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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라인 사태 발발…정부는 지원과 간섭 사이 ‘시장 개입’ 줄타기 중
김종현 ㅣ 기사 승인 2024-05-27 10  |  690호 ㅣ 조회수 : 46
일본은 네이버와 헤어질 결심 중?



우리나라는 현재 카카오톡 없이는 살 수 없는 곳이다. 메신저, 금융,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카카오톡이 우리 삶 속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카카오톡이 있다면, 일본에는 LINE(이하 라인)이 있다. 라인은 우리나라의 카카오톡처럼 일본 사회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이렇듯 일본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는 라인이 최근 일본에 경영권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라인 서비스를 운영하는 LY 주식회사(이하 라인야후)는 작년 11월 일본 내 약 51만 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일본 총무성은 정보 유출 재발 방지를 위해 지난 3월 16일(토)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지분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행정지도를 내렸다. 행정지도에는 명시적으로 네이버가 소유한 지분을 강제로 매입하겠다는 내용은 없었으나, 일본 주요 언론은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의 지분 매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언론에 따르면 매입의 주체는 손 마사요시(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와 소프트뱅크의 이 같은 국가 차원적 기업 빼앗기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1년 소프트뱅크는 엔씨소프트와 협력해 일본 내 협력회사를 만들었지만, 결과가 좋지 않자 엔씨소프트와 협의 없이 가지고 있던 지분을 전량 매각했던 전적이 있다. 이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의 정책을 펼쳐왔던 소프트뱅크와 일본 정부가 오래전부터 라인야후 완전 인수에 대한 저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라인야후의 주인은 누구인가



네이버는 지난 2011년 일본에서 라인 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6년 미국과 일본의 주식시장에 상장하며 꾸준히 성장해 현재 전 세계 약 2억 명에 달하는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일본 시장 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당시 일본에서 메신저 및 포털 서비스 업계 1~2위를 다투던 야후와 협력했다. 당시 야후를 운영하던 소프트뱅크와 네이버는 지주회사인 A홀딩스를 설립한 뒤, 각각 반씩 지분을 나눠 가졌다. A홀딩스는 라인과 야후를 각각 운영했으나, 2023년 10월 기업 내 불필요한 경쟁을 없애겠단 목적으로 라인과 야후를 통합해 라인야후를 설립했다. A홀딩스는 라인야후의 지분 중 약 65%를 보유했고,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A홀딩스의 지분을 각각 반씩 나눠 가져, 네이버는 라인야후의 기술 개발권을, 소프트뱅크는 경영권을 가져갔다. 다만 신중호 前 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를 제외한 라인야후 사내 이사 6명 모두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어 라인 사태가 국가 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게 되면 승산이 적을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뒤늦게 대응한 정부, 조심스러운 네이버



정부는 라인 사태가 최초로 보도된 지 한 달여 만에 공식 입장을 내놨다. 지난 10일(금)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하 강 차관)은 “부당한 조치에 대해 단호하고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강 차관은 “지분을 매각하라는 표현이 없다고 확인했지만 (네이버에 대한) 지분매각 압박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에 대해 일본 정부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우리 기업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네이버는 입장 표명에 있어 다소 방어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네이버는 정부를 통해 일부 의견을 전달하긴 했지만, 라인 사태가 발발한 뒤로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는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았다.



자유방임주의와 정부의 시장 개입



지난 5월 10일(금) 정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네이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일부 야권은 현 정부가 대일 관계 개선 기조 정책을 펼치는 현 정부가 일본 정부의 눈치를 보며 공식 입장을 차일피일 미뤄왔다고 주장한다. 다만, 대응이 늦은 것은 기업 간 경쟁에 정부가 대응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 때문일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의 분석도 있다.



이번 라인 사태에 대해 이창민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은 전통적으로 정부의 개입이 강한 경제체제”라며 “현 정부는 중요한 문제를 시장에 맡겨 놓고선 복잡한 한국의 현실을 감당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업 간 분쟁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경제 국가에서 기업 투자를 인정하지 않고 경영활동에 개입하는 것은 외국인 투자를 급감시킨다”며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전문가마다 다른 입장이 존재하는 정부의 시장 개입 문제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넘어 전 세계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선 자국 내 틱톡 금지법이 발의됐고, 중국에선 미국 농산물 수입 금지를 중국 내 기업에 강요하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가 자유방임주의를 채택 중이다. 자유방임주의는 경제에 있어 정부가 최소한으로 개입하는 경제주의다. 그러나 기업의 경쟁력이 곧 한 나라의 경쟁력이 되는 현대 사회에서 정부가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종현 수습기자

24100076@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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