 성공을 이뤄냈다”며 “앞으로도 우주 경제 구현을 위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혀 현장 연구원들의 노고를 치하함과 동시에 후속 발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한,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우주 경제를 발전시키고 산업화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히며, 3차 발사 성공의 기쁨에 안주하지 않고 후속 연구에 힘을 쏟을 것을 밝혔다. 경제적, 기술적 문제 등 누리호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발사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모두 해결돼 대한민국 우주 산업을 환하게 비추는 등불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클러스터링 : 따로 작동하는 여러 컴퓨터를 결합해 전체를 한 대의 컴퓨터처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 구축 기술




남건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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