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소비자들로 가득 찬 티메프 사옥
지난 7월 24일(수)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이하 티메프 사태)가 장기화되며 환불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 소비자들이 티메프 건물을 점거했다. 환불을 받으려 인파가 몰린 탓에 인근 경찰력이 동원되기까지 했으며 현장에서는 피해 소비자들의 고성이 오갔다. 현 사태는 2021년 8월 발생한 ‘머지 포인트 사태’와 유사한 상황으로, 머지 포인트 피해 당시 현장에 있던 소비자들만 환불금을 받았다는 소식이 티메프 피해 소비자들 사이에 퍼지며 환불금을 돌려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건물 내부까지 몰렸다. 이에 대응해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25일(목) 오전 1시부터 현장에서 접수번호를 받아 환불 절차를 진행했다. 그에 비해 류광진 티몬 대표는 끝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26일(금)부터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이 뒤늦게 도착해 상황을 정리하려 했지만 같은 피해를 입었는데도 위메프에 비해 늦은 조치를 취하는 티몬의 대응에 소비자들은 “자신들은 호구냐”며 분노했다.
현재 소비자 환불 40억 원가량 끝마쳐
8월 8일(목) 기준 티메프 소비자 피해 합산액 총 1,443억원 중 약 2.7%를 차지하는 40억원가량이 환불 완료된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티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는 8월 1일(목) 기준 2,783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정산 기일이 다가오는 6~7월의 거래분을 고려하면 피해액은 약 1조원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정부는 8월 7일(수)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티메프 피해 소비자들을 신속히 구제하기 위해 일반 상품에 대한 환불 처리가 주중으로 완료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여행사도, 티몬도
나 몰라라… 소비자만 노심초사
실제로 티몬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피해를 겪은 우리대학 학우 장씨(산공·19) 에게 피해 사실을 인터뷰했다. 티몬에서 어떤 상품을 구매했고, 피해 금액은 총 얼마인지 물었다. 장씨는 “여행 상품을 결제했는데, 약 20만원 상당의 예약금을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서 티몬 이슈로 인해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었으며, 판매자 혹은 티몬으로부터 안내받은 사항에 대해 장씨는 “티몬 이슈가 터진 후 여행사 측에서 연락 와 티몬에서 진행했던 예약을 소비자가 직접 취소하게 하고, 티몬에게 직접 환불받으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끝으로 아직까지 환불금을 돌려받지 못해 초조한 심정일 장씨에게 피해 소비자로서 티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물었다. 장씨는 “현재로서는 티몬이 정말 돈을 돌려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고, (하루빨리) 확답을 줬으면 좋겠다. 여행사나 티몬이나 소비자의 피해는 나 몰라라 하는 태도가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답했다.
티메프 사태 조짐, 직원들도 알지 못해
그렇다면 티메프 직원들은 이번 사태가 벌어질 것을 알 수 없었을까. 현재 티몬에 재직 중인 직원 A씨에게 익명으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티메프 사태가 발생되기 전, 사태가 발생될 것이라는 조짐이 없었는지와 직원들은 내부적으로 인지하고 있던 상태였는지 물었다. A씨는 “실무자들 중 아무도 이렇게 큰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 플러스 수익보다는 마이너스 수익을 보고 판매하는 폭이 점점 늘어났다. 마이너스 폭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서 의아해하긴 했다”고 답했다.
이어서 사태가 일어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물었다. A씨는 “아무래도 9월부터 전금법* 시행을 앞두고 많은 연동사와 브랜드사들이 (자본 잠식 상태인) 티몬의 재무제표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였고, 그래서 (연동사와 브랜드사들의) 이탈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6,7월 여름 시즌을 맞아 매출 증대를 위해 과도한 할인 쿠폰 행사를 진행하도록 판매자들을 유도한 것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저는 실무자이기 때문에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다만 상부에서 6,7월에 특별히 평소보다 더 많은 매출을 증대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현재 회사 내부 상황은 어떤지 묻자 A씨는 “현재 전 직원 무기한 재택근무 중이다”라고만 답하며 내부 상황 분위기를 언급하기 조심스러워했다. 마지막으로 환불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며 소비자 불안이 더욱 커져가는데, 전체 환불은 언제 완료될지 물었으나 해당 질문에 A씨는 “실무자들은 환불 일정 관련해 알고 있는 내용이 전혀 없기 때문에 섣불리 확답할 수 없다”고 답했다.
A씨는 전체적인 내부 상황 상 구체적인 답변은 하기 어렵다며 에둘러 말을 아꼈다. A씨의 말에 따르면 티몬 직원들은 현 사태가 되기까지 미리 상황을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러나 2022년의 티몬 재무제표를 보면 6천억원이 넘는 자본 잠식이 존재했다. 수년간 누적 손실이 수천억 원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 제기하지 않고 당연시 여겼다는 점에서 회사 존속에 허점이 존재하지 않았나 의문점을 품게 된다.
*전금법: 전자금융거래법의 준말로 컴퓨터, ATM, 전화기 등 전자적 장치를 통해 이루어지는 금융거래를 규율하는 거래법이면서 동시에 전자금융업의 영위와 감독에 대한 사업법
강문경 수습기자
rivmun@seoultech.ac.kr