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한 아이돌 그룹이 세계적 영향력이 높은 기업의 광고 모델로 발탁돼 영상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코카콜라와 아이폰의 광고를 맡게 된 여자 아이돌 그룹 뉴진스가 존재한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아무 광고에 대해 떠올려 보라고 하면 보통 유명 연예인이 등장해 제품이나 상품에 대해 어필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이는 유명 연예인들의 인지도를 이용해 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아르바이트 구직 플랫폼 ‘알바몬’에서는 유명 셀럽이 광고하는 형태가 아닌 일반인 시니어 출연자를 등장시켜 광고를 만들어 선보였다. 해당 광고는 유튜브에서 공개 후 한 달 만에 조회 수가 400만을 넘길 정도로 크게 관심을 모았다. 일반인 출연자를 등장시킨 광고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온전히 시니어 출연자만을 등장시켰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존재했다.
시니어 출연진으로
공감을 이끈 알바몬
알바몬에서 선보인 ‘알바몬으로 알바가’ 영상은 정겨운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마을의 춘실이 할머니가 알바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섰고, 어디로 가느냐 묻는 말에 “알바가~” 라고 대답하지만, 알바에 대해서 잘 모르는 마을 사람들은 이를 ‘(눈)알 박으러 간다’고 오해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렇듯 소소한 오해를 하기도 하지만, 알바몬을 소개받으면서 마을의 귀여운 오해는 풀리게 된다는 것이 알바몬 광고의 주된 내용이다. 알바몬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알바몬으로 알바가’ 광고는 누구나 알바몬을 통해 알바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코믹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기획됐고, 그 덕에 광고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광고를 본 젊은 세대들도 “시니어 세대도 알바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유쾌하게 풀어낸 점이 신선하다”는 호평이 주를 이뤘다.
알바몬은 예전부터 스토리텔링을 통해 알바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내용으로 창의적이고 트렌디하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배우 성동일을 모델로 세운 무한 알바 유니버스, 밈을 활용한 가수 박미경의 국어책 읽기 광고까지 후킹한 컨셉과 카피로 고객들에게 다가갔다.
ESG 경영을 강조한
맥도날드
시니어 출연진을 활용해서 호평을 받은 또 다른 광고로는 맥도날드가 존재한다. 맥도날드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운영해 ‘창녕 갈릭 버거’, ‘보성 녹돈 버거',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등을 개발해 실제 시니어 주민을 등장시켰다. 특히 최근에 공개된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광고 ‘맥도날드랑 잘했군 잘했어!’의 경우 실제 대파를 재배한 진도의 노부부가 출연해 노래를 부르고 버거를 먹는 모습 등을 보여주며 지역 농가와 상생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해당 광고 역시 공개한 지 한 달 만에 조회수 48만 회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시니어 출연자 덕분에 오히려 광고에 이입이 잘 되고 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호평하기도 했다.
이해영 한국맥도날드 마케팅 총괄 상무는 “맥도날드를 통해 ‘기분 좋은 순간(Feel Good Moment)’을 제공하는 것이 저희 목표 중 하나”라며 “상생하려는 노력의 진정성과 지역 농가 분들의 경험을 위해 마을 잔치 콘셉트로 촬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호평을 받은 이유로 시니어 출연진을 등장시킨 광고를 통해 단순한 대중적인 버거의 이미지를 넘어서 버거를 먹는 것이 좋을 일을 하는 것이라는 가치 소비가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킨 것 같다는 관점이 존재하기도 했다.
왜 알바몬,
맥도날드일까?
최근 알바몬과 맥도날드가 선보여 호평을 받은 광고 마케팅의 공통점으로는 광고에 스토리가 존재하며 그곳에 시니어 출연진을 등장시켰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알바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니어 알바생이 전년 대비 69.9% 상승했다고 하는데 이는 엔데믹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는 불경기로 인해, 가계 소득을 높이기 위한 장년층과 사회생활의 연장을 목표로 하는 액티브 시니어 층이 많아졌다는 점을 원인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즉 이번 광고를 통해서 알바몬은 일자리를 구하는 시니어층의 마음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유쾌하게 풀어낸 것이다. 또한 맥도날드의 경우 파이브가이즈, 슈퍼두버, 고든램지 스트리트버거 등 해외 수제버거 브랜드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프리미엄 버거 대신 ‘스토리가 있는 버거’·‘가치를 실천하는 버거’로서 정체성에 집중해 생존해 나아가고 있다.
오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