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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나이가 면죄부? 소년법, 이제는 재고가 필요한 시점
임재민 ㅣ 기사 승인 2023-12-04 16  |  683호 ㅣ 조회수 : 153

 지난 11월 17일(금)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생이 던진 돌에 맞아 길을 걷던 70대 노인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돌을 던진 사람은 8세 초등학생으로 확인됐다. 해당 학생은 10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로 보호처분을 포함한 모든 형사처벌에서 제외하는 나이다. 이에 경찰도 “가해자가 형사미성년자이기에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입건 전 종결로 사건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학생은 만 10살 미만의 미성년자로, 책임 능력이 없는 책임 무능력자다. 우리 사회에서 소년범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관심을 끌지만, 그들을 구분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 특히 촉법소년에 대한 논의는 끊임없이 다뤄지면서도 이들을 다른 범죄소년과 어떻게 구분하는지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다.



 촉법소년은 형사책임능력이 없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을 지칭하며, 이들이 범법행위를 저질렀을 때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감호 위탁, 사회봉사명령 등의 형태로 이뤄진다. 범법소년은 만 10세 미만의 소년범을 지칭하며, 이들은 어떠한 형벌도 받지 않고 교육적인 접근을 통한 처분이 이뤄진다. 마지막으로, 범죄소년은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소년을 의미하며, 이들은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저질렀을 때 형사책임능력이 있는 소년을 뜻한다.



연령 기준과

사회적 갈등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발생한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초등학생은 촉법소년이 아닌 만 10세 미만의 미성년자로, 법적 처벌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처에 사회적으로 찬반의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범법소년 관련 범죄 통계를 작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촉법소년 통계는 작성되고 있으나, 범법소년은 아예 입건조차 되지 않기 때문에 통계를 낼 기초 자료도 없다. 이에 전효숙 재판관은 “국가가 만 10세 미만의 범죄행위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범죄 피해자의 생명•신체에 대한 보호 의무를 완전히 저버리는 것”이라며 “형법 및 소년법 규정을 재검토하고 이를 보완하는 입법적 시정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로 어차피 처벌할 수 없으니 통계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소년범 연령은 1958년 소년법 제정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 들어 촉법소년의 상한 연령을 낮추는 방안은 법무부 주도로 논의되고 있지만 범법소년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배제된 상황이다. 인터넷 같은 매스미디어의 발달, 경제•교육 여건의 발전까지 헌법재판소 결정이 있었던 20년 전과 지금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이런 점을 고려해 형사 미성년자 연령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낮춰 ‘나도 벌을 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경각심을 준다면, 아이와 부모에게도 계도나 사전 예방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윤해성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일본 같은 해외에서도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낮췄다가 재범률 등 부작용이 심해 다시 연령을 상향하는 추세”라며 “소년범은 성인범과 뇌의 성장 속도가 상이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촉법소년

대응책



 지난 5년간 국내 법원에서 촉법소년 사건이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에는 9,051건으로 시작해 2022년에는 1만 6,836건까지 증가했다. 이는 거의 5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022년 6월 주요 간담회에서 “촉법소년 연령 기준 논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고 밝혔고, 같은 달 법무부는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대선 공약으로 윤 대통령은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만 14세 미만에서 만 12세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단순히 연령 기준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소년범죄에 대한 대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며, 실질적인 예방과 재범 방지를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년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인천과 수원지검에 소년부를 신설하고, 소년분류심사원을 확충해 소년범죄의 원인을 분석하고 판사들에게 보호처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며, 구치소 내에서 성인범과 소년범을 엄격하게 분리함으로써 소년범들의 추가 범죄 위험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최근 소년범죄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법무부의 촉법소년 연령 기준 조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법적 제재만으로는 소년범죄의 본질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년들의 범죄 행위는 단순한 연령 문제를 벗어나, 그들의 가정 환경과 사회적 지원 결핍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예방책 마련이 필요하다.



임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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